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커피와 사람을 위한 커피 서적 - 실용 커피 서적

커피생활자의 탐구일기
글 입력 2019.07.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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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늘 그랬듯이 커피를 마셨다면,

아니면 조금 특별한 시간을 위해 카페로 갔었다면,

이 두 가지가 너무나 익숙한 것이라면 더욱이나,

<실용 커피 서적>은

당신에게 더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



실용 커피 서적

- 커피생활자의 탐구일지 -

_조원진



커피_표1.jpg


[PRESS]

커피와 사람을 위한 커피 서적






Prologue

_ 한 잔의 커피



벌써 1년 하고도 반년도 더 전의 이야기다. 나름 어른이라는 이유로 조금 더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카페라는 공간에 관심을 더하기 시작할 때 조원진 작가님의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 도서를 만났었다. 아침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다니는 누구나의 모습처럼 잠을 이겨보려 아침에 겨우 카페로 굴러 들어가 약처럼 커피를 호로록하던 것이 대부분의 커피였던 내게 바리스타들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했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아무렇게 보이는 커피를 마시던 내게 한 사람의 삶이 녹아있는 한 잔의 이야기들은 처음으로 커피에 대한 나의 시선을 다른 깊이로 끌어당겼던 것이다. 그때 나는 누군가의 “한 잔”에는 커피를 향한 마음이 가득 어린 멋진 삶이 담겨있었다는 걸, 그리고 누군가의 더 많은 시간이 담길 곳이 그 한 잔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책을 읽은 후 1년 반 동안의 나의 커피 인생은 달라진 게 없다면 없고, 있다면 있었다. 아무렇게 마시던 (목적 없는) 유목민에서 벗어나 맛과 향에 반해 당연하게 발걸음을 옮겨보는 단골 카페라는 것이 생겼고, 익숙하다는 이유로 변화 없이 마셨던 나는 다른 모습의 커피도 조금씩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지금은 어쩌다 보니 카페에서 매니저급의 알바를 수행하면서 카페의 속사정을 뼈저리게 느끼며 동시에 (점장님의 은혜로) 한 잔의 에스프레소를 다양하게 마셔보는 즐거운 경험까지 해보고 있다. 자연스레 기본적인 메뉴 공부도 하게 되었고, 하여간 특별한 건 없지만 이래저래 마시기만 하는 사람이 단순하게나마 자신만의 커피 지도를 확장하고 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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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의 아인슈페너

나의 첫 아인슈페너이자

여전히 제일 좋아하는 한 잔 중 하나



그런 뒤죽박죽 그려진 지도처럼 일상의 한 켠에서 커피 라이프를 사는 동안 조원진 작가님의 두 번째 저서,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실용 커피 서적>이 나와 있었다.


예전에 읽은 <열아홉 바리스타, 이야기를 로스팅하다>는 내가 읽은 유일한 커피 관련 도서였고, 그땐 커피가 뭔지도 잘 모르고 읽었지만 한 번 마시면 잊히지 않는 커피 향이 있는 것처럼 읽은 기억이 잔향처럼 남은 도서였다. <실용 커피 서적> 앞에서 내가 가졌던 그런 기억이나 느낌이 다시 한번 스쳐 가는데, 그리고 여전히 커피를 매일 찾아가는 나이기도 했기에 책을 살펴보는 걸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첫 번째 책에서 직접 바리스타들을 만나며 커피와 한 사람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담았던 저자는, 이번에는 자신이 커피 덕후임을 자처하며 쓴 열정적인 덕질의 결과물과 같은 커피 탐구 일기를 책으로 펴냈다.



“대체로 나는 용기와 결단력이

부족한 삶을 살아왔지만, 

지속가능한 커피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누구보다도 용기를 냈으며 

나폴레옹이 울고 갈 만큼

결단력 있게 행동했다.”



우리는 얼마나 무엇인가에 대해 누구보다 용기를 냈던 자신과 그 결단력에 대해 스스로 말할 수 있을까. 전문 바리스타가 아님에도, 열다섯 살에 처음 만난 커피가 너무 좋아서, 그냥 남다른도 아닌 “정말” 남다른 열정을 가진 그의 커피 덕질과 탐구 일지는 나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한 번 더 커피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움직였다.






“실용과 덕질”

_실용과 덕질의 관계



만약 주어진 인생의 시간들을 잘 사용하는 것이 실용이라고 말한다면,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실용적인 커피 생활을 즐겨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커피를 마신 지 고작 15년밖에 안 됐지만, 처음 마셨던 그 커피와 지금의 커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수많은 관계와 그간 마셔온 커피들 덕분에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기쁨은 날이 갈수록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커피 한 잔의 기쁨으로 충만한 인생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 “책을 내며” 중



“덕질에 돈하고 시간 쓸 바에야

더 필요한 데에 쓰는 게 낫지 않나?”


덕질을 해보지 않았다면 할 수 있는 생각, 혹은 덕후가 종종 겪는 현타라고 하는 것이다. 덕질 앞에서 스멀스멀 “낭비인가?”라는 질문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덕질을 해본 나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보아도, 그럼에도 덕질은 누군가에겐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기쁜 이유와 힘이 된다. 엔진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것을 기꺼이 곁에 둘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만의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사람.


이러한 덕질의 정의를 이해할 수 있는 예시는 수도 없이 많다. <실용 커피 서적>이 그러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고, 꼭 덕질이나 애호가라는 표현 필요 없이 즐기는 것들이 그러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덕질이라기엔 단지 커피가 주는 느낌과 안정감이 좋아서 찾아가는 나도 그것이 주는 기쁨을 사랑한다.


매일 일과가 끝나고 나서 쉬는 게 아니라 다른 일과를 위해 늘 향하던 카페. 다시 힘든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한입 가득 마시던 아인슈페너의 첫 모금은 급한 틈 사이에서 나른한 기쁨을 선물해주기도 했다. 조용히 나에게 힘을 주는 순간들. 그런 순간들에 다시 고개를 끄덕여보다 보면, 사랑하는 것을 향한 누군가의 크고 작은 노력들은 정말 남다른 삶의 멋진 실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누군가에게는 무모하거나 인생을 낭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15년 가까이 커피를 마음에 두고 그 향기를 좇다 보니, 무엇인가를 좋아하고 마음을 두는 일에 헛된 순간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같이 한 잔의 커피를 잊지 않는 이유, 취미 왕이 되어 열심히 글을 쓰는 이유다.


- 25p






<실용 커피 서적>

“커피생활자의 탐구 일기”


_커피를 둘러싼

모든 이야기에 애정 어린 시선이 담긴 책



커피에 대한 저자의 사랑 이야기부터 그로부터 시작된 경험과 시도 그리고 커피공부까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덕질의 과정이 책 전체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15년의 덕질 에세이와 커피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모여있는 이 책은 “첫 커피와의 만남”, “인내와 희생을 필요로 하는 덕질”부터 “자신의 커피 취향 지도를 만드는 법”, “커피 덕후의 세 단계”, “카페 손님으로서의 태도”, “바리스타들의 현실”, “커피 덕업일치” 등등 정말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커피를 향한 진심 가득 어린 글들 읽으며 이 책은 커피를 얼마나 좋아하고 어떤 방식으로 좋아하느냐에 상관없이 누구나 접근하고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했다. 커피를 그저 소비만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나름 커피를 좋아해서 덕질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실용 커피 서적>은 여러 모습의 커피인 누구나에게 흥미를 가질 이야기가 가득하다.



“커피 덕후”

_

모름지기,

무엇인가를 사랑해 취미로 

가진다는 것은

약간의 희생과 커다란 절제를 통해

엄청난 기쁨을 얻는 일이다.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의지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사병으로 군 입대를 할 경우 환경의 제약이 이루 말할 수 없기에, 비교적 자유로운 커피생활을 위해 복무 기간이 두 배나 긴 학사장교의 길을 택했다. 단체 숙소에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새벽부터 그라인더를 갈아대다 동기들의 눈총을 받았고, 결국 화장실에 들어가 원두를 갈았던 적도 있었다. 긴급하게 작전실로 출근해야 할 것에 대비해 언제든 레디-투-고 커피를 만들어놓기도 했다. 냉침 커피를 만들어 늘 냉장고에 보관해둔 것인데, 유용하게 썼던 적이 한두 번 아니었다. 타 부대로 훈련을 나갈 일이 있을 때면 드립백을 챙겼고, 군용품을 활용해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방법을 고안해내기도 했다.


- 42~43p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마 <실용 커피 서적>을 읽은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 믿는다. 저자는 상상 가능한 보통 덕후가 아니라는 것. 사랑의 진심도 열정도 그야말로 정말 대단한 덕후였다.


여러 덕질 이야기들 사이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저자가 단순히 특별하다기에는 누구나 겪는 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이런 덕질을 이어나갔다는 것이었다. 커피가 좋아 낭만 가득한 마음이 앞서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덕질 노하우를 전수하는 부분에서는, 그 엄청난 디테일에 이 모든 것이 직접 경험한 데에서 우러나왔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대학교를 다닐 때, 여행을 다닐 때, 회사에 다닐 때, 자취방에서 등등 취미에 모든 것을 쏟아붓기에는 지갑이 가볍기만 한 우리에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방식으로 제대로 커피 덕질을 즐기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러한 다양한 스펙트럼의 덕질 노하우들은 학생부터 직장까지 현재진행형의 덕질을 한 저자이기에 모두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커피 한 잔에 5,000원은 비루한 대학생활에서 엥겔지수만 높인다. ‘트레블 프레스’는 대학생활 내내 내 가방 속에 있었던 물건인데, 프렌치 프레스와 텀블러를 결합한 형태의 기구다. (...)


추출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등교 전에 15~18g의 원두를 프레스에 담는다. 프렌치 프레스용으로 갈아둔 것을 사용한다. 쉬는 시간 혹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한다. 물을 끓일 수 있는 전기 포트가 있다면 좋겠지만, 없다면 정수기의 뜨거운 물을 이용해도 좋다. (...) 250ml 전후의 물을 부어서 3~4분 후에 프레스를 눌러주면된다. 모델에 따라 밀폐가 되지 않는 트레블 프레스가 있으므로 조심하자. 나의 경우 전공서적 상당수에 커피 얼룩을 남겼다.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하고 커피만 마신 것은 아니다.


- 121~122p



가만 생각해보니 이 작은  책 안에는 단순 비교 불가한 뜨거운 열정 가득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정말 덕후라서 할 수 있는 커피 덕질 이야기, 다른 글에선 만날 수 없던 열정적인 덕질 에세이가 말이다. 덕질에 대한 남들의 시선과 현실과의 타협과 같은 이따금씩의 덕후 공감 포인트에선 다른 것을 덕질했던 또다른 덕후1의 마음으로 읽기도 했다.



커피 덕후들은 해묵은 편견 - 결국 자업자득이지만 - 과 싸워야만 한다. 가령 “너는 고급 입맛이니, 이런 건 안 먹지?”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때마다 고급 입맛이 아니라, 커피를 좋아하고 많이 마시다보니 취향이 분명해진 거라고 해명하곤 한다. 믹스커피를 즐겨 마시지는 않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그 커피에 대한 동경은 한 번도 버린 적이 없다.


- 37p







“커피 한 잔을 두고 만나는 사람들”


_커피 덕후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 모든 과정에 관심을 가지는 일이다



커피 한 잔이 만들어지기까지 들어가는 부단한 노력에 감사하며 부지런히 카페를 가고, 원두를 사야 한다. 커피 한 잔은 결국 마시는 사람이 있어야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노력이 완성되는 마지막 퍼즐은 그 노력의 결과물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덕후의 존재일 것이다.


- 168p



책 속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커피 못지않게 사람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과정을 지나며 만들어진 한 잔의 커피는 마지막에도 사람을 만나 자신의 향과 맛을 선물하며 완성되기 때문이다. 커피라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사람이었고, 그렇다면 내가 마시는 한 모금이 커피의 완성이라는 것이었다. 책 속 한 잔을 위해 움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내 손에 든 커피 한 잔의 무게가 다르게 다가온다.



사람들은 묻는다. 그렇다면 너의 취향은 무엇이냐고. 그럴 때마다 나는 답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시는 커피가 맛있다고. 또 무엇이 맛있냐고 묻는다면, 지역색이 듬뿍 묻어나는 커피라고 말한다. 카페는 결국 사람들과 함께해야하므로, 그 카페가 있는 동네 사람들의 입맛을 이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취향을 살피며 만들어낸 커피는 다른 곳에서는 마실 수 없는 귀한 커피가 되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나의 취향은 사람과 커피 사이 어디쯤에 있다고 보면 되겠다.


- 38p



생각해 보면 커피를 두고 많은 사람을 만나왔고 이야기를 나눴다는 걸 알 수 있다. 누군가와 만나게 되면 자연스레 카페라는 공간을 생각하고, 약속을 위해 갈 만한 곳을 찾아보면서 자연스레 나의 경험을 떠올려 보면서 좋았던 공간이나, 커피 맛이 좋았던 곳을 나누기도 한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이야기하면 더 차분한 느낌을 주는 것만 같기도 하다. 잠시 한 모금을 마시는 시간은 침묵을 조용히 채워주거나 새로운 이야기의 말문을 틀 수 있는 전환점의 틈을 주기도 한다.


어쩌면 커피는 정말 선물 같은 한 잔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한 잔으로 일어나는 맛과 향, 공간, 사람, 그리고 그렇게 이루어진 기억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쓴맛만 남아버렸던 나의 첫 아메리카노부터 시작해서 바닷가에서 탄맛이라며 그래도 바다에서 커피라니 기분 내니 좋다며 호록호록했던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의 기억, 알바에서 점장님 앞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내 손으로 커피를 내려본 경험들이 괜히 스쳐 간다.


그렇게 지금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너무 흔하고 익숙한 것이 된 동시에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커피와 함께하는 기억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커피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 커피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사랑하고, 커피 한 잔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삶의 가치를 알고 있는 저자의 커피 취향 이야기는 우리의 커피 기억을 다시금 사람과 함께 떠올려 보게 한다.






Epilogue

_모두의 벗이 된 커피



갑자기 내 주변의 모든 커피가 사라진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나는 당장 진지하게 이 주변을 벗어날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해야 한다. 커피 없이 살 수 없는 사람이 여기 있다. 나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여전히 약처럼 카페인을 위해 커피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커피가 주는 느낌이 좋아서 찾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커피 향과 맛을 좇는 사람에게도, 어떤 모습이든지 커피는 어느 순간부터 많은 사람들의 벗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역시 커피를 마셨다. 이젠 커피 안 마시는 날을 세는 게 더 빠를 정도가 되었다. 이것도 나만의 이야기가 절대 아닐 것이다.


우리의 벗 , 도저히 떠나보낼 수 없는 벗인 커피에 대한 지식보다는 어떤 이야기들을 만나고 싶다면, <실용 커피 서적>은 좋은 책이 되어줄 것이다. 커피를 만나러 카페에 가는 길에 이 책을 들고 간다면, 커피를 마시며 커피를 읽는, 그야말로 커피를 위한 시간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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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다가온 <실용 커피 서적>을 단어로 말하자면 “열정 가득한 커피 교양선생님” 다르게 표현하면 “느린 커피 한 잔”이다. 전자의 표현이 떠오른 이유는, 이 리뷰에선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실용 커피 서적>에는 빠질 수 없는 커피 덕질과 함께 커피에 대한 여러 문화 지식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후자의 이유는 조금 더 주관적인 후기인데, 책을 읽다보면 커피 한 잔에 얼마나 많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 담겨 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용 커피 서적>을 읽으면 몇 모금 호록하면 그만인 커피 한 잔이 시간과 과정, 무엇보다 커피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한 잔이 된다. 그렇게 내겐 한 잔 속에 담긴 이야기를 조금 더 천천히 책으로 함께 읽어보는 느린 한 잔이 바로 <실용 커피 서적>이었다.



*

글을 마무리하며

_무엇인가를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그래, 누군가는 기록해야 하는 일이지.” 내가 그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인터뷰한 바리스타가 이렇게 말했다. 그후로 커피인들을 만나 인터뷰를 할 때면 이 말이 떠오른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꼬박 바친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기록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 187p



책의 마지막 즈음에 있는 저자의 이야기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물렀던 것 같다. 커피 한 잔의 가치를 알았고, 누군가는 그 가치 있는 커피와 커피인에 대해 기록해야 한다는 마음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에서 말이다. 지금의 커피를 기록하는 것은 단순한 덕질을 넘어 커피를 위한 저자만의 가치관이 실현되는 모습인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책을 읽으며 이것은 정말 멋진 덕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의 덕질을 통해 나는 더 풍부한 커피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고, 훗날에도 지금의 커피 이야기가 남아있어 누군가에게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회사 일이 끝나고 바리스타와 커피를 만나 그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 자신의 진짜 일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조금 묘한 마음마저 들었다. 좋아하고, 사랑하고, 그것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나에겐 아직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조각들에 대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직은 어리숙한 마음만 가지는 나라서 방황하기도 하는 것 같지만, <실용 커피 서적>을 읽으며 좋아한다는 마음은 그보다 멋진 작품을 또 다시 만들어낸다는 걸 볼 수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누군가의 이야기는 정말 힘이 있다는 것이란 게 생각나 괜히 한 번 더 말해본다. 무겁거나 어려운 것이 아닌, 기분 좋은 향이 가득한 책을 만난 것 같다. 좋아하는 마음과 커피라는 향기로움이 가득한 책을.





 

[도서 정보]



이제 서른이지만, 반평생 커피를 마셨습니다!



실용 커피 서적

- 커피 생활자의 탐구일기 -



커피_입체표지.jpg
 


지은이

조원진


페이지

228


가격

13,000원


출판사

따비


발행일

2019년 4월 20일


분야

에세이/음식문화






오예찬_PRESS.jpg
 



[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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