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남 춤으로 올곧게 모아내고 쌓아올린 온(蘊)의 춤판! - [온(蘊)]

글 입력 2015.01.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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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춤으로 올곧게 모아내고 쌓아올린 온(蘊)의 춤판!  - [온(蘊)]


온 (2015.01.15) 포스터.jpg

2015.1.22 (목)에 [온(蘊)]을 보러 창덕궁 소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종로 3가역에서 내려서 소극장으로 가는 길이 가깝진 않더라구요.ㅋㅋ
창덕궁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다보니 어떤 건물 앞에 표지판이 있어서 
간신히 찾았어요ㅋㅋㅋ 길치의 비애... 흑..



아무튼 소극장 이름이 창덕궁이라서 그런지 입구도 이렇게 전통적인 스타일로
되어있더라구요.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박경랑 선생님도 실제로 뵜는데
사진보다 훨씬 인상도 좋으시고 고우시더라구요. 역시 무용하시는 분들은 예쁘신 것 같아요.^^



20150122_190624.jpg


특이하게도 창덕궁 소극장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구조였어요.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는데, 역시 전통공연 하는 곳이라 좌식으로 만들어놓은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공연보기에는 조금 불편해보였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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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사회자님의 소개가 끝나고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는데요. 

첫 무대는 영남승무였습니다.
최은숙 선생님이 하얀 고깔을 쓰고 스르륵 등장하셨는데 존재감이 엄청났답니다.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라는 조지훈 시인의 승무의 한 구절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너무 아름다웠는데요.
대북을 치면서 또 한 번 분위기가 반전이 되고 대북을 칠 때마다 세속적 번뇌를 
종교적으로 승화하려는 것처럼 보였답니다. 


두번 째, 영남교방 살풀이는 원래는 하얗고 긴 천을 가지고 해야하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춤을 추신 유안나 선생님의 친오빠분이 최근에 돌아가셨다고 해서 
좋은 곳으로 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에 무지개천과 지전을 가지고 공연을 하셨답니다. 
한 동작 한 동작 하실 때마다 오빠분을 생각하시는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아서 
굉장히 엄숙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두편의 춤이 끝나고 갑자기 장구를 하시는 분이 
옷을 갈아입고 무대 중앙으로 장구를 가지고 나오셨는데요,
멜로디도 없는 장구를 가지고 독주 무대를 한다고 하시기에 정말 놀랐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놀람도 잠시, 오직 장구하나만으로 리듬을 만들고 줄을 죄어서 
더 높은 음을 만들고 관객분들을 아주 쥐락펴락하시더라구요. 
그런 흥겨운 리듬과 함께 관객분들이 내주시는 추임새에 저도 모르게 공연에 푹 빠졌답니다~ 



세번 째, 영남선비춤이 시작되고 백재화 선생님이 등장하시자마자 감탄이 쏟아져나왔는데요.
분명 여자분이신데 어떻게 선비 복장이 저리도 잘 어울리시는지 저도 한번 입어보고 싶었어요 ㅋㅋ 
발은 굉장히 가볍게 움직이시면서도 팔은 쫙쫙 펼치시고 완전 여유로움의 극치라고 할까요? 
개인적으로 이번 공연에서 제일 멋있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 공연이었던 영남교방청춤은 등장할 때부터 남달랐습니다.
선비춤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뒤에서 아리따운 여성분이 
나오시길래 저는 카메오인줄 알았어요ㅋㅋ
그래서 '오~ 선비춤 좀 스토리가 있나?' 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조금 추시더니 
선비님이 퇴장하시더라고요... 아쉽아쉽 ... 그리고 인사를 하고 시작한 것이 바로 영남교방청춤!!!

그저 살짝살짝 어깨와 발만 흔든 것 뿐인데, 
살랑살랑 꽃잎이 움직이는 것 마냥 너무 아름다웠답니다.
한복과 몸의 곡선이 어울려지면서 어찌도 저리 우아하신지.. 


그런데 인사 할 때 제 옆에 앉아계신 여자분께서 '뉘집 기생인지 참 못생겼네' 이러셔서 
굉장히 놀랐는데요. 나중에 공연끝나고 보니까 그 분이 영남교방청춤 추신 성예진 선생님의
어머니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렇게 장난치신거구나 하고 의아함이 풀렸답니다.
나름 재밌는 에피소드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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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통공연을 찾아서 보는 것은 처음이라 지루하진 않을 지, 어색하진 않을 지 
설렘 반 걱정 반으로 공연장을 찾았는데요. 그런 걱정은 하나도 할 필요가 없었어요.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몸짓과 악사분들이 만드는 흥겨운 음악 그리고 관객분들의 추임새가 
온전히 하나가 되어 소극장을 후끈 달궈놨답니다. 


또한 공연의 제목처럼 마음으로 모아내고 쌓아올렸다는 말이 이해가 됬는데요.
이렇게 섬세한 몸짓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연습을 많이 하셨을까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오랜 기간 흘린 땀이 쌓아 올려진 춤이라고 생각이 들어
더욱 의미있던 공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ㅎㅎ


제가 한 번 공연을 보고 나니까 많은 젊은 분들께 전통공연을 많이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어요! 
전혀 부담감 가지실 필요도 없고 한번 보면 푹 빠지실거라고 확신이 듭니다~!
많은 젊은 분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전통공연이 계속 발전하지 않을까요?^^
 



[박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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