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글 입력 2015.11.17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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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예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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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던 일요일 대학로를 20년 만에 오신다는 부모님과 함께 연극을 보러 갔다.
오랜만에 하는 가족 나들이였는데, 비도 오고 주차할 곳도 찾지 못해 정신없이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다.

예그린 씨어터는 공연장 내부가 깨끗하고 의자도 편안해서
부모님과 함께 오기 딱 좋은 곳이었다!
대학로의 대부분의 소극장의 경우 좌석이 불편해서 부모님과 함께 가는 게 걱정이 많았는데 여긴 정말 쾌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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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모녀의 이야기가 주가 되었다. 아니 딸의 결혼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연극에는 자연스러운 대화도 많았고 공감 가는 대사들도 많았다. 
나랑 엄마가 하는 소소한 일상들이 녹아있는 듯했다. 왜 방을 안 치우느냐 등등

또 남편과 만나는 장면은 정말 울컥하게 만들었다. 
연극을 볼 때면 나는 그 장면에서 더 상상의 장면을 붙여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원래 연출했던 무대보다 더 풍성한 장면으로 보게 되는데, 
하늘에 있는 남편과 만나는 장면들은 그 주위 풍경을 내가 만들어 내서 더욱 감동스럽게 다가왔었다.

또 연극의 이름처럼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우리의 엄마가 가장 예뻤을 때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었을 때 그리고 자신이 가장 아름다웠을 때를 생각하고 잊지 않고 있는 그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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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감 가지 않은 스토리가 더욱 많았다.
왜 이렇게 결혼을 강요하는지, 갑작스러운 상우의 행동의 변화도 이해되지 않았다.
극의 모든 내용이 희윤의 결혼 이야기였고, 무엇만 하면 희윤의 결혼이었다.

결과적으로 희윤과 상우가 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 점은 더더욱 이해되지 않고 오글거렸다. 정말 남동생 같았던 상우와의 결혼이라.. 상우의 연애를 생각해본다면.. 둘의 결혼은 남매가 결혼한 거와 같은 거라고 생각된다. 연극 속 결말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되는 듯하지만 억지로 이해되는 기분이었다. 또한 희윤의 설정도 어설펐다고 생각된다. 희윤이 정말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기 위한 행동들이었는지.. 억지스러운 설정이었다.

나는 공연을 보는 내내 나는 소소한 웃음들로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이해되지 않는 장면들에 대해 생각하느라 바빴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눈물을 흘리시기도 하고 박장대소를 하시며 연극을 즐기고 계셨다. 공연이 끝나고 저녁을 먹으며 부모님과 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

공연의 내용이 정말 공감 가고 이해가 되셨다는 것이다!
나는 공연 내내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이 부모니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고, 나라도 그럴 거 같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와 자식은 정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나도 부모가 되면 이해가 되는 장면들 일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이번 공연이 부모님과 함께 보면 좋다고 하는 것 같다! 나와 부모님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얼마나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공연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이다. 부모님이 충분히 즐거워하셨고 행복해하셨고 공연 후의 이야기가 풍성했기 때문에! 그 이유만으로도 나는 이번 공연을 정말 잘 봤다고 생각한다.


[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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