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상처로부터 왜곡된 언어를 바로잡기 위한 기억속의 여행- [시에나, 안녕 시에나]

글 입력 2015.03.1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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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나 안녕 시에나 포스터.jpg


기간: 3월 4일 ~ 3월 27일 평일 8시, 주말 4시/ 7시 , 월요일 공연 없음

장소: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제작: 창작집단 빛과돌

후원: 대산문화재단 

할인정보: 조기예매 50% 할인/ 연극 [완벽한 관계] 티켓 소지시 40% 헐인
학생 40% 할인/ 예술인 40% 할인/ 국가유공자 및 장애우 5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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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기획 이범훈 ( 010 - 2961 - 2722 )
      lightnstone20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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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놉시스 >

천둥 번개가 무섭게 내리치는 장마철의 어느 밤, 아빠와 엄마와 아이가 있는 평범한 가정집에 낯선 손님이 방문한다. 
묘한 분위기의 이 손님은 유독 그 집의 아이를 경계하고 또 주시한다. 
손님의 이름은 시에나. 국적불명, 나이불명, 직업불명, 정체불명. 
심지어 실수로 품 안에서 떨어뜨린 소지품은 용도불명의 날카로운 칼 한 자루이다. 
밤은 더욱 깊어지고 어디선가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환경 운동가인 아빠와 엄마는 이 전화를 받자마자 외출 준비를 하고, 
손님은 엄마에게 자신이 아이를 재우고 돌아가겠다는 황당한 제안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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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20150308_185607.jpg



<시에나, 안녕 시에나>는 처음에 프리뷰를 쓰면서도 포스터가 너무 
음산해서 뭔가 영화 [장화, 홍련]과 같은 가족괴담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었다. 무표정인 아빠와 피곤해보이는 엄마 그리고 무표정의 아이가 
소름끼치게 웃는 이 연극의 포스터는 내가 스크롤을 얼른 내리게 만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는 가족 괴담이 
아니라 한 개인의 마음 속에 있는 괴물, 즉 언어를 갖지 못한 감정이
현실에 발현했을 때,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처절하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 연극이었다. 어린 시절에 시에나가 겪었던 외로움, 무서움 등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어른이 된 후에도 벗어날 수 없었던 그 날의 
상처를 토해내는 것 같았던 그 배우의 연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아이들은 참 무섭다. 어른들은 다 잊어버린 어떤 특정한 사건을 아이들은
어렸을 때인데도 나중에 커서 전부 기억을 한다. 그만큼 아이들의 기억력은 
좀 더 예민하고, 날카롭다. 그런데 어린 시절에 받았던 상처는 오죽할까.
그 상처가 제대로 치료가 안되고 아무도 보듬어주지 않을 때 그 상처는 
시에나처럼 왜곡이 되는 것 같다. 시에나는 자신의 감정의 주체가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사는 어떤 괴물이라고 생각해서 그 괴물이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없도록 만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감정이 무엇인지도
말할 수 없었다. 그저 혼자 있는게 싫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인데 무엇이라고 
말해야 하는지도 몰라서 표현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점점 더 상처는 왜곡이 
되고 악순환은 계속 되었다.



하지만, 상처를 진실로 마주하게 되고, 그 날의 상처에 대해 부모님과 대면하고
용기있게 말을 꺼냈을 때, 상처는 치료할 수 있는 기미를 보였다.
그 감정이 외로움이란 것을 알게 되고 그 당시 자신이 얼마나 무서웠고, 외로웠는지
몸에 힘이 쭉빠질 정도로 모든 감정을 쏟아내어 털어놓았던 시에나의 모습은 
너무나도 안쓰럽고 금방이라도 픽 쓰러질 것 만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모아놓았던 상처와 눈물이 싹 씻겨내려가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굉장히 딱딱한 분위기와 어려운 대사때문에 이 연극이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언어를 갖지못한 감정은 마음 속 괴물의 먹이가 된다'라는 대사만 들어도
느낌이 예술성이 확 느껴지는 .. 그런 느낌이랄까.. 어렵다.. 라는 느낌..



하지만 연극이 절정에 다다를 수록 내 나름대로 
'언어를 갖지 못한 감정은 괴물의 먹이가 되고 그 괴물은 점점 커진다'는 표현은
표현하지 못한 상처는 혼자 마음속에 쌓아두고 있기 때문에
마음 속에서 점점 과장되고, 왜곡되어 간다'라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마음 속에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산다. 
커다란 상처라도 그 당시에 주변 사람과 감정을 나누고 털어버리면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그 상처는 낫게 될 테지만, 
작은 상처라도 표현하지 못한 상처는 점점 더 곪아버리고
커지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말하는 일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표현하지 못한 상처입은 감정이 마음속에 있는 괴물에게 먹이가 되어
그 상처를 점점 커지게 만든다면 차라리 속 시원히 털어놓고 훌훌 떠나보내는 것이 어떨까.
마음 속의 감정에 대해서 얘기한 작품이라 감정소모가 꽤 되는 작품이었지만
굉장히 의미있었던 연극이었다. 
[박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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