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음악 + 영화 + 그림 + 그 이상 = 이랑 [문화 전반]

글 입력 2015.01.1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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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시기적절하지도 않고 언제나 '주목할만한 이슈'란에 올라있는 슈퍼스타도 아니다.
하지만 내가 이랑에 대해서 쓰기로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다. 
내가 좋아하니까. 
첫 정규앨범 이후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내가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나는 자신감있게 그녀를 소개하는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그녀가 내놓은 결과물이 아니라 그 이후의 과정이 더 놀랍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금이 아니라도, 나는 언젠가 이랑에 대해서 썼을 것이다. 
굳이 지금 이랑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는 내게 아트인사이트라는 공간에서 이야기 할 기회가 주어졌고, 그 기회를 통해 이랑을 떠올렸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내가 이 기회를 통해 이랑을 떠올린 것은 그녀가 그만큼 인상적인 아티스트라는 것이다. 

그녀는 여느 기사에서 이렇게 소개되곤 한다. 
'가수 겸 영화감독, 일레스트레이터', '전천후 아티스트', '팔방미인'
그래서 이랑의 몇 가지 인상적인 활동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음악, 정규 1집 앨범 <욘욘슨>

내가 이랑을 처음 접한 것은 친구의 추천을 통해서. '로쿠챠 구다사이'라는 '병맛돋는' 노래를 통해서였다. 
그 담백한 끌림에 이후 찾아듣게 된 이랑의 1집 앨범 <욘욘슨>. 수록곡 '너의 리듬'을 비롯해서, 모든 트랙에 '그녀의 리듬'이 담겨있었다. 

이랑은 인터뷰에서 '다른 아티스트의 노래를 들으면 왠지 독특한 노래를 만들어야 할 것만 같아서 노래를 잘 듣지 않는다'고 얘기한 적 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생각이 그녀만의 또 다른 '독특함'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혹시 당신은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그저 머릿속에서 돌아다니는 멜로디를 흥얼흥얼거렸는데, 어떤 실제로 존재하는 노래의 한 부분이었다던가, 그것과 굉장히 비슷한 멜로디였다거나 하는 경험. 
 나는 이런 현상에 대한 나름의 가설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모든 인간의 머릿속에는 유전자 깊숙한 곳에 내재하고 있는 '원초적 멜로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랑은 내가 생각하는 그 '원초적 멜로디'를 가장 투박하고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잘 풀어내는 사람이다. 그녀의 노래는 편안하고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마치 나의 DNA에 이미 들어있던 노래를 듣는 것처럼! 

1집 앨범 <욘욘슨>은 서교동 책방 유어마인드에서 판매중이다. 
<<문예중앙>> 사운드클라우드에 공개된 이랑의 곡들도 있으니 들어보자.


2. 공연, 곡이라는 생명의 탄생, 경이로운 - 신곡의 방

 사실, <신곡의 방>은 이 공연 자체를 하나의 글로 집중해서 풀어낼까 생각했을 만큼 이랑의 활동 중에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했던 부분이다. <신곡의 방>은 이랑과 초대된 아티스트 한 명이 곡을 만드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공연이다. 이랑이 일본에서 직접 라이센스를 들여왔으며, 현재까지 3회 공연했다. 

 예술작품을 창작한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 가장 신과 닮아있는 순간으로 여겨지고, 그 결과물은 신성한 무언가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어떤 천재적인 아티스트의 작품도 단숨에 뚝딱하고 생겨나지는 않는다. 실제로 뚝딱하고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구상되고 의미를 부여받는 긴 시간과 경험이 존재한다. '신곡의 방'은 그러한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신곡의 방.jpg

















곡이라는 것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것일까요?
하늘에서 떨어지는걸까요, 땅에서 솟아나는걸까요?
새로운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음악가 이랑이
다양한 게스트와 함께 즉석에서 보여드립니다.
작업은 책방 유어마인드와 재미공작소에서 격월로 진행됩니다.
과연, 어떤 곡이 탄생하게 될지 기대해주세요!

언제 4회가 찾아올지는 모르지만, 기대해볼만하다. 다음 링크는 신곡의 방 텀블러페이지이다. 


3. 그림, 소소하지만 솔직하게 울리는. 

그녀의 이야기를 그려 네컷 만화, '이랑 네컷 만화'라는 책으로 내기도 했다. 그녀가 풀어내는 그녀의 일상은 아주 재미있지도, 마냥 유쾌하지도 않지만 그 소소한 웃음과 왠지 가깝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다. 

잡지 GEEK의 에디터 김도훈 씨는 그녀의 네컷 만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건 마치 〈욘욘슨〉 앨범 같아서 처음 보면 그냥 매 귀여워 하하하하고 해해해한다. 그런데 뒤로 넘어갈수록 이랑의 만화는 종종 컷을 넘나들고 일상툰을 뛰어넘어, 어떤 아마추어 예술가의 자기 고백이자 스물 몇 살 여자 아이의 자기 발견에 당도한다. 그냥 웃자고 잡았다가 뭐 이런 재주가 다 있나 싶어 마음이 이랑이랑 일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그냥 일상툰이 아니다.

또, 상상마당 웹진에서 '이랑과 영화보고서'를 통해 영화이야기를 웹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기도 하다. 영화 소개에서도 그녀만의 튠이 느껴진다. 

이랑 네컷 만화.PNG


 




 음악가이자 영화감독, 만화가인 '이랑'이 네컷 만화의 형태로 예술가로서의 현재와 관계, 일과 생활을 그렸다.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그려졌지만 중간중간 허구와 판타지가 개입하면서 <이랑 네컷 만화>는 영화, 만화, 음악 모두를 이어가는 사람만이 그릴 수 있는 결말을 향해 네컷씩 쌓아간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4. 영화, 음악과 만화의 그 어디쯤? 

 인터뷰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랑은 영화를 전공했고, <유도리>, <변해야한다>같은 영화작업을 내놓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그녀의 영화에서도 '리듬'과 '소리'같은 것들이 들려온다는 점이다. 20분 남짓한 시간동안 쌓아가는 소리들이 극이 진행될수록 그 힘을 발휘해온다. 

 다음은 앞서 언급한 두 영화작업이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이랑 - 
하지만 그것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그녀는 그 재능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랑 네컷 만화의 출판사 서평에는 이런 이야기가 쓰여있다.

이랑은 다재다능하다. 하지만 이랑의 경우 이 수식어를 흔하게 쓰이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단어의 용도와는 조금 다르게 써야 한다. 그는 영화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는데, ‘이것도 할 줄 알고 저것도 할 줄 아는’ 정도의 활동이 아니다. 이랑이 그동안 만들어온 단편 영화들은 삶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관계와 균열, 그리고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참아 넘기는 사건들을 표면 위로 강하게 띄워 유머로 탈바꿈시킨다. 2012년에 발표한 음반 〈욘욘슨〉에서는 개인적인 사건과 그 속내를 그대로 노래로 끌어들여 마치 ‘이랑이라는 사람을 듣는’ 듯한 순간을 만들어냈다. 

그녀의 '일련의' 활동들에서는 그녀만의 리듬이 느껴진다. 단순한 개개의 작품이 아니라, 이랑이라는 사람을 다각도에서 완성시켜나가는 하나의 프로젝트 작업처럼 느껴진다. 당신이 그녀의 어떤 작품을 접하든지, '이랑이라는 사람을 만난 듯한' 순간을 경험할 것이다.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가장 완전한 소통, 바로 우리가 예술에서 기대하는 그 무엇이라고 볼 수 있다. 이랑은 그 특별한 경험을 자신의 모든 작품을 통해 천천히 그러나 솔직하고 자신있게 보여준다. 

만능과 잡캐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던가 - 조심스럽게, 만능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는 그녀가 나의 롤 모델이라고 말해본다. 아직은 거장도, 유명인도 아니지만, 그래서 더욱 소개하고 싶은 그녀.
그녀의 앨범, 혹은 공연만 소개할 수도 있었으나 당신에게 내가 좋아하는 이랑을 그대로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번잡함을 무릅쓰고 많은 얘기를 하게 되었다. - 그러니 부디 알아주시길! 그녀의 존재를! - 호불호의 결정은 당신에게! 
[조아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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