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킹스맨. 유쾌한 스파이 영화의 귀환 [시각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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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내 머릿속에 맴돌던 단어 멋. 한 해 동안 유행했던 문장 멋이란게 폭발한다 의 영화화. 이 영화는허세와 멋 개그와 풍자 그 중간 지점에 딱 서있다. SNS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감성과 허세의 한 끗차이를 건드리지 않은 포스팅을 보는 듯 했다. 뇌를 터트리는 장면에서도 뇌수와 피 폭발이 아닌 귀여운원자폭탄 불꽃의 향현 과 리드미컬한 노래로 대체된다. 그렇게 많은 뇌들이 많이 터지고 주인공은 굉장한멋을 부리며 세상을 구한다. 항상 액션물을 볼 때 내 자신이 견디기 힘들었던 건 주인공이 세상을 구할걸알면서도 항상 5초 카운트 다운할 때는 죽을 것 같은 초조함을 느낀다는 것. 농락당하는 기분인데 이 영화는 대놓고 잔망잔망 거린다.
하지만 그냥 웃긴 영화라고 넘어가기엔 살짝 소름 돋으며 뒷통수가 따가워 지는 플롯이 있다. 바로 발렌타인의(악역) 인종청소계획. 게이, 창녀, 낙태,등등 자신들이 거부하는 사람들은 모두 지옥에 갈 거라고 외치던 교회 안은 발렌타인(악당)의 스위치 하나에 산 지옥으로 변한다. 말 그래도 산 사람들이 지옥을 만드는 산지옥. 인간의 뇌에 충동스위치를 키고 억제 스위치를 끈 것 뿐인데... 심리학 수업 때 종종 보여줬던 주사 맞은 쥐라던가, 무슨 뇌 중추에 문제가 생긴 쥐들이 생각났다. 그 장면에서 나는서로를 먹고 먹는 실험용 쥐의 인간화를 봤다.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아주 쉽게 쥐들을 가둬놓고 서로를먹게 했다. 그래서 더 무섭다. 그들이 꿈꾸는 인종청소도이렇게 쉽게 버튼 하나로 성공할까봐. 아이러니 한 건 발렌타인은 피를 한 방울도 못 보는 지구평화자라는 것이다. 세상을 둘러보자. 내 주변을 쓱 봐서 가장착한 사람을 한번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들이 인종청소파티 하는 것을 한번 상상해보자. 살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 대의를 위해서는 희생이 불가피하다. 라고 믿는 사람일 수 도 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
감독의 전작들인 킥애스 시리즈 특유의 유쾌함과 스파이 영화의 긴장감을 둘 다 놓치지 않은 영화였다.
[서수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