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결핍된 사람들의 사랑 방식, 마미 Mommy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1.1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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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결핍된 사람들의 사랑 방식, 모자간에 사랑을 다룬 영화
마미 Mommy (2014)

감독: 자비에 돌란 Xavier Dolan
출연: 안느 도발, 앙투안 올리비에 필롱, 쉬잔느 클레몽
드라마/1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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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생 자비에 돌란 감독은 장 뤽 고다르 감독과 함께 칸 영화제심사위원 상 공동 수상자로, 최연소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는‘마미’ 안에서 기본적으로 1대1 화면 비율을 사용하고, 영화중간에 화면을 1.85대1로 확장시키기도 하는 파격적인 시도를선보이면서 젊은 감독의 감각을 담아냈다.


인물의 얼굴이 화면 안에 가득 차있는 1대1 화면 비율은 처음 마주했을 때 무척 생소하게 다가온다. 화면상에여백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인물의 표정이 한 가득 들어찬다. 주름의 형태까지 과장되는 화면 속 인물들을보며 든 생각은, ‘마미’의 인물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감독이선택한 1대1 화면비율의 방식 말고는 다른 방안을 찾을 수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영화 초반 첫인상에서 느껴졌던 이러한 단발적인 생각은, 영화 중간에 화면이 확장되는 지점과 영화의 엔딩 지점에서 확신으로 바뀌었다.영화 안에서 어머니인 디안과 아들 스티브의 갈등이 이어지는 동안, 이 1대1 화면 비율 안에서 울고 웃는 모자의 모습을 보며 감독이 ‘마미’의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고, 자신의 선택에 확신할 수 있었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물의 감정이 보다 극적으로 다가오는 이 좁은 화면 안에서, 소리치고싸우는 디안과 스티브의 모습은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스티브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엄마에게 분노를표출하고, 디안은 아들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아이를 통제하는 데 있어서 두려움을 느끼는 등, 인물의 감정 변화가 생생하게 다가왔다고 해야 할까? 클로즈업 된인물의 거친 숨소리와 흔들리는 눈빛이 그들의 불안정한 상태를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진정시킬 틈도 없이항상 불안해서 빠른 진폭으로 흔들리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극단적이지만 사실적이고, 그게 곧 현실에서의나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좁은 화면 안에 담긴 그들의 불안한 감정이 그들의 삶, 그 자체처럼 느껴졌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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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모자와 같이 결핍된 존재인 카일라가 함께 하면서 세 사람 모두가 오랜만에 행복하게 웃을 때 화면의확장이 보여주는 모습은 비일상적인 세계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세 사람 모두 결핍된 존재로서, 그들은 함께 하면서 서로의 결핍을채워줄 수 있었다. 아직 어딘가 서툴고 비뚤어진 그들의 사랑은 완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그들에게 일탈과 해방감을 가져다 준다. 인물의 상처를 치유할 수있는 어느 정도의 가능성이 확장된 화면을 통해 전해지는 것이다.


처음 화면이 확장되는 시점에서는 이러한 현실에서의 희망을 조금이나마 담아냈다면,두 번째 화면의 확장은 현실과 아예 동떨어진 가정이다. 스티브가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그저 보편적인 가족의 모습처럼 살았으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라는 ‘상상’. 즉, 디안의 상상으로 펼쳐진 미래는 단지 ‘가정’일 뿐이고 비현실의 세계인 것이다. 상상의 끝에서는 결국 스티브를다시 보호소에 넘겨야만 하는 현실이 들이닥치기 때문에, 디안의 상상으로 펼쳐진 세계가 더욱 슬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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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라가 토론토로 떠나게 되고, 홀로 남게 될 디안은 스티브와 갈등하고서로 실망하고 미워했을 때보다 더 커다란 결핍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끝이 더 외로울 것이라고생각하지는 않는다. 엄마인 디안에게 모질게 말하고 거친 행동을 보이지만, 스티브가 원하는 것은 결국 엄마의 품이었다. 보호소에서 도망치는스티브의 마지막 모습은, 모자가 또 다시 서로를 찾고 그들의 방식으로 새로운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게 한다.



[임슬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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