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를 더욱 사랑하기 위한 Fashion people이 되는 따뜻한 방법 [도서]

진정한 명품은 나를 사랑하는 나, 수단으로서의 패션
글 입력 2019.07.0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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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스타일리스트가 전하는

자존감을 높이는 스타일링 비법


나는 나를 입는다



“프로필 사진이 너무 예뻐요.”


업무를 하던 중 한 고객이 그녀에게 예쁘다는 칭찬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녀는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한번 눌러본 후 다소 의아한 마음으로 고객에게 되물었다.


“어떤 부분이 예쁜가요?”


그녀가 생각하기에 예쁘다고 생각한 자신의 모습은 회사 대표일 때 차려입은, 한마디로 프로페셔널한 이미지였다. 하지만 실제로 고객이 칭찬한 사진은 그녀가 일하지 않을 때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고 이는 그녀에게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던져주었다.


퍼스널 스타일리스트인 직업상 타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의식을 각별히 신경써야했던 그녀는 스타일에 대한 강박이 생기기도 했다. 그런데 온연 중에 받은 고객의 메시지 덕분에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비싼 옷이나 유행을 따르는 옷을 걸치는 것이 아니라, 나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옷을 입는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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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하나 둘 넘기며 피식 웃음이 났다. 보통은 사람들에게 프로필 사진이 예쁘다는 칭찬을 듣게 되면 괜히 어깨가 으쓱해지는 게 당연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게 흔한 레퍼토리이지 않은가. 혹은 칭찬을 해 준 사람이 정말 가까운 사람이면 ‘이미 나도 알고 있지’라고 말하며 그동안 내재된 자신감으로 장난을 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웬걸, 생각해왔던 이 흔한 공식을 깨며 어떤 부분이 예쁜지 묻는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내가 이렇게 되물었을 때 당황스러움을 뒤로 한 채, 어떤 점이 예뻤는지 분석하고 있을 지인들을 생각해보니 더욱 엉뚱한 것 같았다.


다음에 누군가 내 프로필 사진을 칭찬해 주었을 때 이렇게 물어봐야지 하는 더더욱 엉뚱한 결심을 잠시 접어두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이쯤 되면 도대체 그녀가 누구일까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법도 하다. 앞으로 소개할 <나는 나를 입는다>의 저자이며 퍼스널 스타일리스트로서 활동 중인 오한나씨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그녀는 한국 이미지 전략 연구소 kisi 국제 이미지 컨설턴트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청소년 패션 진로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한국인 최초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퍼스널 스타일링 서비스 컴퍼니 ‘리한 나 이미지’를 운영하며, 모든 직종을 을 아우르는 한 사람 고유의 매력을 찾아준다. 책을 읽고 느꼈던 것은 그녀는 사람들의 외적 스타일을 바꿔주는데서 멈추지 않고, 그들 내면의 가치에 걸맞은 스타일까지도 찾아주려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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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겐 다양한 부류의 고객들이 찾아온다. 자신의 패션에 대해 확신이 없는 사람, 개인적 사유로 변화된 스타일링을 추구하는 사람, 자신에게 딱 맞는 개성있는 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까지. 그녀는 자신을 찾은 고민 많은 고객들에게 그들만을 위한 개인 스타일리스트가 돼주기도 하고, 동행쇼핑을 하며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친구가 돼주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와닿았던 것은 아무리 멋진 패션을 갖춰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절대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믿는 그녀의 신념이었다. 이러한 굳은 믿음과 함께 고객들에게 특별한 과제를 내주며 바닥이었던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그들로 하여금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 그녀는 한 명의 멋진 멘토이기도 했다.


패션 자체가 목적이 될 순 없고 그것이 하나의 도구라고 말하는 그녀는 패션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으로 컬러를 예시로 들었다. 색은 색상, 명도, 채도라는 세 가지 기둥을 오르락 내리며 아주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생성한다. 일전 어떤 프로그램에서 아이유가 빨강 립스틱도 다 같은 빨강이 아니라고 말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말처럼 색은 단순히 빨강, 초록, 파랑으로 분류될 수 없고 그 안에서 또 개성 있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자랑하는 멋쟁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컬러링북 색연필만 봐도 파랑색 계열에 DEEP SKY BLUE, OCEAN BOAT BLUE, 그냥 BLUE, MEDIUM AQUAMARINE 등 여러 컬러들이 존재한다. 특히 작가가 퍼스널 컬러에 대해 했던 이야기들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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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 대학교에서 만난 친한 친구를 통해 퍼스널 컬러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 친구로부터 확신 가득한 ‘가을 웜톤’ 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친구는 여름 쿨톤이었는데 가을 웜톤인 나에게 어울리는 색깔들이 정작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라며 나를 부러워하기도 했고, ‘조금 있으면 너의 계절인 가을이 찾아와! 준비 단단히 해 소희야!’ 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작가는 퍼스널컬러를 잘 활용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렇다고 어울리는 몇 가지의 색깔만 번갈아 입는 것은 패션의 좋은 활용법이 아니라고 말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만 가지의 다양성,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자연이 인간에게 내어준 고귀한 선물인 색을 허공에 흘려보내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론 다른 컬러가 주는 메시지를 활용하여 색으로 자신을 표현해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던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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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 모든 것을 직접 보고 싶다는 갈망으로 가슴이 터질 듯합니다. 만지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즐거운데 직접 본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러나 눈으로 보는 사람들이 더 적게 보는 듯합니다. 볼 수 있는 이들에게는 어쩌면 온갖 색과 움직임의 전경으로 가득한 세계라는 게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가진 것을 감사히 여기는 것보다 갖지 못한 것을 염원하는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만약 내가 대학의 학장이라면 ‘눈을 사용하는 방법’이라는 필수 과목을 개설하겠습니다. 선생은 학생들이 이전까지는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치던 것들을 제대로 보고, 삶에 즐거움을 더하는 방법을 보여주고자 하겠지요. 학생들은 잠들어 있는 무딘 감각을 깨우고자 할 것입니다.


- 사흘만 볼 수 있다면 中



너무나 감동적인 이 글을 본 순간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내 두 눈동자에 담을 수 있다는 사실에 무한한 감사를 느꼈고, 그것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우리들은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 익숙해진 것의 소중한 가치를 쉽게 외면해버릴 때가 많은 것 같다. 그것이 사실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미처 깨닫지 못한 채.


보지 못했지만 볼 수 있는 사람보다 행복과 감사하는 마음을 늘 잃지 않았던 헬렌켈러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가 마음에 쿵하고 들어온 순간, 나는 내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순수하게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았다. 부끄러움이 물밀듯 밀려오기도 했고, 이미 내 곁에 존재했을 행복들을 떠나보냈던 내가 과연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 반성해보기도 했다.


헬렌켈러의 이야기를 인용하며 작가는 옷 입기도 똑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이미 입고 있는 옷에 대해 불평을 할 때도 있고, 가지고 있는 옷장 속 수많은 옷들에 대해서도 만족을 못 느낄 때가 많다. 하지만 만약 옷을 입을 수 없다면 옷을 입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한 일이 될 수 있다. 옷을 입을 수 있고 자신이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아, 근본적인 감사함을 누리고 있는지부터 돌아보는 것이 옷 입기의 본질이라는 문장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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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중간중간엔 패션에 관한 TIP이나 나의 스타일을 체크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문항들도 등장한다. 나의 강점은 무엇인지, 내가 바꿀 스타일은 어떤 것인지 등과 같은 질문들과 거울을 볼 때마다 자신의 매력을 하나씩 써 붙이라는 팁들. 이것들은 패션의 가장 기본은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는 작가의 메시지들을 피력하고 있었다.


어릴 적 나는 엄마가 코디한 스타일링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했던 아이였다. 어릴 적 사진을 볼 때마다 평소 세련된 엄마 덕에 나는 항상 패션스타처럼 보였다. 과감한 무지개 줄무늬 티셔츠를 선보이기도 했고, 가짜머리로 단장한 날이면 자신감이 하늘 끝까지 치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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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머리를 유독 좋아했던 어릴적 나


그래서 그런지 지금의 난 영 패션 센스가 없는 것 같다. 내가 고심해서 고른 코디가 별로일 때도 많았고, 이건 완벽한 보색의 매치야 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옷가게에 가서 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와 슬쩍 내밀어 본 옷은 엄마와 동생의 굳어버린 표정과 함께 소심하게 제자리로 들어가곤 했다.


난 나에 대한 자존감이 높고 나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맞지만,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을 100% 활용하지는 못하는 사람이다. 아니 50%라도 활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전하는 수많은 메시지들을 읽는 동안, 변화된 스타일로 더욱 아름다운 자신을 찾아가는 여러 사람들을 보며 나도 나를 더욱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졌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나 자신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것은 감사하고도 소중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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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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