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변하는 것들의 아름다움 [영화]

영화 알라딘을 본 후의 이런 저런 생각들
글 입력 2019.07.1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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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라딘을 봤다.


아주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알라딘은 게임 속 캐릭터로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작은 원숭이 한 마리와 함께 마을을 누비며 요술램프를 찾아다니던 그 게임 속 알라딘은 2019년 오늘 불쑥 다시 찾아왔다. 가물가물한 알라딘의 스토리를 애써 기억하려 하지 않고 영화를 본 것은 아주 괜찮은 선택이었다.


보는 내내 다음 스토리가 예상되긴 했지만 그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자스민 공주와 알라딘의 모습에 겹쳐지는 캐릭터가 없는 것이 인상깊었다. 때론 한 캐릭터에 겹쳐지는 다른 것들로 인해 몰입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억 속 저편의 흐릿한 알라딘 덕분에 메나 마수드와 나오미 스콧 그리고 윌 스미스가 나의 영화 알라딘 속 첫번째 주인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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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둑이었던 알라딘이 왕자 알리가 되기까지 그의 외면은 변했지만, 내면은 변하지 않았다. 설사 흔들리는 순간이 있었을지라도 알라딘은 변하지 않을 것 같던 본연의 모습으로 늦지 않게 되돌아왔다.


만약 요술 램프의 지니가 나에게 찾아와 3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면 나는 어떤 소원을 빌게 될까. 그 소원들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도 나의 내면은 여전히 나일 수 있을까.


*


나는 늘 변하는 것들을 보면 경외감을 느낀다. 사람이 아닌 어떤 것이 매 순간 변한다는 것은 곧 내가 마주한 그 순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매 순간 변할 수 있다.


어제 생각했던 것이 오늘 일어나보니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고 오늘 먹었던 맛있게 음식이 내일은 맛이 없어질 수도 있듯이 오롯이 하나의 생각과 신념으로 인생을 살아가기엔 이 세상엔 나를 유혹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알라딘이 잠시 지니 매직에 빠져 자신 본연의 가치관을 잊어버렸다 해도 나는 그가 이해된다.


꼭 변하지 않는 것들만이 정의롭고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설사 그것이 외면의 변화가 아니라 내면의 변화일지라도 모든 변하는 것들은 아름답다. 물론, 긍정적인 마음이 부정적으로 바뀌는 변화는 지양해야겠지만, 어쨌든 변화가 있는 사람은 언제든 다시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가진 사람이다. 오히려 영화 속의 자파같이 변화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사람의 인생이 더 안타까울 뿐이다.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맹신하다보면 곁에서 볼 수 있는 무수히 많은 사랑스러운 변화를 놓칠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면 매일 피고 지는 꽃이나, 쉴 새 없이 모양이 바뀌는 구름, 조금씩 느리게 주름져가는 어머니의 얼굴, 하나 둘 채워지는 아기의 유치와 같은 작은 것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더 아름답다는 것을 자파는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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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 않아서 아름다운 것들 역시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때로는 어쩔 수 없이 변하는 것들 덕분에 더 풍요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지 생각하곤 한다. 영화 알라딘은 내게 그런 고민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시작은 어린이 애니메이션이었지만, 이제 어른이 된 그 어린이가 알라딘의 심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나름 해석할 수 있도록 자란 것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꾸 변덕부리는 사람으로 성장한 것도 나에겐 참 신비롭고 반가운 일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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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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