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알리아쥬 색소폰 퀸텟 공연 - 우리가 알지 못했던 나머지 반 쪽 짜리 색소폰의 매력

글 입력 2014.11.0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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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돌리면 사방에  울긋불긋한 단풍들이 가득한 지금은 가을이 한창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가을과 정말 잘 어울리는 악기가 색소폰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렇게 말한다면 색소폰에 대한 각종 디스가 시작될 수도 있다. 변태같다거나, 느끼하거나, 중년의 아저씨들의 로망인 무거운 악기라면서 말이다. 실제로 아래 곡을 듣는 순간 그 생각에 확신하게 될 것이고, 안타깝게도 그 생각은 사실이다. 하지만, 딱 절반만 맞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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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소폰은 사실 반전매력이 넘치는 관악기의 팜므파탈이다(!) 
우선 외모부터 우리를 반짝거리는 금색에 금관 악기처럼 철썩 같이 믿게 만들어놓고선 색소폰은 나무로 만들어진 리드를 이용하는 클라리넷처럼 생긴 것과는 안어울리게 목관악기이다. 재즈에서만 사용되는 능글맞은 악기인 줄 알았더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관악 오케스트라에서는 반듯반듯하고 청량한 소리로 클래식을 소화할 수 있는 악기이기도 하다. 클라리넷, 플룻 등에 비해서는 상당히 무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리코더와 부는 방법이 비슷해서 남자 뿐만 아니라, 여자나 어린 아이들까지도 소리를 금방 내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들어올 떄는 소리가 잘 나서 신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듣기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은 까다롭고 어려워서 뒷통수를 맞을 수 있어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은 밀당의 고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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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색소폰의 느끼한 음색에 대해서는 듣는 색소폰도 억울하고 서러울 정도이다. 색​소폰은 악기와 입이 직접 닿는 피스를 무엇을 쓰냐에 따라 소리가 천차만별이다. 재즈 용이나 날카로운 소리에는 메탈 피스를,  부드러운 소리나 클래식한 곡에는 클래식 피스를 사용하면 된다. 물론, 클래식 피스라도 누가, 어떻게 부느냐에 따라서 재즈 느낌을  살릴 수 있다. 무엇을 쓰느냐, 누가 쓰느냐에 따라서 색소폰은 끊임없이 변신할 수 있는 악기이다.

 

색소폰은 다 거기서 거기, 같은 색소폰이라는 생각도 반은 맞는 이야기이다. 색소폰이 다른 색소폰인 이유는 음역대에따라서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4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노래를 할 때처럼 알토는 여자 목소리, 테너는 남자 목소리에 가깝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부는 방법은 모두 같아서 하나를 하면 나머지 악기도 도전할 수 있어 '같은 색소폰'이란 말도 맞다. 여전히 머리 속에서 색소폰은 하나 뿐이고 '색소폰 = 아저씨 소울'이란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색소폰 중에 중저음이나 저음을 맡은 테너 색소폰, 바리톤 색소폰만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맑고 시원시원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프라노나 알토 색소폰은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아마도 케니G 덕분에 한번쯤을 접해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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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창을 할 때도 서로 높고 낮은 목소리가 모여서 아름다운 노래가 되는데, 그렇다면 색소폰은 어떨까? 여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색소폰의 반 쪽짜리 매력 대신 나머지 반 쪽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바로 예술의 전당 IBK 챔버홀 알리아쥬 색소폰 퀸텟(Alliage Quintett) 공연이다. 원래 색소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알리아쥬 퀸텟만의 색깔로 펼쳐지는 새로운 모습을, 색소폰과 어색한 사이였대도 색소폰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독일에서 주로 활동하는 알리아쥬 색소폰 퀸텟은 신기하게도 색소폰 '교수님'들이 모여서 만든 클래식 색소폰 앙상블이다. 독일어로 알리아쥬는 독일어로 혼합, 조화를 의미하고 퀸텟은 5중주를 뜻한다. 색소폰 4종류인데 어찌 퀸텟이 될 수 있나 물으신다면! 색소폰 4종류와 피아노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소리를 모아서 하나의 또다른 소리를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 이름에서부터 묻어나오는 듯 하다. 혼자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솔로와는 다르지만, 함께 맞춰나가며 합을 맞추고 여러 음이 함께 내는 아름다움을 중요하게 여겨서일까.

 

클래식한 색소폰 공연이라면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은 살포시 접어도 좋을 것 같다. 비발디의 <사계> 중 봄처럼 한 번쯤 들어봤을 클래식 곡부터, 곡 이름은 익숙하지 않지만 광고에서 마주쳤을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김연아의 마지막 프리 스케이팅 곡 아디오스 노니노를 만든 피아졸라의 또다른 곡까지 익숙하거나, 낯설지만 관심이 가는 곡들로 재밌고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예술의 전당 IBK 챔버홀에서 11월 19일 저녁 8시에 만날 수 있는 알리아쥬 색소폰 퀸텟 공연!

R석 77,000   S 55,000   A 33,000원이고 예술의 전당의 할인혜택을 이용하면 좀 더 부담 없이 만날 수 있으니 색소폰의 또다른 매력을 꼭 눈으로 귀로 함께 하시길!



[프로그램]
  
L. Bernstein (1918-1990)     Overture to "Candide"
 
A. Vivaldi (1678-1741)/ arr. Jun Nagao     'Spring' from "The Four Seasons"
 Ⅰ. Allegro
 Ⅱ. Largo
 Ⅲ. Allegro, Danza Pastorale
 
Russian Ballet Suite
R. Gliere (1875-1956)     'Russian Sailor's Dance', 'Dance of the Chinese Women'
A. Lyadov (1855-1914)     Cradle Song
A. Khachaturian (1903-1978)     Sabre Dance
D. Shostakovich (1906-1975)     Waltz No.2
 

- Intermission -
 
A. Piazzolla (1921-1992)     'Summer', 'Winter' from "The Four Seasons of Buenos Aires"
 
N. Rota (1911-1979)     '8½' from the film "8½"
 
M. Nyman (1944-) Selections from the film "The Piano"                      
 1. The Fling 
 2. The Promise
 3. Here to There
 
G. Bizet (1838-1875)/ arr. Jun Nagao     Rhapsody on Carmen 
 

 

이 프리뷰는 ART insight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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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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