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만의 스타일 완성, 얼굴보다는 마음입니다 - 나는 나를 입는다 [도서]

<나는 나를 입는다> 리뷰
글 입력 2019.07.0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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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스타일리스트가 전하는

자존감을 높이는 스타일링 비법

 


10,000번의 퍼스널 스타일링을 한 저자는 옷을 잘 입지 못해서 자괴감에 빠진 사람들에게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스타일을 자세하고도 따뜻하게 설명하였다. 스타일은 자기 자신이 보여야 하고 남의 것이 되어선 안 된다고 하는 저자는 “본연의 모습이 그대로 들어가면서 각자 태어난 대로, 살아온 대로 모든 것이 묻어나는 것, 상상을 뛰어넘는 본인의 색과 향기가 묻어나는 옷차림, 이것이 바로 진정한 패션이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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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사춘기


 

“나 이번 생일선물로 아라 사주면 안 돼?”

“아라가 뭐야...?”

 

중학교, 남들은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으며 외모와 이성에 눈을 뜨던 시절이지만 ‘범생이’ 타이틀을 지니고 있던 내게 ‘스타일’이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당시 친구가 ‘아라’라는 단어를 말했을 때 너무 당황해서 그게 뭐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요즘 10대들도 많이 쓰는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라이너’의 준말로 그 당시 여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통용되는 단어였음에도 전혀 몰랐던 것이다.

 

“야, OO 너 눈 짱 크다!”

“내가...?”

 

고등학교, 친구의 기숙사 방에서 자연스레 외모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다 흐릿해진 안경을 닦기 위해 잠시 벗었을 때 내 민낯(?)을 처음 본 친구가 감탄하며 내가 눈이 크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매우 나쁜 시력 탓에 4번 압축한 두꺼운 안경을 쓰며 살아왔던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학업의 압박과 그에 따른 피로로 인해 처음 렌즈를 사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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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학교. 수능이 끝나자마자 이런저런 화장과 그간 입어보지 않았던 다양한 스타일의 옷을 시도했다. 새내기 시절에는 아마 다시는 시도할 수 없을 듯한 귀여운 스타일의 원피스부터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셔츠와 슬랙스 등 깔끔한 스타일까지.


요즘은 무난한 롱원피스에 빠져 있다. ‘스타일’을 시도한 지 고작 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1년마다 취향이 빠르게 바뀌어버린 것이다(최근 옷장정리를 했는데 버릴 옷이 쇼핑백 두 개를 가득 채웠다).


 

 

진정한 ‘스타일’이란


 

사실 아직도 내 스타일이 뭔지 잘 모르겠다. 분명 작년까지만 해도 질리도록 입었던 옷을 올해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그래서 예쁜 옷을 구경하는 건 좋아하지만 막상 잘 사지는 않는다.


나의 체형과 나에게 어울릴지 아닐지는 물론 정말 이 옷을 잘 입을 것인지, 혹시 옷장에 비슷한 옷은 없는지, 예쁘지만 입었을 때 불편하지는 않을지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난 예전부터 쇼핑을 귀찮아하기도 했다. 요즘도 아니라고는 말하지 못한다.

 

이 책은 퍼스널 스타일리스트가 집필했지만 옷 잘 입는 법, 나에게 딱 맞는 옷 고르는 법 등 유용한 팁을 알려주는 건 아니다. 그런 것을 기대하고 이 책을 펼쳤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패션 실용서’를 구입하기 전에 꼭 읽어보아야 할 ‘패션 입문서’라고 말하고 싶다. 패션에 대한 근본적은 물음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옷만 많이 구입하는 행위는 결국 쇼핑 실패로 향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중요한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거나 ‘완벽한 핏에서 중요한 건 몸매’라고 말하지 않는다. ‘퍼스널’, 즉 개개인의 특성을 포착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것에 집중할 뿐이다.

 

그렇다, 가장 중요한 건 ‘장점 극대화’이다. 단점을 보완하고 숨기는 것에 치중하는 것이 아닌 ‘장점’을 더욱 드러내고 부각하는 것이 진정한 ‘스타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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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저자는 자신의 체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둔탁한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는 기분이었다. 내 체형은 팔다리에 비해 배에 살이 좀 있는 이른바 중앙집중형인데, 이것은 정상체중인 지금은 물론 저체중이었던 어린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차라리 다른 곳에도 살이 많으면 티라도 덜 날 텐데, 교복 치마 위로 배만 볼록 튀어나와 있으니 그게 참 보기 싫었고, 자연스레 스트레스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옷을 살 때의 기준이 ‘예쁜가’와 ‘나에게 잘 어울리는가’ 뿐만 아닌 ‘배를 가릴 수 있는가’가 되었다. 마음에 들었지만 이 옷이 내 단점을 보완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 포기한 것도 여러 벌이다.

 

단점 보완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단점을 가리기에 급급해 장점을 빛낼 수 있는 경우는 왜 생각해보지 못했을까? 저자가 끊임없이 전하는 메시지처럼 이것은 ‘스타일’에 치중된 말이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의 단점을 발견하고, 그에 위축된다. 하물며 매일 하는 행위인 옷 입기조차 단점을 가리기에 급급하니 항상 ‘무난함’을 좇으며 자신만의 빛을 꺼뜨리려는 건 아닐까?

 


명심하라. 명품은 여러분 자신이다. p.42

 

수많은 프로그램, 돈, 좋은 옷이 있을지라도 가장 먼저 우선으로 되어야 할 것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이것은 한 번에 생기지도 않는다. 반드시 고난과 어려움을 동반한다. p.57

 

가장 중요한 도구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내가 주체된 패션으로 변화하기 위해서 바뀌어야 할 도구는 내면이라는 것이다. p.190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확고하다. 그리고 그 메시지의 중심, ‘마음’의 중요성은 내가 가장 아끼고 애정하며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패션과 마음의 접합은 큰 시너지를 발휘하리라 확신한다. 이번에 자취방을 정리하며 의도치 않았지만 스스로의 의지로 양손 가득 옛 옷을 버린 것처럼(‘비우기’와 ‘채워 넣기’ 중 하나를 실천했다), 진정한 나만의 스타일 찾기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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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컬러에 관한 장에서 저자는 각각의 컬러마다 메시지가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적절한 컬러를 매치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친교모임에서는 친화력을 상징하는 노란색이나 오렌지 계열이 좋다고 하는데, 이번 아트인사이트 오프라인 모임에서 내가 노란색 옷을 입었던 게 생각났다. 그땐 이 구절을 읽기 전이었는데, 신기했다. 어쩌면 그날 아침 옷을 고를 때 내 옷장에 있는 옷 중 어떤 옷이 적절할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를 입는다>

 

저자 : 오한나

규격 : 신국판 변형(152×225)

쪽수 : 284쪽

출간일 : 2019년 5월 27일

정가 : 14,000원

ISBN : 979-11-85973-54-8(03190)

출판사 : 도서출판 따스한 이야기


 

[주혜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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