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브랜드화
현재 k팝 아이돌 그룹은 가수 이상의 영향력 있는 하나의 브랜드로써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전략 중 하나가 그룹의 로고 개발이다. 그룹의 로고를 기반으로 앨범, 굿즈를 제작하고, 나아가 캐릭터 개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로고를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는 대표적인 굿즈는 '응원봉'이다. 과거에는 풍선의 색깔로 그룹을 응원했으나, 2008년 빅뱅의 '뱅봉'이라는 입체적인 응원봉을 시작으로 각 그룹의 개성과 대표색깔을 담은 응원봉 제작이 시작되었다.
아이돌 응원봉에는 가수의 로고, 상징, 색깔 등이 담겨있다. 이는 내가 응원하는 가수라는 애정과 소속감을 강화하게 만드는 매개체가 된다. 응원봉은 k팝 시장에서 열정적인 응원문화를 이끌어냈고 팬덤 문화를 확장시켰다. 현재까지도 아이돌 그룹을 대표하고 팬을 연결하는 상징물이자 아이돌 응원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응원봉은 팬덤규모가 커져서 일정 판매량이 보장된다 판단했을 때 출시를 하는 편이다. 따라서 응원봉의 수요가 많고 대규모의 팬덤을 보유한 가수를 1군, 2군 등 군집의 형태로 나누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대중이 가수의 팬이 됨으로써 음악을 즐기는데, 팬덤 규모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이돌 응원봉 문화
소유물을 통한 응원은 폐쇄성이라는 이면을 갖고 있다. 포토카드, 응원봉 등 굿즈 제작은 소유물을 통해 소속감을 강화하고, 팬덤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였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전략이 되려 1위, 대상, 인기상, 앨범 초동판매량 등 수치화된 경쟁을 점점 과열시키고 있는 듯 하다. 응원의 도구가 되려 내가 응원하는 가수가 상을 수상하고 1위를 달성해야 한다 라는 경쟁심을 부추기는 매개체로 전락하고 있다.
또한, 현재 음악방송, 음악시상식은 많은 팬덤을 보유한 K팝 그룹이 장악하고 있다. 락밴드, 어쿠스틱, 발라드 등 팬덤이 미비하여 응원봉이 없는 장르는 무대에 설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응원봉은 응원을 하기 위해 만든 도구였으나, 되려 K팝 이외의 장르는 응원받지 못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몇 달 전 도쿄에서 테일러스위프트의 공연이 개최되었다. 다양한 콘서트 굿즈(md)가 있었으나 별도의 응원봉은 판매하지 않았다. 대신 야광팔찌를 무료로 나누어주었고, 중앙시스템에 따라 팔찌에서 불이 나와 응원봉과 같은 역할을 했다. 응원봉을 구매하지 않아도, 응원 도구를 소유하지 않아도 누구나 무대를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든 듯했다.
이제 콘서트장에서 응원봉은 필수템이다. 가수의 로고를 기반으로 응원봉, 굿즈 등을 제작, 판매하는 영업능력은 한국이 압도적인 듯하다. 가수의 브랜드화, 상품기획 등의 전략이 성공적인 해외시장 공략과 높은 수익을 달성하는데 분명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반면 그만큼 팬덤이라는 이름하에 경계를 구분 짓고 음악의 장보다는 경쟁의 장을 형성하는 것에 과열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응원봉은 k팝의 특별한 문화인 동시에 노래, 음악성 보다 팬덤을 중심으로 성장한 k팝만의 폐쇄성을 드러내는 이면이기도 하다.
색깔과 경계를 나누어 응원을 독점하기보다는 음악을 함께 즐기고 서로를 응원하는 문화가 형성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