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평등의 상징지에서 불평등과 맞써는 이야기 - 필라델피아 [영화]

글 입력 2019.07.1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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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아버지는 90년대 대한민국의 교육에 관심 많은 양육자들이 그러했듯, 영어 조기 교육에 관심도 많았도 열성이었다.


잠든 딸 옆에 디즈니 영화를 녹음한 테이프를 들려준다든지, 얇은 영어 동화책 한 권을 큰 소리로 읽고, 암기를 하게 해서 일주일에 한 번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가 암송하게 한다든지, 필자의 어린 시절 추억은 그런 시간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당시에 즐겨 읽고 보았던 책과 영화들은 나름 영어 실력을 쌓는 데 도움도 되었지만 후에 필자가 걸어갈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데 기준점이 되어주었다.


영화 "필라델피아"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포레스트 검프" 등 우리 부녀가 즐겨 보았던 영화들의 주인공 톰 행크스의 또 다른 주연작으로 아마 초등학교 1학년 때 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필라델피아1.jpg



앤드류 배킷(톰 행크스)는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이름 있는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실력 있는 변호사이다. 성공만이 있을 것 같던 앤드류의 인생은 한 소송에서 그와 관련된 자료를 잃어버린 후에 완전히 바뀌게 된다. 회사에서는 이를 문제 삼아 그를 해고하고, 후에 앤드류는 자신이 동성애자이고 에이즈 환자인 것을 회사 측에서 알게 되어 자신을 해고하기 위해 일부러 사건을 조작한 것을 알게 된다.

이후 이전에 라이벌로 만났었던 변호사, 조 밀러(덴젤 워싱턴)에게 찾아가 이전 직장에 고소를 진행할 것을 밝히고 도움을 요청한다. 조는 필라델피아의 가장 큰 법률회사를 고발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면서 거절하지만 후에 앤드류를 돕게 된다.

조는 앤드류가 사측의 주장처럼 실력 부족이어서 해고된 것이 아니라 그의 성 정체성과 병에 대한 차별로 불평등한 처우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어내려 노력한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성소수자, 에이즈 환자에 대한 편견 어린 생각도 바뀌어간다.


필라델피아.jpg
 


필라델피아는 1993년 개봉했으며 주연인 톰 행크스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및 골든 글로브, 베를린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의 수상소감은 지금까지도 가장 감동적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 중 하나로 계속 회자되기도 한다.


영화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이들, 함께 파트너로 연기했던 덴젤 워싱턴에 대한 감사, 그리고 자신의 성장기에 좋은 역할이 되어 주었던, 동성애자인 두 어른의 이야기를 하며 그들에게 축복이, 창조주의 품 안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란다는 눈물 어린 소감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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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필라델피아는 미국의 독립선언서가 쓰인 곳이며 이후 독립운동과 산업혁명의 중심지로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톰 행크스는 아카데미 수상 소감 마지막 부분에서도 "200년 전, 필라델피아에 모인 관대하고 현명한 분들은 우리의 자비로운 창조주께서 만들어내신 단순하고 자명한 보편적인 진리를 글로 남겼습니다."라고 언급한 것을 보아, 영화는 평등을 찾아 그 첫걸음이 이루어진 곳에서 불평등에 맞서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필라델피아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연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가 나온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많은 차별이 없어진 듯하고, 미국은 동성혼인이 합법화되었지만 아직 성소주자에 대한 무분별한 혐오는 존재한다. 누구에게나 평등과 신의 자비가 함께 할 것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도시에서 불평등에 맞서는 이야기, 영화 필라델피아의 이야기는 오늘날 또 다른 누군가의 현실일 것이다.



[강지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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