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데이비드 호크니가 펼쳐낸 그의 세상 [시각예술]

글 입력 2019.07.1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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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표현된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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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거장인 데이비드 호크니는 현존하는 예술가 중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1960년대부터 작업을 시작해 그의 일생 동안 거치는 다양한 환경 속에 작업 방식을 변화하여 진행했다. 그의 일생을 각 시기별로 구분하여 볼 때, 한 스타일에 제한되지 않은 작품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학업 시절이었던 브래드퍼드 예술 학교 학생이었을 때도 기존의 회화를 공부했지만 자신만의 시각을 담아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영국 왕립예술 학교 석사과정 졸업 후에는 본격적으로 담아두었던 개성과 가치관을 가감 없이 미술로 승화시켰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미술사조의 대중적인 흐름에 자신을 가둬두지 않았다. 다만, 대중적인 흐름 속 특징적인 면들을 하나씩 차용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구현해냈다.

기존의 방식들이 아닌 독창적인 화법을 몇 번씩이나 창작해낸 데이비드 호크니다. 그가 주어진 환경을 바라보는 시선과 반응하는 마음이 예민했음이 추측 가능하다. 데이비드 호크니에게 환경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여러 자아를 반응하게 만든 자극제였다. 그의 일련의 작품이 하나의 특징으로 묶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변하는 환경은 그의 예술적 영감을 절망하게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예술적 영감을 더욱 세련되게 만드는 장치로 활용했다. 예술가에게 환경이라는 시대의 분위기는 절망과 성취를 가져다주지만, 데이비드 호크니는 환경에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작건 크건 주어진 환경에 예술가로서 어떻게 미적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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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 더 큰 첨벙
1967, 캔버스에 아크릴릭
  

화면 가득한 푸른빛의 수영장은 잔잔한 수면을 연상시킨다. 그 중앙에 느닷없이 물거품이 일고 있다. 물거품은 무엇에 의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다. 수영장에는 아무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잔잔한 수영장의 수면 위와 정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주변의 구성요소는 중앙의 물거품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데이비드 호크니가 1964년에 로스엔젤레스 산타모니카 인근으로 이주하며 그린 작품들 중 하나다.

그는 변화된 환경인 로스엔젤레스 도시가 주는 공간적 특징에 매료되었다. 당시 미술사조의 흐름은 추상적이거나 회화 장면의 인공적인 특징이 강했다. 따라서 이 도시가 갖춘 기하학적인 면이나 사물이 만들어내는 패턴 등이 주요 창작 요소가 되지는 않았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일상에서 흔히 지나칠 법한 작은 물의 움직임을 작품 속에 우연적으로 순간을 그려내고자 한 것이다.

그 우연을 새롭게 접한 도시의 구성요소들로 표현해내고자 했다. 주변 환경 요소들을 예술적 영감을 표현하는 구성요소로 활용하여 중앙의 물거품은 더욱 친숙한 것으로 느껴진다. 작품이 그림이 아니라 물거품이 일어나는 순간을 찍은 하나의 사진처럼 보이는 이유가 그러하다. 또한 자신이 바라보는 장면의 생동감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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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를 향하여, 클라크 부부와 퍼시
1970-1971, 캔버스에 아크릴릭


데이비드 호크니는 로스엔젤레스의 시간을 지나면서 주변 환경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에 인간적인 따뜻함을 담아내기로 했다. 이 시기는 주로 구조적 이미지보다는 인물의 초상화를 주로 작업했다. 그의 시선이 도시의 풍경에서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 옮긴 것이다. 위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수많은 습작들이 있었다. 각 인물들 중에서 남성 인물의 스케치가 여러 장 전시되어 있다.

완성된 남성의 표정을 그리기 전에 습작품에는 여러 표정과 감정이 담겨 있는 남성 인물이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가 인물의 초상화를 단순히 캔버스 위에 그려 넣지 않았음을 생각할 수 있다. 그의 시선이 도시 속 인물들로 향하면서 그 인물들의 삶과 생각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이다. 일상적 소재에서 자연스러움을  담아내는 스타일을 구사하는 데이비드 호크니에게 인물화 작업이란 더욱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그럼에도 완성된 작품은 실제 인물들의 개성 하나하나가 느껴진다. 표정이나 몸짓, 입는 옷의 질감의 표현과 그들을 둘러싼 사물들의 배치는 그가 그리고자 한 인물들이 어떤 사람인지 추측하게 하는 상징적 기능을 하고 있다. 여러 장의 습작을 거치며 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완성작에 데이비드 호크니만의 색깔을 덧입혀 따뜻이 표현해냈다. 예술가에게 미적 영감을 지대하게 미치는 사람과의 만남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긴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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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니가 본 세상, 2017년 12월 스튜디오에서
2017, 사진 인쇄, 7판의 다이본드에 접착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중적인 두 작품을 통해서 그가 마주한 변화 환경에서 지켜내고자 한 데이비드 호크니 자신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그가 변화를 두려워하여 자신을 숨기고자 했다면 이와 같은 작품들은 나오지 않았다. 변화 속에서 오히려 자신의 가치관을 개성으로 표현해냈다.

공간의 변화인 로스엔젤레스에서는 그 도시의 요소를 활용했다. 그리고 그 시선을 그 속의 사람들로 옮겨 미세한 부분까지 반응하여 담아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예술가로서의 자아와 함께 살아가는 주변 동료로의 자아에서 그는 자신을 결코 숨기지 않았다. 덜 표현하지도 않았고, 과장되어 표현하지도 않았다. 그가 할 수 있는 최상인 반응과 변화의 움직임을 멈추지만 않았다.

위 작품은 그의 최근 작으로, 데이비드 호크니 자신 주변에 그간 작품들이 빙 둘러싸여 있다. 작품 속에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모습은 자연스럽다. 이는 그가 작업한 작품들이 모두 그 안에서 온전히 나왔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어느 시간과 경험 하나에서도 예술적 영감과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았다.

작품들은 데이비드 호크니가 누구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역으로 데이비드 호크니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여러 자아로 발현되는 가치관과 개성이 무엇인지 작품들을 통해 말하고 있다. 예술가 스스로가 작품에 진지하고 친밀한 호흡을 계속해 왔기에 그의 작품은 다채롭다. 우연성과 자연스러움을 포착하고자 한 그의 걸음이 역설적이게도 작품의 흐름에 큰 변화를 주어 각 시기별로 여러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자신의 시선을 사랑하는 예술가이며, 관람객들에게 지금도 자신만의 시선을 찾고 사랑하며 표현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17기 한수연.jpg


[한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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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정하다
    • 호크니 전시회 다음주에 가는데, 덕분에 더 설레고 너무 기대되네요!!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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