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간의 자연관과 문화 예술에 대한 고찰 [문화 전반]

글 입력 2015.05.24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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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문화예술의 측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자연관은 사실 문화 그 자체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그보다 문화 자체를 형성하기도 한다. 특히 서구의 이성중심주의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데카르트는 서구의 세계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학문 등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 학자이다.

 

dadd.jpg▲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 프랑스의 철학자, 수학자, 물리학자, 생리학자이다. 서구 이성중심주의의 핵심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방법서설이 있다. (사진 출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75&contents_id=2383)

  어느 한 시대의 세계상이 그 시대의 문화와 예술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통념이라고 할 수 있다. 데카르트와 같이 서양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라면 그 당시의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큰 방점을 두어야 할 학자 중 한 명이다. 데카르트의 사상에 대해 알아보며 예술을 보는 안목을 넓혀보는 것 또한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데카르트에 따르면 세상에는 크게 두 가지 실체가 있다. 무한실체와 유한실체가 그것인데 무한실체란 신을 지칭하고 유한실체란 정신과 육체이다. 과거의 신은 인간의 생활 속에 있는 존재였으나 데카르트의 사상에 따르면 무한실체인 신은 더 이상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서 신이란 인간 세계에 일정 법칙을 부여한 후 더 이상 이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닌 초월적인 존재가 되었다. 즉 이 과정에서 인간의 자연파괴에 대한 양심의 가책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과거 토테미즘, 애니미즘 시대와 같이 지구상에 있는 사물과 같은 것에 신이 있다고 믿는 동안은 자연 파괴는 즉 신 파괴와 같은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신이 등장한 후, 과거와 달리 인간의 자연파괴는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었다.

 

  유한실체인 정신과 물질의 관계는 어떠한가? 정신과 물질은 인간으로 따지자면 인간의 정신과 육체이며 육체에서 발생하는 욕망, 정념 등은 확실하게 인간의 사고하는 정신과 구별되었다. 우리가 흔히 알듯이 데카르트는 육체보다 정신을 우위에 두었으며 바로 이러한 사상이 그의 저서 방법 서설에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표현된다. 그에게 있어서 인간의 육체에서 발생한 욕망은 인간의 냉철한 이성적 사고를 통해 통제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심신이원론자로 평가된다. 이는 르네상스의 시대적 맥락과 일치하는데 낭만주의, 바로크 시대의 감정적 폭발보다는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사고를 내포한 예술이 유행하며 데카르트 철학의 맥락을 이어간다.

 

ad.png▲ 코기토 에르고 숨,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말이며 이성적 사고에 대한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말이다. (사진 출처- http://galleryhip.com/cogito-ergo-sum-descartes.html)

  실제로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은 데카르트의 논리와 타협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사건 중 하나로 선 원근법의 개발이 있다. 이는 엄격한 소실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방법으로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며 이러한 선 원근법의 개발은 인간의 예술 역사에 있어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준다. 르네상스 이후 매너리즘, 즉 마니에리스모 시대에 접어들어서 선 원근법을 무시한 작품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asdasdasdasd.jpg▲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저서 '측량법'에 등장하는 삽화, (1525), 알베르티의 작도원리를 실험하는 장면, 원근법의 탄생에 큰 기여를 한 알베르티의 저서에 등장하는 그림이며 르네상스 선 원근법의 탄생 과정을 볼 수 있다. (사진 출처-https://pavlopoulos.wordpress.com/tag/linear-perspective/)

  정신이 물질에 우선한다면 자연 또한 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데카르트의 논리의 연장선에서 자연이란 인간에 의한 지배, 파괴가 가능한 것들이었다. 과거 자연이 나름대로의 기능과 목적이 있다는 목적론적 자연관이 도구로 쓰일 수 있는 기계론적 자연관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렇듯 과거 자연을 숭배하던 인간의 모습은 이성에 의해 지배가 가능한 것이 되어버렸고 이후 역사적으로 데카르트의 논리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데카르트의 논리들은 많은 학자들에게 비판을 받았으며 기계론적 자연관 역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데카르트의 자연에 대한 논리와 그의 사상이 비판되는 양측의 논리들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해 우리가 현재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할 수 있다.

 

 

 

 

 

참고 자료:

 

박삼열(2010), 데카르트 실체 개념의 문제점과 후대 합리론자들의 해결방안, 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 논문집, 철학논집, 20

[김겨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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