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악오페라단 2014 정기공연- G.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글 입력 2014.10.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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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한 후 집에서 가까운 예술의 전당에 자주자주 가야지.’ 라는 나의 다짐은 이제서야 실행에 옮길 정도로 게으른 변명과 핑계로 엉켜져 있던 가을, 아트인사이트(www.artinsight.co.kr)의 초대로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을 찾았다.
 
 
이번에 초대 받은 공연은 2014 사단법인 무악오페라단이 주최하는 G.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사랑이라 부르기엔 너무나 매서웠던 그녀, 투란도트. 그녀를 통해 확신이라 부르기에 섣불렀던 사랑이란 내면에 귀를 기울였던 소중한 시간의 여정, 짧지만 강했던 감상평을 남기고자 한다.
 
 
 
1. 겨울 왕국 공주보다 차가운 그녀, 투란도트를 무대에서 만나다
 
2013년 겨울,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원제: Frozen) 중 차갑지만 지성 있는 여성상을 보여주었던 여주인공 엘사가 전 세계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였다. 이 영화는 기존의 순종적이고 타협적인 여성상이 주를 이뤘던 시대를 지나 리더십과 더불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상이 이 시대의 인재가 되어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매개체가 되어 주었다.
 
 
사실 이러한 여성상이 지금 막 떠오르는 것일까?
사실 디즈니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뮬란> <포카혼타스>등이 그러하였고, 공주를 주인공으로 한 고전 작품들을 더 파고들면 G.푸치니의 <투란도트> 또한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투란도트는 고대 중국 북경 왕궁의 공주로 선조 로링 공주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이해타산적인 성격을 가지고 차갑게 변한 여주인공인 공주를 의미한다. 자신과 결혼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하는 매섭고도 현실 불가능한 조건을 내걸어 수많은 구혼자들을 죽음의 세계로 인도하는 여정, 그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라는 줄거리로 담은 이 오페라는 1926년 밀라노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에서 끊임 없이 무대에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미 수많은 무대를 올랐던 <투란도트>었지만 매번 기대를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피라미드의 스핑크스처럼, 파리스의 심판처럼, 오디에우스의 모험처럼 무대에서 무대로 이야기에서 이야기로, 투란도트는 타타르의 왕의 아들 칼라프 왕자에게 미로처럼 꼬인 수수께끼들을 내며 관중들의 이목을 무대 위로 집중시킨다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2. Amor, 그대의 이름은 사랑- 사랑의 의미에 대하여 이야기하다
 
오페라 <투란도트>가 지금까지 관중들에게 사랑을 받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두 가지의 이유를 꼽자면 바로 신비롭고 이색적인 무대 배경과 타 오페라와 다른 희극적인 결말이라 생각한다.
 
 
<투란도트>는 기존 서양을 배경으로 했던 오페라와 달리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제작이 되어 동서양의 절묘한 매력을 아우른 작품이다. 당시 동서양의 교류가 있었다라는 역사적 기록이 존재 하지만 지금처럼 원활하지는 않았을 터. <투란도트>는 베일에 가려진 동양의 매력과 오페라를 총체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며, 이를 통해 오페라는 더더욱 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또한 <투란도트>가 타 오페라의 결말과 달리 희극적인 결말로 마무리 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추적인 역할이 되어준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이어주는 노예 류는 극 중에서 칼라프 왕자를 깊이 사랑해 그를 위해 목숨까지 바친다. 이러한 노예 류의 죽음을 목격하고 굳건한 사랑을 믿게 되는 투란도트가 그대 이름은 사랑.’이라 부르며 칼리프 왕자를 남편으로 이하며 마무리 되는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 되는데, 우리는 여기서 진정한 사랑을 깨달으며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Amor. 사랑. 과연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에는 일방향 소통이 아니다. 다시 말해 쌍방향 소통이 기반되어야 하는데 투란도트는 어릴 적 선조 공주의 사건으로 트라우마에 빠져 상대방 어느 누구든 신뢰하지 못한다. 사랑이란, , 관계를 맺음이란 상대방을 신뢰하고 경청해야 함인데 극중 초반에는 투란도트는 칼리프 왕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전형적인 사랑의 결핍임을 무대에서 볼 수 있다. 권력의 중심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고 왕국을 이끌어 가야 하는 부담감은 결국 수많은 구혼자들을 죽음의 세계로 인도하였다.
 
 
이런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재물도 권력도 아니었다. 바로 고대 중국 북경 왕궁을 이끌어가기 위해 필요한 리더십과 용기, 투란도트 그녀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질 진정한 사랑을 원했던 것. 그렇기에 투란도트는 어려운 수수께끼들을 푸는 사람만이 진정한 사랑이 될 수 있다라는 조건을 내건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는 100% 틀릴 수 있다. 그러나 <투란도트>를 감상하면서 내가 깨달은 사랑의 의미는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상황과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고 아낌없이 모든 걸 걸 정도의 용기가 필요하다라는 것이다.
 
 
<투란도트>는 관중들에게 세 명의 인물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묻고 있었다. 바로 류는 칼리프 왕자를 사랑했기에 자신을 희생했고, 투란도트는 그러한 류를 보며 칼리프의 희생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이다.
 
 
3. 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감각적인 연출력과 아리아- G. 푸치니의 명성을 잇다
 
이번 공연은 2008년에 창단된 무악오페라단이 준비한 공연으로 이미 네 번의 경험으로 다져진 제작진과 출연진이 협심하여 만들어진 작품이다. 특히 이번 연출을 담당한 정갑균 연출가는 푸치니의 외손녀와 이탈리아 토레 델 라고 푸치니 페스티벌에서 섬세한 연출로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전력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이번 <투란도트>는 기존 투란도트가 가진 색채에 더해 무악오페라단,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명지초등학교 참빛 선교단, 스칼라 오페라 합창단 등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 낸 걸작이 되어 주었다.
 
 
특히 내가 관람했던 10 26일 오후 4시 공연은 투란도트 역에 실비아 소리나 문테아누와 칼라프 역의 이정원 분을 무대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서로 다른 국적임에도 불구하고 얼음 심장을 가진 투란도트와 그녀를 위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칼라프 역을 거침 없이 소화하며 최고의 하모니를 선보였다. 또한 여성스럽고 매끄러운 아리아로 관중을 사로 잡았던 류와 유쾌했던 세 명의 대신인 핑, , 팡도 <투란도트>를 더욱 빛나게 해주며 인상 깊게 기억에 남았다.
 
 
개인적으로 아는 지식 내에서 감상평을 적으며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대나 음향, 연출에 대한 지식이 전반적으로 부족하여 아직은 감상이 서툴지 않았을까라는 점이다. 그러나 장엄한 무대와 오케스트라와 함께 출연진들의 아리아는 이러한 부족한 지식을 채워주기에 충분하였고, G.푸치니의 명성을 잊는 무학오페라단만의 색깔이 드러난 무대였다고 감상평을 남기고자 한다.
 
 
아울러 앞으로 더 이 분야를 공부하여 전문적인 취미로 살릴 수 있길 내심 바라며 여기서 감상평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끝으로 좋은 좌석을 선물해 주신 아트인사이트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 포스팅은 아트인사이트와 함께 합니다.
 
[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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