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대하여, 영화 - 어바웃 타임 [시간예술]

글 입력 2015.04.2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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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어느 날 남자친구 입대 일주일 전을 앞두고 이 영화를 함께 극장에서 보았었다. 얼마 안남은 시간을 초조해하고, 또 닥쳐진 2년이라는 시간이 두려웠던 나름 꽤 시간에 민감했던 시기였다. 크레딧이 내려가고 그 해에 봤던 영화 중 최고라며 극장을 나섰고, 영화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짤막하게 나누기도 했었다. 그 영화를 그 애랑 같이 봐서 더 좋았었던 것 같았다.

그로부터 1년 4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이 영화를 다시 봤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긴다면 어떨까? 초능력을 다룬 대부분의 영화들이 그래왔듯 세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또는 구할까? 이기적이지만 세상 말고 나부터 구하고 싶지 않을까? 당장 내 경우를 생각해도 시간을 되돌려 학점부터 구제할 것 같다. 제발.. 당장은 그 정도만 바란다.

 

주인공 ‘팀’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에게 가문의 남자들만 성인이 된 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능력에 대해 듣게 된다. 물론 믿지 않았지만 진짜였다. 영화는 그렇게 시작하면서 내용이 나아가는데, 팀 역시 보통의 우리들처럼 이 능력을 여자친구를 만드는 다소 소박한 것에 이용하겠다고 한다.

 

영화의 줄거리를 두 부분으로 나누자면 팀의 처음 목표인 여자친구를 만드는 과정과 그리고 가족이 된 후 우리와 같은 일반적인 삶의 모습이다.

 

능력을 알게 된 얼마 후 팀은 집으로 놀러온 동생 남자친구의 사촌동생인 ‘샤롯’ 에게 반한다.

능력을 이용해 나름 노력을 하지만 동서를 막론하고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 것인가 보다. 두 달의 시간은 그렇게 지나고, 샤롯은 떠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순간을 바꿔서 전체를 바꿀 수도 없었고, 옷 위의 얼룩을 지우듯 정말 그 작은 순간만을 바꿀 수 도 없었다.


이번에 팀은 런던에서 우연찮게 ‘메리’를 만난다. 팀은 이 인연을 놓치기 싫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능력으로 인해 그녀와의 만남자체가 없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샤롯’ 때와 달리 엄청난 노력을 한다. 능력만 이용한 것이 아니다. 시간을 돌리는 것뿐만이 아닌  그녀를 위해 막연하게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바보같고 로맨틱한 행동이었다.

 

후반부, 사랑을 찾고, 가정을 꾸리게 된 팀은 평범하게 살아간다. 일을 하고, 지치고. 모두의 삶이 그렇듯 그렇게 지낸다. 동생, 아버지에게 능력을 사용할 만한 걱정스러운 일이 생기지만 그 나름대로 담담하게 풀어간다. 적응한다는 말이 더 맞겠다. 팀은 능력에 회의를 느끼기도 하고 더 이상 예전처럼 능력으로 무던히 현재를 바꾸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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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큰 역할을 한다. 능력을 처음 가르쳐주기도 했고, 능력의 맹점,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 등 능력으로 하여금 팀을 성숙하게 만들어주며 더욱 서로를 사랑하게 했다. 아버지의 담담하면서 능청스러운 말과 행동이 때론 뭉클하게 다가올 때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팀의 초능력 사용은 줄어든다. 스포(?)를 하자면 팀은 마지막에 능력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도 한다. 그의 말대로 인생자체가 시간여행이며, 최선을 다해 이 순간을 만끽해야 한다. 라는 것이다. ‘현재를 즐기고, 충실하라’ 라는 카르페디엠적인 교훈이 담겨있는 듯하다.

 

설명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지만 영화를 보면 나오는 모든 인물 한명 한명 꼼꼼히 챙기는 영화다. 어느 하나 일시적으로 소모되는 경우가 없었다. 모두들 끝까지 나오고, 자리를 지켰다. 모두가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로 보였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가장 기쁜 순간과 가장 슬픈 순간에, 그때의 감정을 보는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흔히들 보이는 영화적인 장치들로 감정을 일부러 극대화시키지 않았다. 자극적인 눈물과 웃음이 없었다. 그것에 있어서 역시 음악이 큰 역할이었다. 어떤 상황이든 적절하게 흐르는 담담한 음악은 더 뭉클하게 하기도, 미소 짓게 하며 오히려 더 큰 여운을 남겼다.  

 

제목대로 시간에 대한 영화이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나는 앞에 괄호가 생략되어있는 것 같았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중한‘이라는.



[강정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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