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예술인과 예술의 가치 증진을 위한 '표준계약서' [문화 전반]

능동적인 향유자의 역할
글 입력 2019.07.1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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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예술성과 더불어 또 하나 대중을 놀라게 한 사실은 ‘표준 계약서’이다.


문화예술계에 만연하게 퍼져있던 계약서 미작성 문제를 선도적으로 타파했기 때문이다. 예술인들의 권리와 노동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 표준계약서는 중요한 문제이다. 더 나은 예술계를 만들기 위해 관심을 기울여보도록 하자.



표준계약서는 특정 분야 또는 직군의 빈번한 계약 관계 수립을 위한 표준양식이며, 불공정한 계약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종의 준거로서의 기준을 제시하는 규범적 성격을 갖는다.


무계약 또는 구두계약 관행, 계약 관련 전문 지식의 부족 등으로 인하여 계약서 작성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현실 속에서 예술분야의 표준계약서를 개발하고 보급함으로써 사회구성원이자 직업인으로서 예술인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한다.


출처: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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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활동 관련 계약 체결은 30.7%에서 42.1%로 증가했고 부적절·부당한 계약 체결은 12.2%에서 9.6%로 감소했다. 이전에 비해 계약 문제가 점차 나아지고 있음을 지표가 입증한다.


그러나 50%에 못 미치는 체결률은 아직도 나아가야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문화예술계에 표준계약서를 공식적으로 도입해야한다는 의견이 오가지만 뚜렷이 달라진 부분은 없다.


다른 산업들에 비해 정확한 측정이 어려운 작업시간, 수치화·계량화하기 어려운 예술의 성과, 예술인에 대한 모호한 범위 규정 등의 문제가 계약서 작성의 어려움을 심화시킨다. 추상적인 것을 구체화시키고 틀에 맞추려다보니 계속해서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이다.


예술계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명확히 조사하고 이에 맞는 표준계약서를 만들어야 한다. 실효성 있는 제도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계를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달라질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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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계약서가 안착되면 문화예술계에 어떠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가장 먼저 불공정한 계약을 근절시킬 수 있다. 구두계약으로 인해 예술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예술인들이 점차적으로 사라질 것이다. 또한 선후배 관계,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무분별한 노동 제안과 기준보다 낮은 보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예술인의 가치를 증명하고 체감할 수 있다. 자신이 할애한 시간과 결과물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또한 예술 활동을 ‘취미’가 아닌 정당한 ‘직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것이다.


표준계약서는 많은 예술인들의 예술 활동을 지지할 것이며, 우리는 멋진 예술인들을 계속해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예술 생산의 주체인 ‘예술인’에 대해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예술인에 대한 가치가 보장되면 향유자들은 다채롭고 질 높은 예술을 만날 수 있다는 ‘선순환의 원리’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이들이 처한 상황과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에 꾸준한 의견을 표출하고, 개선 방안을 함께 모색해보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능동적인 향유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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