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영화로 보는 심리학③-「토토의 천국」[시각예술]

글 입력 2015.05.03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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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심리학③

질투는 나의 힘?

-「토토의 천국 (Toto The Hero)」(1991)



전교 2등, 무서운 이야기에 흔히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이다. 전교 2등은 전교 1등이 너무나 부러운 나머지 1등에게 해를 끼치는 내용이 주로 등장한다. 질투라는 소재를 담은 이야기가 공포담의 패턴이 될 정도로 질투하는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스스로에게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오늘 다룰 영화는 「토토의 천국 (Toto The Hero)」(1991)이다. 주인공 토마스의 유년 시절부터 죽기 전까지의 모습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토마스는 옆집 아이였던 알프레드를 질투한다. 노인이 되어서까지도 “알프레드는 내가 죽일 거야”라 말하고, 그 다짐을 실현하기 위해 양로원을 탈출하여 알프레드를 찾아갈 정도로 토마스가 느끼는 알프레드에 대한 증오심은 깊다. 토마스가 느끼는 질투심은 연민을 일으킨다. 더불어, 물론 「토토의 천국」에서 주목할 점이 그 질투심에만 있는 것은 아님에도 어쩐지 백설공주의 계모를 떠오르게도 한다. 토마스와 백설공주의 왕비는 어떤 점에서 닮았는가? 둘을 비교하며 질투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속담 중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다. 남이 잘되는 것을 질투하고 시기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의미하는 바는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저 문장을 좀 더 찬찬히 뜯어볼 필요가 있다. 땅을 산 주체는 누구인가? 바로 사촌이다. 사돈의 팔촌도 아니고, 존경받는 어느 학자도 아닌 사촌을 대상으로 설정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 보인다. 우리는 스스로 완전히 동떨어진 사람보다는 자신과 거리적, 심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자신보다 약간 낫거나 비슷한 수준에 있는 사람에게 질투를 느낀다. 「토토의 천국」의 토마스나 백설공주의 왕비도 마찬가지이다. 토마스는 알프레드와 같은 날 태어난 동급생이고, 백설공주는 왕비의 수양딸이다. 토마스와 알프레드는 같은 날 태어났으나, 집안 환경, 성장 환경 등이 완전히 다르다. 알프레드는 토마스에 비해 부유하고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왕비와 백설공주는 (양)모녀 관계로 가까운 관계이다. 다만 거울에 따르면 백설공주가 살짝 더 예쁘다. 서로 어느 정도 유사하거나, 가까운 관계에 있다는 점은 그들의 질투심을 야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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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인물의 질투심이 극대화되는 계기에 주목해보자면, 토마스의 경우는 사랑하는 누나가 알프레드와 친하게 지냈을 때이고, 왕비의 경우는 백설공주를 죽였다던 사냥꾼의 거짓말이 탄로 났을 때이다. 협력자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배신하자 그들의 질투의 대상에 대한 증오심이 극대화된다. 토마스와 그의 누나인 앨리스는 어머니가 집을 비웠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고 지낸다. 그러나 앨리스가 알프레드와 가까워지면서 그 비밀은 지켜지지 않는다. 비밀을 지키지 않았다는 배신감, 그리고 사랑하는 누나가 자신의 인생을 훔친 당사자와 즐겁게 지냈다는 것에 대한 분노는 토마스의 질투를 야기하고 누나에게 알프레드의 집에 불을 지르라며 화를 내기에 이른다. 왕비 역시 공모자였던 사냥꾼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것을 깨닫자 분노하며 자신이 직접 공주를 죽이기로 마음먹고 마녀가 되기에 이른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듯 주변인의 동조는 그들의 괴로움을 더욱 심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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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질투는 생각에 그치지 않고 행위로써 나타난다. 두 인물 모두 상대에 대해 증오를 하고 상대를 살인하려는 의지를 가지기야 했지만 토마스의 경우 이러한 적대감에서 더 나아간다. 알프레드와 자신을 동일시한 것이다. 토마스는 자신의 인생이 병원의 사고로 인해 알프레드와 바뀌었다고 여긴다. 계속해서 알프레드는 자신이 죽여야 한다고 혼잣말하던 토마스는 결국 자신을 알프레드로 위장하고 일부러 알프레드를 죽이려는 암살자들 눈에 띄어 총살당한다. 죽는 순간만큼은 알프레드로 남고자 한 것이라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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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인물은 질투로 물들은 삶을 살았다. 그들은 자신으로 살기보단 다른 존재를 갈망하며 채울 수 없는 공허감과 괴로움을 느끼며 살아갔다. 그러나 동시에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말이 있듯, 그들에게 질투란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제일 예뻐야 한다는, 자신이 알프레드라는 정체성을 제공하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다소 비정상적이었기에 그 이후의 행보 역시 비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건강한 질투가 존재할 수 있는가? 두 작품을 보며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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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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