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미스 홍, 그림으로 자기를 찾아가다

"나"를 되짚어보는 시간
글 입력 2019.07.2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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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그림으로 자기를 찾아간다.라는 제목이 생소했다. 나한테 그림은 남에게 인정을 받고 그 가치를 얻기 위해 그려왔다. 그리고 나에겐 너무나 거리가 먼 현대미술, 내 자신의 내면 이게 어떻게 하나의 연결고리가 됐는지, 무척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Part 1. 그림을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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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으로 나온 소제목 "너무 쉬워서 이해하기 힘든 현대미술" 뭔가 생뚱맞았다. 너무 쉬워서? 첫 장부터 조금은 어려운 감이 있었다. 내가 나의 세상을 사는데, 어떻게 살 것인가. 갑자기 툭 하고 던져진 이 질문은 책을 읽은 후에도 아직 어렵다. 거기다 그림과 내 인생사가 무슨 연관일까? 이 질문은 아직도 아리송하게 남아버린 채 다음 장을 넘겼다.

두 번째 소제목은 "낙서하기"  8절지와 4B연필로 가볍게 할 수 있는 낙서, 재미있고 평소 빈 종이만 보이면 뭔가 끄적이고 싶어 하는 나한테는 너무 신나는 일이었다.

특히 15P에서 "나를 드러내기 시작하면 그것이 동기가 되어 또 다른 표현을 끌어내지. 그것을 막지 않고 계속 펼치기 시작하면 내 마음의 세상이 밖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그것이 짜증이든, 분노든, 사랑이나 부끄러움이든 그대로 드러내면 보는 사람에게 아름답거나 좋게 보이게 되는 거야." 이 말에 나는 이미 낙서를 통해서 즐기고 그걸 표현하고 있다는 것에 한 발자국 나아간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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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낙서를 끝내고 나서, 13P 문단이 딱 머릿속에 떠올랐다.

"맞아, 분명히 더 좋은 선이 있고, 그렇지 않은 선이 있지. 이 설명은 조금은 복잡하기는 한데, 간단히 말하면 좋은 선은 나의 선이 어떻든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대로 드러내는 선이야. 나쁜 선은 나를 더 좋게 보이도록 꾸미거나 나의 흐름이 틀렸다고 억압하는 선이야"

여기서 좋은 선, 나쁜 선 확실하게는 결정할 수 없지만, 나쁜 선은 알 것 같았다. 한창 입시를 했을 때의 내가 더 좋게 보이려고 꾸민 선, 그리고 완벽에 가깝게 맞추었던 억압된 선 그저 내가 겪었던 경험과 비슷하게 느껴져 확연하게 다가왔다.



Part 2. 색으로 추상화를 그리다

나의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을 64색 파스텔로 느낌을 표현하는 건 어려웠다. 파스텔이란 재료를 써 보는 건 처음이기도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바람에 날려 온 파스텔 가루천지로 난장판을 만들어 버렸다. 암만 생각해도 이때의 심정을 반영해서 색깔별 순서를 골랐더니 빨, 파, 노 로 순서가 만들어졌다. 오늘 하루는 아마 분노와 슬픔 그리고 헛 웃음으로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아무리 귀찮더라도 꼭, 파스텔로 그린 후 픽서티브( 접착제를 따로 뿌려서 말린다.)를 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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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인물을 그리다

오일 파스텔로 자화상 그리기 편은 내 머릿속을 계속 맴돌게 만들었다.

134P - "어색한 재료와 만나는 과정에서 나에 대한 새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게 돼. 홍이 잘 맞지 않는다고 재료를 바꾸고 싶은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면 두 가지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겠지. 하나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타인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거나, 오일 파스텔의 어떤 부분이 홍의 내면을 건드려서 피할 수 없는 부정적 정서에 압도되거나." 

이 문장이 유독 마음 한 곳에서 아려왔다. 타인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 어떻게 보면,  어색한 재료와 새로운 발견을 두려워하고 기존의 편안함과 익숙한 것에 이미 만족하여 더 이상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시도조차 안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나하나 색다른 방법으로 그림을 접할 때 "나"가 무의식 속에서 보지 못한 모습을 그림으로 다시 대면하게 됐다. 그리고 조금은 관점을 바꾸게 된 점도 있다. 어릴 땐 싫은 것을 억지로 참고하는 습관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행동이 부질없게 느껴진다는 것, 단 그것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   "나"의 새로운 모습을 찾는 데 도움을 주었기에,  그저 받아들이고 불편함을 즐기는 걸로.


[강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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