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독자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작품, 조해너 배스포드의 비밀의 정원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1.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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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스트레스 컬러링 북
『비밀의 정원』
저자 - 조해너 배스포드 Johanna Basford 일러스트레이터


1. 어른들을 위한 컬러링 북이란? 『비밀의 정원』 소개

어른들을 위한 컬러링 북이라고 소개된 조해너 배스포드의 『비밀의 정원』을 찾는 사람들이 최근에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영국,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이미 해외에서 '어른들을 위한 컬러링 북'이란 타이틀로 큰 인기를 얻었던 『비밀의 정원』은 국내에서 베스트 셀러에 오를 정도로 많은 이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컬러링 북'을 단순하게 말하자면, 어린 시절 했던 색칠 공부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색칠하기가 아니다. 정교하고 복잡한 선들로 이루어진 작가의 일러스트를 독자만의 감성이 담긴 고유한 색으로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색칠하게 된다. 색에 대한 일반적인 고정관념에 따라 색을 칠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자신만의 색'으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 사람들이 '비밀의 정원'이라고 태그를 걸고 각자 자신만의 색깔로 완성시킨 그림을 자랑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더 멋진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전문가용 색연필과 마카도 함께 구입했음을 알리는 인증 사진은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기 전, 설레는 감정이 담겨있는 듯하다.  

책의 뒷면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잠시 꺼두세요. 내 안에 잠자고 있는 예술가적 감성으로 정원의 꽃과 나무를 나만의 색들로 칠하고 나만의 그림을 이어서 그려보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비밀의 정원』을 펼치는 순간, 사람들은 스마트 폰 화면을 벗어나 자신의 감수성을 담아낸 색깔로 그림을 채우는 데 온 정신을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2. 『비밀의 정원 』저자, 일러스트레이터 조해너 배스포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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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페이스북 페이지, 조해너 배스포드가 작업 중인 작품]



조해너 배스포드는 작가가 사는 스코틀랜드 시골집 주변의 꽃과 나무와 벌레, 동물을 손으로 직접 정교하게 그려내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픽셀보다 펜을 선호한다고 한다.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특징을 무기로, 그녀는 DKNY, H&M, 나이키, 앱솔루트, 크랩트리앤에블린, 퀸즈베리헌트 등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어른들의 컬러링 북 열풍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비밀의 정원』은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 등 13개국에서 출간되었다.  (『비밀의 정원』책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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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 책 본문 중에서]


3. 문화 소통의 한 방식으로써의 『비밀의 정원』

작은 디지털 화면에서 벗어나 색을 칠하는 동안 온갖 걱정과 스트레스는 잊게 해준다는 이 『비밀의 정원』의 세계에 나 또한 발을 들이게 됐다. 비록 아직 학생인지라 수십 색의 색연필을 준비하지는 못했지만, 서른여섯 색의 색연필과함께 기대를 가득 안고 책을 구입했다. 

종이 한 쪽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의 그림을 보면서 막막한 마음이 먼저 들긴 했지만, 한 부분, 한 부분을 채워나가면서 점점 더 진지하게 그림을 대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인스타그램에 그림의 진행 과정을 올렸고, '비밀의 정원' 태그를 통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그림을 완성 시켰는지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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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인스타그램 페이지]



다양한 사람들의 각자 다른 감성이 담긴 다양한 그림을 보면서 독자가 능동적으로 작가의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보통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작품에 대해 처음 떠오른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꽤 많다. 나 또한 처음에 현대미술에 대해 배울 때, 난해한 구조물을 보면서 어떤 말을 꺼내야할 지 어렵고 막막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영화를 보거나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는 것도 좋지만 대중이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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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페이스북에 게시된, 각국의 팬들이 보내온 그림들]



『비밀의 정원』은 신선한 작가와 독자의 소통 방식으로 다가온다. 조해너 배스포드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각기 다른 나라의 독자가 보내온 그림을 올리고 있다. 그녀의 그림이 독자의 손에 들어온 순간, 그 작품은 그녀만의 것이 아니게 된다. 독자가 직접 예술가가 되어, 또 다른 손길을 거쳐 완성된 작품을 다시 원작 작가에게 뜻깊은 선물로 보내는 것이다. 그녀 또한 다양한 사람들의 손길을 거쳐 새롭게 탄생한 작품을 보면서, 기쁜 마음으로 그 작품들을 게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SNS를 통해, 작가와 독자의 새로운 소통방식을 만들어낸 이 『비밀의 정원』과 같은 사례가 더 많아진다면, 우리의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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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슬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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