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극장 - 투란도트

글 입력 2014.10.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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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랑을 찾은 공주는 또다시 버려지고......
왠지 이렇게 될꺼 같은, 이렇게 되야만 하는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공연이었습니다.
보여주기 식의 전형적인 단순 해피엔딩이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결국 '류'의 헌신적 사랑은,
헌신짝 처럼 버려진다는... 속설의 예문과 같았습니다.
겔랑도 얼마나 마음이 아팠으면 '투란'향수가 아닌
'류'의 향수를 출시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그렇다고 알피노의 결말을 나무라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보는 내내 줄거리에 너무 몰입해 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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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투란도트를 보고 왔습니다.
발음하기 어렵지만 직역하자면 투란이라는 지역의 딸 이야기 정도로 보면 됩니다.
오페라 극장은 대작의 오페라를 하기엔 무대가 좁은편 입니다.
큰 화각이 느껴지는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밀조밀 구석구석 최대한 효율적으로 무대를 활용하려 하신 것 같습니다.
앞쪽에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있고,
무대 뒤 합창단이 있고, 오른쪽에는 트럼본등 약간의 금관악기가 있었습니다.
입체적인 소리가 절로 구현되게 설정한 듯 싶습니다.
연출자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붉은빛 조명으로 단지 중국 배경을 대신하고,
고려풍의 의상이나 한국적 소품이 생소하지 않아
일본색이 짙게 보이는 '나비부인'보다 훨씬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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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이 열리고 무시무시한 배경이 보이고 끔찍한 표고문을 읽습니다.
얼음처럼 차가운 공주는
한치의 자비도 보이지 않는 도도한 표정을 짓지만,
움직임이 좀 무거워 보였습니다.
'칼라프 왕자'역을 맡은 테너 이정원의 노래는
시종일관 안정적인 호흡과 짙은 음색의 조화가 좋았습니다.
특히 생을 담보로 문제를 풀러 갈때, 남겨진 아버지를 당부하면서
'류'를 위해 부르는 노래 Non piangere Liu
왕자의 무모한 도전을 정당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지휘자 최승한은 피날레로 갈수록
가사까지 따라하며 열정적인 지휘를 하시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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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관리들 '핑, 팡, 퐁'입니다.
장 사이의 정리 역할도 하고, 때론 익살스럽기도 합니다.
역할을 맡은 박정민, 김병오, 민경환의 노래는 완벽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문제풀이 시간입니다.
스핑크스 문제보다 다소 난이도 떨어지는 주관식 문제이지만
막힘없이 술술 노래로 풀어내는 왕자와
소프라노 실비아 소리나 문테아누의 조금씩 당황하는 표정과 노래는,
1막의 무거운 공주의 움직임대신
수월하게 노래 부르는 공주의 모습에 반하기 충분했습니다.


3막이 열리고 모두가 숨죽이는 그 시간입니다.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공주를 못자게 하는 Nessun Dorma 가 흘러나옵니다.
마지막에 힘이 좀 들어갔는지,
빈체로를 쭉 뽑아내지 못해 개인적으로 약간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막 여태 본 칼라프 왕자중에 가장 신뢰가는 목소리를 지녔다 생각됩니다.
어차피 주인공이면서,죽지도 않으면서, 한 성격하는 공주는
또 하나의 생명을 앗아가는데..
그에 앞서 주옥같은 마지막 아리아 절절한 명곡
'류'의 Tanto amore, segreto 입니다.
류 역할을 한 소프라노 손현경은 앞으로 좀 더 주목 하게 될 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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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는 정갈한 연출 이었습니다.
수준급의 거대하고 화려한 볼거리에 붕 뜬 울림의 소리가 아니라
주워진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고, 열정적인 힘이 느껴졌고,
성악가의 목소리를 안정되게 끌어올려 한 것 보여준 공연이었습니다.
죽은 사람만 불쌍해...라고 줄거리에 뭍혀
계속 생각하다보면 끝이 없겠지만
몇몇 아리아의 여운이 오래 가는 작품 중에 하나이고,
그러지는 않겠지만 영화처럼 시퀄 작품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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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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