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베르나르 뷔페 展

글 입력 2019.07.0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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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여러해 전에 포천 고모리의 한 카페에서 보았던 그림이 (그때는 작가도 몰랐었던 ) '음악광대들, 그리고 가수'라는 그림이었는데요, 2016년 <샤걀,달리,뷔페전시>에서 그 화가의 이름이 버나드 뷔페(이하 베르나르 뷔페)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의 고난과 삶, 특히 광대의 표정에서 강렬한 슬픔을 느낀 기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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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 있어서 이번 베르나르 뷔페의 단독 전시를 마주하며 숙연해졌는데요, 시대를 거슬러 그 화가를 알아가는 시간과, 나아가 한 화가가 모든 인간의 삶을 위로하고 있다는 생각들 때문이었습니다.

삶을 투영하듯이 혹은 조망하듯이, 뷔페는 그리고 또 그렸다고 합니다. 허약하고 소심했던 어린시절의 불행에서부터 죽음의 순간을, 브루타뉴 해변의 행복한 기억들을, 전쟁이 주는 시대적 암울함과 인간 상실의 공허함들을, 그리고 한 화가로서의 최고의 찬사와 최악의 비난의 순간에서도 숨 쉬듯이 그려나갔던 그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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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떤 상황에서든 호불호가 있기 마련이지만 이번 전시의 도슨트는 이러한 한 인간으로서의 뷔페를 잘 전달해 주었고 현장의 호응도도 여느 전시 이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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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의 작품을 떠올리는 위의 그림에서도 그가 바라보는 세상의 시각을 엿 볼수 있다는데요, 전시 관람객들이 오랫동안 머물르게 한 그림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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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의 해설을 빌자면, 문화영역에서 주도권이 추상 표현주의로 이동하면서 프랑스 예술 이론가인 장 뤽 샬리모는 베르나르 뷔페의 시대가 70년대 이후 끝났다고 주저없이 이야기 했으며, 렉스프레스지 평론가는 뷔페의 작품이 소개된 특집방송에서 그의 전람회를 방문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을 정도로 프랑스 회화에서 큰 업적을 남긴 뷔페를 정작 프랑스에서는 외면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그의 전시관이 준비중인 시점이라서 그의 다수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임을 강조하였는데요, '광대', '천재'로 홍보된 뷔페의 전시전이지만, 무표정의 인물들과 배경을 채우는 브루타뉴의 해변은 '천재화가' 뷔페보다는 '인간' 뷔페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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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영감이 아니라 손이 그림을 그린다고 주장한 그가 남긴 유서의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뚤어진 글씨와 마지막 죽음 시리즈의 투박한 터치는 그가 왜 생생한 죽음을 그렸어야 했으며,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를 고민하게 했는데요, 그가 죽음을 선택한 것이 육체의 죽음일 뿐이라 말하는 듯했습니다.

광대가 웃는 슬픔과 우는 해학을 전하듯이 그가 손으로 남긴 그림 뒷편에 무언가가 보는이에게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요?

전시장 안에 잔잔하게 흐르는 한형일 작곡의 배경음악을 함께 전해드리며.



Hommage To Bernard Buffet

베르나르 뷔페를 위하여



천재 베르나르 뷔페를 만나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그를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를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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