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당신은 ‘Hide-Behind’ 미스터리를 아십니까? -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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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e-Behind
당신은 ‘하이드비하인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Hide-Behind’라는 이름 뜻 그대로 ‘뒤에 숨어서 보이지 않는’ 대상을 의미합니다.
이는 미국 위스콘신 주와 미네소타 주의 나무꾼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괴물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나무꾼들이 이 녀석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사람들은 이 보이지 않는 괴물을 하이드비하인드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항상 우리 뒤에 숨어 있는 녀석이기에 아무도 그 실체를 보지 못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 괴물을 묘사할 수는 없습니다.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단순히 전해 내려오는 전설로, 시답지 않은 농담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하이드비하인드는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미의 기준을 따르지 않는 여성들이 소리 없이 실종된다.
도시의 여성들이 실종하는 사건이 증가한다. 그러나 사람이 사라졌다는 증언만 있고, 납치범의 실체가 없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 사건을 ‘하이드비하인드 사건’이라 명명한다. 밝혀진 사실은 단 하나. 아름다움에 관심이 없거나, 트렌드에 뒤쳐진 여성들이 실종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한 단체가 “하이드비하인드에 맞서 아름다워질 필요가 있다”며 새뷰티운동을 전개한다. 뷰티 열풍은 점차 도시에 광적으로 퍼져나간다.
최근에는 이렇듯 도시의 여성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사라졌다는 증언만 있을 뿐, 납치범의 실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 한 번 ‘하이드비하인드’가 나타난 것입니다. 도대체 이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번에야말로 전설의 실체를 알아챌 수 있는 기회입니다. 도대체 왜 트렌드에 뒤처진 여성들만 사라진 것일까요? 이 괴물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이 제 이야기를 너무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 생각할 것 같아,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해보겠습니다. 저 또한 이 괴물의 존재를 생생하게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괴물이 묘사된 바는 지금껏 없었으므로 제가 본 것이 정말 그 괴물인지는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만, 그때 느꼈던 섬뜩함은 절대 잊힐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서로 감시하게 하는 것은 괴물의 주특기!
저는 안경을 좋아합니다. 동그라미 두개로 멋을 냈을 때, 동글동글해지는 인상을 좋아합니다. 저는 몸집 보다 훨씬 큰 옷들을 좋아합니다. 헐렁한 옷 속에서 움직일 때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을 좋아합니다.
한 번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너는 안경 벗으면 예쁜데, 쓰면 인상이 너무 달라. 안경 좀 벗고 다니면 안 돼? 여자애가 좀 꾸밀 줄도 알아야지.’ ‘넌 옷이 왜 그 모양이야. 젊을 때 아니면 이쁜 옷도 못 입는다. 스타일 좀 바꿔.’
분명 그것은 타인의 입을 통한 말이었으나, 한편으로는 항상 제 머릿속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분명 하이드비하인드가 사람들의 사고를 조종하고 있기 때문임이 틀림없습니다! 분명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미워하도록 만들어 우리를 그 괴물들의 먹이가 되도록 하는 것일 겁니다.
그 이후 그 두려움을 이겨내려고 혼자 여러 가지 노력을 했으나,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을 감시하고 그들의 미적 감각을 평가하며 검열해왔습니다. 어쩌면 저는 이미 그 괴물의 손아귀에 들어가 의미 없는 몸부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최근에 다들 이 괴물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면서 저도 이 납치범의 정체와 관련한 제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 혼자 상대하기 힘들었던 괴물이지만, 어쩌면 모두가 힘을 합치면 이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요!당신이 이 괴물을 마주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건가요? 이 연극의 등장인물처럼 괴물에 맞서 싸울 건가요, 아니면 회유할 건가요? 아니 어쩌면 이미 괴물을 마주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괴물과 거래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저처럼 괴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쉬쉬하고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이 대상을 마주하는 방식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이 괴물의 먹이가 되기는 싫거든요!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Makeup to Wakeup 2 -일자 : 2019.07.26 ~ 2019.08.11시간평일 8시주말 4시월 쉼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티켓가격전석 30,000원제작사막별의 오로라후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관람연령만 13세이상공연시간80분사막별의 오로라사막별의 오로라는 배우이자 창작자인 김정, 황은후가 주축이 되어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연극 팀이다. 두 배우와 공연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이 다양한 연출 역할들의 합집합으로서 수평적인 관계에서 창작을 해나가며 개인의 역량과 창조성을 증대시키는 방식의 대안적인 작업을 모색한다.'몸'과 '여자'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극을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관객의 감각을 발동시킬 수 있는 우리 고유의 몸의 문법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2014년 '도시에 살고 있는 젊은 여성의 불안과 그것을 달래고자 행하는 사치와 치장의 덧없음'에 대해 이야기 한 <불안의 몸>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과 그 안에 살고 있는 몸'을 소재로 한 <Make up to wake up>, <Make up to wake up2>를 창작하고 공연하였다.
[장소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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