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감임박 앤디워홀 LIVE [시각예술]

뒤늦게 갔다 온 앤디워홀 LIVE전
글 입력 2015.09.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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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워홀 포스터.jpg
 

내리쬐는 햇살은 따뜻한데 불어오는 바람은 차가운 가을날, 차갑고 따뜻한 발걸음으로 앤디워홀전 티켓박스로 향했다. 인터넷으로 미리 표를 예매했는데도 티켓 박스에서 티켓을 끊어야 했다. 원래 15000원이지만 티몬에서 할인하여 오디오 까지 포함해서 13500원에 표를 구입했다. 표의 뒷면에는 숫자와 영문이 적혀져 있었는데, 오디오 앱을 깔아 폰으로 수식을 입력하니 앤디워홀 가이드가 다운로드 되었다.

M1 배움터 전신관으로 들어서서 화장실을 급히 찾았다. 지하철을 타고 오는 동안 많이 급했나보다. 그런데 이리 저리 둘러봐도 남자 화장실 밖에 없고 여자화장실은 없었다. 안내하는 분께 여쭈어보니 저~ 왼쪽 끝에 화장실이 있다고 했다. 터벅터벅 화장실로 향했다. 많은 앤디워홀들이 tv를 들고 포즈를 잡고 있었으며 그 옆에서 너도 나도 앤디워홀과 사진을 찍겠다며 사람들은 포즈를 취했다. 쏘아대는 카메라 세례에 레이저 빔을 피하듯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겼다.


20150913_150051.jpg
 

드디어 입장! 사람들은 의외로 별로 없었다. 10만 명이 이미 다녀와서 그런 것 같다. 개이득. 한 작품이 마음에 들면 한참이나,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볼 수 있었다. 

앤디워홀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부터 각 연도별로 해시태그를 이용해 정리된 텍스트들은 솔직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역사서를 읽는 느낌이어서일까. 텍스트 보다는 그림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가끔씩 천장과 가까이에 있는 벽에 앤디워홀이 한 말들이 적혀져 있었는데 워낙 짧기도 하고 와닿는 문장들도 있었다.


“나는 지루한 것을 좋아한다. 
 
나는 똑같은 것들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좋다.”


전시를 보는 3시간 내내 따라다녔던 문구이다. 작품들의 대부분은 거의 같은 기법을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실크 스크린에다 위에 색을 칠하거나, 외곽선을 따라 스케치를 하거나, 종이를 잘라서 붙이거나 하는 등등이다. 종이를 잘라서 붙여도 종이를 붙인 뒤 실크스크린으로 사진을 찍어내기도 하고, 실크스크린으로 찍어낸 뒤 종이를 붙이기도 했다. 같은 사람의 사진을 실크스크린 했다고 해도 다른 색깔을 입혀서 같은 듯 다르게 보이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예를 들면 마릴린 먼로 사진을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찍어낸 뒤 셰도우, 입술, 얼굴색, 머리색, 배경색을 각각 다르게 조합하여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마릴린 먼로의 사진이 오른쪽에 있고, 왼쪽에는 각각 다른 색채를 가진 마릴린 먼로가 있었는데 왼쪽이 더 현대적이고, 까리하고, 좋아보였다. 


마릴린먼로.jpg
 

4개 중에 무엇이 더 좋은가? 사람마다 취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좋아하는 분위기도 다를 것이다. SM 사장님께서 엑소를 만드실 때 ‘여자라면 이 중에 한 명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지’하고 12명을 멤버로 한 것과 같이, 앤디워홀도 다른 버전들을 만들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마릴린 먼로 작품 중 특이한 점은 부위에 딱 맞게, 정확하게 색칠되지 않고 조금은 빗겨나갔다는 점이다. 마릴린먼로의 입술을 자세히 보면 정확한 입술 자리에 색칠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당시의 기술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일부러 의도한 것이다. 딱 알맞지 않기 때문에 더 멋있어 보이는, 앤디워홀은 천재인가.  


IMG_20150915_013531.jpg
 

‘TIME’지의 표지이다. 앤디워홀의 ‘같은 듯 다르게 보이는 효과’는 같은 색깔을 입혀도 나타날 수 있다. 6명의 사람들은 각각 모두 색깔을 가지고 있는데, 세로 줄은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르다. 사람들의 표정, 포즈가 다르다. 동일하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이 나는데 개인적으로 앤디워홀 LIVE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두 작품 중 하나이다. 실제로 보면 색깔이 더 선명하다.


앤디워홀은 시대상이다.


전시회를 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미국에서 상업이 발달하면서 미술에서도 ‘미술을 아는 사람들만을 위한 미술’이 아니라 ‘대중문화미술’이 발달하기 시작했는데 앤디워홀은 그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앤디워홀을 ‘팝아트의 황제’라고 칭하는 것도 다 그 이유이다. 팝아트는 광고와 미디어 등 대중문화적 시각이미지를 미술의 영역 속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예술의 한 장르이다. 미디어에서 유명한 인물들을 끌어와 자신의 미술 영역 속으로 스며들게 만들었다. 특히 마이클잭슨 작품은 발이 떼어지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색감하며 마이클잭슨이 뿜는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이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중 나머지 하나이다.

캠벨수프 그림은 지금 봐도 ‘이게 작품이야?’ 싶을 정도로 대중적이고 현실적이다. 사진이라 해도 믿겠는 캠벨수프 그림은 실제로 보면 좀 크다. 그림을 여러 개 갖다놓으니 슈퍼마켓에서 진열해 놓은 상품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처음에는 그림이 모두 똑같다고 느꼈지만 종류가 달랐다. 맛에 따라 토마토 등등이 있었다. 이처럼 앤디워홀은 ‘이것도 미술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대중들에게 알려서 더, 더 유명해진 것 같다. 

앤디워홀은 시대적인 흐름에 맞게 변화하였고, 시대의 흐름을 타려고 노력하였다. 이슈가 되는 사건이 있으면 그것을 미술의 영역에서 표현하려고 애썼다. 1972년 칠레 축구팀이 비행기 추락 후 구조팀 도착 전 42일 동안 식인을 했었다. 이 에피소드를 롤링 스톤즈 앨범 커버에 접목시켰다. 믹 재거가 손을 깨물고 있는 커버 제목은 무려 ‘살아있는 너를 사랑해(Love You Live)’다. 


19금 Adult Zone


야한거.PNG
 

앤디워홀 LIVE하면 빠질 수 없는 게 Adult Zone이다. 이 전시는 전시 중간 2층에 있다. 19세 미만은 출입금지라는데. (사실 늙어만 보인다면 들어갈 수 있는 것 같다. 노안은 개이득.) 

친구가 계단을 오르기도 전에 싱글벙글해하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을 때 약간 소름 돋긴 했지만 일단 궁금하니까 올라가보았다. 그런데 앞에서부터 바나나 모양 작품이 그 자리에 멈춰 서게 했다. 좀 센데? 하며 안에 들어갔더니 앤디워홀의 19금 영화 작품들이 상영되고 있었고, 사진들이 참으로 적나라했다. 보면서 ‘와우!’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다 반응하지 말라며 그게 더 이상하다는 친구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사실 사람들이 별로 없었으면 좀 더 둘러보는 건데 사람들이 있으니까 계속 보고 있으면 눈치도 보이고 해서 눈길이 갈피를 잃으며 사방을 헤매다가 전시장을 나왔다. ‘좀 더 봐도 되는데’하는 친구의 말을 가까스로 외면하면서 급히 계단을 내려갔다.


파는거.PNG
 

전시를 다 보고 엽서만 무려 10000원어치를 샀다. 너무 예뻐서 사실 거기 있는 거 다 사고 싶었다. 에코백도 겁나 예뻤는데 36000원이어서 대신 삼겹살을 먹기로 했다. 샵 옆에 무슨 촬영해주고 자신이 스크린에 어떻게 나오는지 보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부스가 있었다. 사람들이 줄 서있고 3시간 동안이나 전시 봐서 다리도 아프고 해서 그냥 지나쳤는데 다녀온 다른 친구가 말하길 재밌다고 ‘그걸 해봤어야지’ 하는데 다시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무릎이 저절로 접힐 정도가 아니면 한 번 해보길.

출구로 나오니 수미상관처럼 처음에 화장실 지나가다가 봤던 앤디워홀들이 일렬로 서있었다. 바스키아도 서있었다. 바스키아 작품을 저번에 리움미술관 상설전시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낙서와 그림을 이용해 독특한 표현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앤디워홀전시에서도 앤디워홀과 협업해 만든 작품을 보았는데 바스키아 작품만 실제로 보다가 앤디워홀과의 합작을 보니 느낌이 달랐다. 그림적이지 않고 컴퓨터 작업한 느낌.


IMG_20150913_180801.jpg
 

앤디워홀과 바스키아가 그렇게 친했다고 들어서 오랫동안 친했나 했었는데 앤디워홀이 죽기 불과 몇 년 전에 바스키아를 만났었다. 인연이란 게 신기하기도 하다. 얼마 만나지 않아도 엄청 친해지는 사람이 있고 오랫동안 만나도 친해지지 않는 사람이 있으니.

원래 전시회를 볼 때 정보에 대해서 알아보지 않은 채 전시를 다녀오고 그 뒤에 정보를 얻는 편이라 잘 몰랐는데 전시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페이스북 페이지 보고 갈걸.


이벤트 1 - 엽서.jpg
 
이벤트2 - 댓글.jpg
 

자세한 내용은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artmon7777) 참고.


전시정보

관람시간 : 10:00 ~ 21:00 (입장마감 20:0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문의 : 02)523-3763


관람료

개인
성인(만 19세~64세) : 15000원
청소년(만13세~18세) : 12000원
어린이(만7~12세) : 8000원

특별할인 6000원
-만 3~6세
-65세이상
-장애인 복지법에 의한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1~3급 동반1인, 4~9급 본인만 해당됨)

단체(단체는 20인 이상인 경우 적용)
성인(만19~64세) : 13000원
청소년(만13~18세) : 10000원
어린이(만7~12세) : 6000원
특별할인 : 5000원

무료
부모 동반한 36개월 미만 유아

*롯데카드 결제시 20% 할인
*모든 할인은 현장에서 증빙서류나 신분증이 없으면 할인 불가능합니다.


오디오 가이드는 지창욱 목소리
3000원 오디오대여

도슨트
평일 12시/ 14시/ 16시/ 19시
 





출처

우리가 몰랐던 앤디, `앤디 워홀 라이브` 앤디의 공장은 여전히 돌아간다 - 백찬은기자

앤디워홀 공식 홈페이지

팝아트 - 두산백과


[이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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