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홀, Annie hall 누군가의 찌질 하지만 현실적인 연애.

글 입력 2015.03.2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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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홀, Annie hall 누군가의 찌질 하지만 현실적인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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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계속해서 자아성찰적인 소통을 한다. 극 주인공 자신이 어떠한 곤경에 빠지거나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부딪쳤을 때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영화 보는 것을 잠시 멈추고 이 문제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자 라는 식으로. 영화 속 에서도 길가는 사람이나 아무나 붙잡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처럼. 당신의 연애도 나의 연애처럼 찌질 합니까?. 나는 집착하는 게 아니에요 사랑이에요 사랑해봤으면 절 이해하겠죠. 마치 찌질 한 연애를 하는 친구가 나에게 이해를 원하는 것처럼.

그렇게 관객과 함께 연애론 을 그려간다.

애니홀의 연애는 다른 영화 속 연인들과는 다르게 지극히 현실적인 두 명의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스토리다. 심리적으로 연약한 둘이 만나서 서로를 치유해주다 포기하다 그렇게 성장해 나간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들은, 서로의 과거 기억에 들어가 보는 장면들. 그들은 보통의 연애 처럼 서로의 과거에 조심스럽게 초대받아서 들여다 본다. 서로 전 연애를 들먹이지만 절대로 공격적이지 않고 웃으며 대화를 이어간다. 그때 상대방이 누굴 만났는지 보다 상대방의 어린 기억을 함께 회상하고 추억하는 것. 질투보다 이해가 앞서야 가능한 서로 삶에 한발 더 들이기. 그런 그들의 위기는 지구의 멸망이나 누군가의 외도가 아닌, 각자의 본래 문제에서 비롯된다.

끔찍한 삶에 서로 밖에 없을 줄 알았는데. 그런데 한 명이 세상은 그렇게 까지 끔찍하지 않은 것을 깨달아 버렸다. 둘 중 한 명이 떠나갈 준비가 완료 되었을 때 남은 한 사람은 말 그대로 반쯤 미친 찌질이가 되 버린다. 반쯤 미친 것 처럼 사랑인지 집착인지 그저 다시 또 이 지옥 같은 삶에 혼자 남겨졌다는 사실을 못 받아 드리는지.

이 영화의 사실주의적 요소가 극대화되어 나타나는 것은 마지막 부분이다. 남자 주인공은 자신이 원하는 결말을 예술로 승화시켜 나타낸다. 현실은 그저 추억으로 남은 사랑.

영화, 연극은 현실이랑은 다르게 관객들을 위해, 감독 자신을 위해 펄펙션을 그릴 때가 많다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는 것 같다. 현실은 그보다 조금 더 인간적이고 힘드니까. 대부분 사람들은 마지막 연극부분에서처럼 서로를 한번에 이해하고 따라가고 사랑해 라는 말로 모든 게 해결되는 인생을 살지 않는다. 우린 데이트 신청, 서로의 심리적 문제를 이해하는 것, 인연을 마감하는 일 조차 한번에 해결 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비관주의인 주인공처럼 끔찍한 부류가 아니어서 다행인 비참한 우리는, 행복한 결말은 영화에서 밖에 볼 수 없는 사람일 수 도 있다.

[서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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