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자비에 돌란, 영랑함과 삶을 긍정하는 힘 [문화 전반]

최연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천재감독'
글 입력 2015.07.2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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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  '아이킬드마이마더'  '탐앳더팜'  '하트비트'  '로렌스 애니웨이'.
작년에 열풍을 일으켰던 캐나다의 젊은 감독
'자비에 돌란'의 필모그래피를 근근히 뒤쫓다 이제야 다 보게 되었다.

필모 정복 기념으로~! 
영화에 대한 나의 대략적인 스케치를 특히 '마미'와 '아이 킬드 마이 마더'에 주목하며
자유롭게 끄적여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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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 돌란

캐나다 퀘백권의 영화배우이자 감독으로 '마미'(2014)를 통해
최연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천재감독으로 인정받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자기만의 영화 사단을 이끄는 독보적인 존재감은 
감독과 배우 각각의 위치에서 갖는 역량으로 표현된다.



1.


'엄마와 아들'은 그의 영화에서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모티브일 것이다. 
십대 혹은 성인 연령의 아들들이 갖는 엄마에 대한 감정.
엄마를 향해 애증과 치기를 마구잡이로 분출시키는 감정은
부모와 자식 관계가 갖는 영원한 굴레, 그리고 '성장'의 증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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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미' 


돌란의 영화에서는 대체로 '엄마'로 대표되는 한부모 가정이 등장한다.
엄마가 부모의 대표일지라도 아빠의 역활을 대체하지 않는다.
'아이 킬드 마이 마더'에서 묘사되는 기피하고 싶어지는 엄마의 습관과 취향.
자식에게 감정을 발산하며 속풀이를 하는 모습, 눈물을 보이고 무너진 모습이 쉽게 드러나는 엄마. 
'감정적'이지만 자식을 위해 감정을 감당해내고 포용하려는 엄마 등등. 
부모의 존재는 오로지 이러한 '엄마'로서의 존재감만으로 채워진다.


하지만 엄마가 행한 선택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마미'의 결말부에서 디안(엄마)은 결국 스티브를 청소년 보호시설에 다시 수감시키게 된다.
홀몸하나 건재하기 힘든 현실에서 부모는 이기적이고 무력한 존재가 된다.
이러한 서투름은 어쩌면 우리 현실에 강요되어왔던 절대적인 모성의 요구를 깨트리듯, 
약하고 무력한 부모의 존재를 비추듯이 보여진다. 
하지만 그러한 역설 속에서 '마미'의 존재, 모성의 위대함이 드러난다.
자식의 고통에 아파하고 동시에 비정한 디안의 모습, 
내면의 상처를 안고있음에도 스티브의 교육과 책임을 지키고자 한 카일라의 모성.
이러한 서투름 속에서도 여과없이 드러나는 사랑의 형태에 대하여
돌란 감독은 
엄마에 대한 이해와 긍정을 통해 포용과 사랑을 되돌려준다.


엄마와 아들이 서로에게 갖는 애증은 '성장'의 굴레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아들이 엄마에게 내지르는 감정은 독립과 성장의 징조인 동시에
 결핍에 따른 애정의 요청과 갈구이다.
반면 엄마는 아들과는 다르게 조건없는 애정을 주면서도
세대와 이해의 차이, 단절의 벽 앞에서 감정을 내지른다.
 서로의 불완전함에 따른 이탈과 결핍.
이러한 상황이 하나의 굴레 속에서 묶여지고 반복될 수 있는,
이를 통해 점차 성장으로 이행해갈 수 있는 원동력을 돌란 감독은 증명해보이고 있다.
자신의 엄마를 생각하며, 자전적 경험을 투영하여 만든 영화 속에서
 거친 사랑의 말들, 감정의 언어를 통해 엄마의 감정과
사랑에 대한 이해를 표현해낸 것은 이러한 성장의 증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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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지막 장면 중 스티브가 수감시설을 탈출하려는 장면


분노와 미움, 애정이 얼룩진 감정을 안고서 
엄마에게 향하는- '마미'
혹은 엄마로부터 떠나가는 장면- '아이 킬드 마이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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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아이 킬드 마이 마더' 중



2.


'마미'와 '아이 킬드 마이 마더'. 처음 두 편의 영화를 보면서 느낀 돌란 감독의 화법이 너무나 좋았다. 
그것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몰랑하고 영롱하며 즐거운 색채로 흐른다.

이야기를 내재하는 감각, 감각 속에 살아있는 이야기처럼 
인물,심리,서사와 감각이 이루는 혼연일체는 영화에 절대적인 생동감을 준다.




'마미'에서 모자간의 감정적이고 솔직한 소통이 갖는 양상은 곧 색채와 음파가 퍼지며 이루는 향연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토록의 애정과 집착을 가지면서도 미워하며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 강렬하다.
'아이 킬드 마이 마더'에서는 이러한 관계를 장면마다, 감정선에 집중하여 보여주었다면 
'마미'에서는 그들 사이의 고유한 언어가 돋보인다.

 엄마와 아들은 각각 감정의 덩어리들을 토해낸다. 
상호간에 대화를 하는 중임에도 그 감정들은 마치 개인이 자기 속에 내재한 감정들을 독백하는 것 같다. 
이러한 감정의 덩어리들은 관객들에게 폭력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스티브가 엄마에게 토해내는 거친 말들이 날카롭게 할퀴지 않는, 가장 뜨겁고 순수한 상태로서 다가온다.
마치 뜨겁고 맑은 숨이 퍼져오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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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무엇보다도 그의 영화는 삶에 냉소적이지 않아서 좋다. 
젊은 세대임에도 삶의 온기, 근본적인 힘을 긍정하는 힘을 지닌 것,
또한 이를 감정과 감각으로 전달하는 스타일은 동세대들에게 힘을 준다.

요즘 세대의 청년들처럼 현실에 억눌리고 냉소적이지 않다. 괜히 이성적인 멋을 부리지 않고 
지금의 순간을 가장 순수하고 솔직한 감정으로서 마주한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긍정과도 같다.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을 가득 맞아 머금듯이 말이다.

삶을 긍정하는 에너지는 청년들 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다. 
또한 돌란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청년기를 겪는 그 자신의 성장과정처럼 느껴진다.
엄마과 아들의 관계처럼 아주 일상적인 삶의 풍경에 주목하여 자기 삶과 주변을 작품으로 그림으로서 
그 자신이 성장하는 것 같다.

자비에 돌란이 천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영화의 힘을 어렵게 말로서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뜨거운 감정으로 느끼고 직관하게끔 하는 것에 있다. 
무엇보다도 솔직한 감정이 먼저 와닿는 것. 그의 영화 덕분에 내 감정의 온도도 몇도 상승했다.



4.

자비에 돌란 하면 영화에 삽입되는 음악이 빠질 수 없다.
그가 직접 선별한 곡리스트는
극의 전개와 인물의 심리를 이끄는 지표로서 영화의 탄력과 생동감을 구성한다. 
팝컬러 가요부터 샹송까지 다양한 장르에 걸쳐있다.



'마미' ost 



'하트비트'의 삽입곡
영화 내내 틈만 나면 나오는 곡인데다 중독성이 장난이 아니다.





출처


[최인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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