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SIDance 2015 < 경계 >
글 입력 2015.10.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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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야 사마르! 댄스 시어터의 공연을 보기 전 그라인드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기에 기대를 많이 하고 갔습니다. 공연 장소는 그라인드와 같은 서강대 메리홀에서 진행되었습니다.경계에서 신선했던 것은 공연이 영상과 함께 진행된다는 점이었는데요. 처음 장면부터 무대위에 영상이 나오는데 연인으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의 대화로 공연이 시작됩니다. 두 연인은 화상전화로 대화를 하는 모습이었구요. 이 영상은 공연 중간 중간 계속 나오지만 자막과 영상이 제대로 보인적은 한 번도 없던 것 같아요. 무용가들이 사용하는 움직이는 벽에 가로막혀 영상은 모호하게 분리되어 보여요.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조차 영어가 아니기 때문에 대화를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은 그들이 의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무용가들은 영상의 대화에 맞추어 움직이는 벽을 두들기거나 벽을 옮기며 경계와 와해를 반복합니다. (이 움직이는 벽은 많은 역할을 했어요. 벽 뒤에 앉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세 개의 벽을 모두 모아 사람을 삼면에 가두기도 하구요. 벽을 내려 테이블로도 만들 수 있더군요. 탐나는 기구였습니다 :D)여기서 눈에 띄던 것은 동양인 무용가였어요. 그녀는 계속 고립되고 따돌려지는 상태로 나타나는데요. 안무가가 어떤 메시지를 담은 표현 같았지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알 지 못했습니다.영상의 연인들은 계속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어요. 음식이야기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연인들이 흔히 평소 나누는 대화를 하다가 공연의 후반부로 갈수록 그들의 상황이 직접적으로 대화에서 나타납니다. 그들은 단순한 장거리 커플이 아닌 만날 수 없는 사정을 가진 연인들입니다. 자세한 사정은 나와 있지 않지만 희망조차 쉬이 가질 수 없는 처지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대화에서 암시하고 있었습니다.저는 후반부 커플의 대화에서 공연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공연 내내 화상전화로 통화하는 연인의 분리된 이미지, 그들 사이에 가로막힌 현실이라는 벽, 대답 없는 벽을 한없이 두드리는 사람들의 모습, 이상(반짝이는 공)을 쫓지만 계속 놓치기만 하는 사람들. 계속 보이지 않는 어떤 경계를 향한 모습을 보여줬던 공연이었습니다.무용수의 의상이나 형식은 매우 자유로운데 반해 정작 내용은 테두리 안에 갇힌 느낌이라 묘한 느낌의 공연이었습니다.[나유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