[Opinion] 특별한 음악여행 [음악]

'나만의 것'이 필요하다면.
글 입력 2019.07.02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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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라는 매개체



느껴 본 적이 있는가? 정말 어린 시절 한 친구의 첼로 연주를 들으며 ‘음악은 시공간을 참 아름답게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 느낌이 참 강렬했는지 그 베이지 빛 감정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아마 그때부터였을까, 본인에겐 버릇이 생겼다.


음악에 그 시간, 공간, 감정, 그리고 나만의 색까지 몽땅 담아 오랫동안 기억하고 다시금 그 모든 것을 곱씹는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는 냄새로, 어떤 이는 촉감으로 그 기억과 감정을 이끌어내는 것처럼, 나에겐 과거와 현재의 매개체가 ‘음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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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리고 음악



특히나, 모든 것이 당연하지 않은 여행에서는 감정과 상황이 더욱 극대화되어 그 당시 함께한 음악이 남다르게 자리하곤 한다. 아,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 본인은 한 곡에 빠지면 1~2주일 내내 그 곡만 듣는 사람이라는 것. 그러니 특정 감정과 내 마음대로 정의 내린 그 색이 인상 깊게 한 곡에만 새겨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면,


♪ <JTR- Ride>




전반적으로 초여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싱그러운 이 곡은, 나에게 소중한 영국 여행을 다시 선물한다. 아일랜드에서 1년간 지내던 시절, 영국은 나의 첫 번째 여행 장소였다. 그 당시 느낌은 조금 새로웠다. 겁은 많지만 조심성은 없는 내가, 외국에서 외국을 나간다니. 스스로가 조금 대견하기도 했던 것 같다.


이 노래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공항으로 출발하면서부터, 영국의 빨간 버스 2층 맨 앞자리에 앉아 흥얼거리던 그 시간까지, 모든 그 순간들이, 모든 '나'의 모습들이, 지금은 너무나 소중하다. 그 소중한 모든 것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 정말 생생하게 되돌아온다. 마치 아직도 7월의 푸르른 영국 2층 버스에 앉아있는 '나'로 돌아간 것처럼.


아, 본인은 이 곡과 함께한 기억과 그 감정을 밝은 보라색이라 정했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이유는 없지만,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이유는 있다. 그냥, 그때 입고 있던 치마가 보라색이었고, 그때 그 보라색을 참 좋아했다. 멋있는 이유는 아니지만, 정말 개인적인 이유라서, 그렇기 때문에 더욱 나만의 음악이, 나만의 여행이 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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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무언가



조금 더 나아가자면, ‘나만의 것’인 무언가에는 항상 ‘나’가 중심에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런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것에 이미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본인은 ‘나만의 것’을 항상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지만, 앞서 말했듯 겁이 많은 사람인지라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다른 이들의 무언가를 쫓는 경향이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특별해지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는 말이다. 꼭 특별해져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가끔 내가 ‘나’를 무던히 섞어버리는 것 같아 속상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여행에서 돌아와 한참이 지나도 그 때로 다시 되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그 음악은 나를 특별한 사람처럼 느끼게 한다. 어쨌든, 이 음악을 듣고 그 여행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나 하나뿐인 거니까. 그게 삶의 큰 버팀목이 되기도, 위로가 되기도 하는 순간들이 있다. 눈을 감고 하염없이 노래를 듣다 보면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울컥하기도 한다. 어쩔 때는 너무 행복해서, 어쩔 때는 행복한 그 감정이 너무 부러워서.


이런 특별한 음악여행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똑같은 것을 가질 수는 없다. 무조건 감정적일 수는 있지만, 무조건 이성적일 수는 없다. 그 여행에서의 필수 조건은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남들과 절대 똑같을 수 없는, 정말 솔직한 '나'가 담겨있을 테니.


이처럼 음악은 정말 많은 것을 포용한다. 비행기 표를 사지도 않았는데 저 먼 곳까지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상으로, 감정으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촉진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처럼, '나'다운 '나'를 찾아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감사한 역할 또한 수행한다. 이 또한 특별한 음악여행의 한 여정이며, 소중한 기념이 되지 않을까.


만약 본인만의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소중한 그 감정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다면, 음악이 항상 가까이 흐르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자신이 만들어낸 그 예술의 가치는 감히 함부로 평가될 수 없다.



[임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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