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마주하며 [문화공간]

글 입력 2015.07.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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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 유로존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었던 단 하나의 ‘담대함’

수많은 유럽 국가들이 부딪혔던 유로존 사태 속에서, 영국은 오히려 제 1의 문화국가로 급부상하며 창조산업의 꼭대기에 올라섰다. 모두가 단순한 경제적 이익과 정치적 세력다툼을 논할 때, 그들은 ‘문화예술’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앞장세워 담대한 도전을 한 것이다. 먼저, 문화적인 가치를 온전히 되살려 공공미술 거점으로 거듭나겠다는 도시의 다짐은 화력 발전소가 위 사진 속 테이트모던으로 재탄생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물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이 “화력 발전소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는 리모델링은 경제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내놓았지만, 그들은 “비록 공간을 바꾸는 속도가 늦더라도 역사적으로 길이 남아 장기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결과를 쌓아가겠다”라고 말하며 결코 멈추지 않았다. 연이어 리버풀 스트리트 역은 젊은 문화의 해방구 ‘브릭 레인’으로 바뀌었고, 밀레니엄 브릿지는 부촌인 센트럴 런던과 낙후된 서더크를 연결하며 지역개발의 효과까지 창출해내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문화, 환경, 산업, 경제를 모두 융합시킨 영국은 결국 비판을 넘어서고 창조산업의 정의에 걸맞은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 : ‘후츠파’를 통한 위험감수, 저돌성, 그리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도전

  이스라엘에서는 하루에도 몇 천 개의 기업이 생겨나고 그만큼의 기업이 사라진다. 단기적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손실이지만 이스라엘인들은 그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러한 사이클의 반복을 통해 현재는 창조산업의 새로운 획을 그은 나라라는 평을 듣게 되었다. 그들에게 도전은 결코 ‘도전’으로만 남지 않는다. 셀 수 없는 신생기업들의 실패는 결국 한 분야의 베이스를 탄탄하게 하여 국가적인 자양분이 되었던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나라,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은 2015년 우리나라의 예술행정 및 창조산업계가 집중해야할 부분임에 틀림없다.

 
후츠파 - 이스라엘인 특유의 도전정신을 이르는 말로, 이스라엘 창업정신의 근원으로 여겨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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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국 :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불시착한 우주선으로만 남을 것인가

  얼마 전 한 잡지에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서울에 불시착한 우주선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읽었다. ‘국민의 혈세를 과하게 낭비했다‘, ‘주변환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등의 비판에 결국 자하 하디드는 이러한 인식이 건축가의 잘못이 아님을 강조하며 한국을 떠나기도 했다. 사실, 그녀의 말처럼 이 세계 최고의 비정형 건축물은 건축가의 잘못이 아닌 선물이었다.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사실이 문제일 뿐 그녀는 건축가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시민들에게 단순한 행정제도 중 하나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우리나라와 외국의 관점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2004년의 ‘팔머 연구’에 따르면 위에서 언급된 변화 덕분에 런던은 문화예술의 도시 이미지를 형성하여 관광산업의 활성화는 물론, 서비스업 등에서의 수입 증대를 통해 도시경제를 활발히 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결과까지 얻었다.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 또한 높아져 그들이 이룬 문화적 발전은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창구로써의 또 다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높이 나는 새가 되어 보다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은 영국과 이스라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후츠파가 접목된 문화예술계에서의 발전, 이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행정의 기반이 마련된다면 우리나라 또한 아시아 창조산업의 새로운 포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국가들이 창조산업의 중요성을 깨달은 지금, 우리나라만의 문화적 상황에 맞춰 그 확장가능성을 무한히 펼칠 수 있는 '문화예술' 키워드야말로 이에 발맞추어 나아갈 디딤돌이 아닐까.



[전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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