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조재혁, 백재은의 < 겨울나그네 >

글 입력 2016.01.2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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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jpg
 

지난 1월 22일 금요일 저녁,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메조소프라노 백재은의 공연이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본래 공연 1부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슈베르트의 Piano Sonata No. 21 in B flat, D. 960은
Four Impromptus(즉흥곡), D.899 (Op. 90)로 변경되었지만
전체적인 공연은 슈베르트 음악의 깊은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프로그램]
 
Franz Schubert
 
Four Impromptus, D. 899 (Op. 90) 
  No. 1 in C minor 
    No. 2 in E-flat major 
    No. 3 in G-flat major 
   No. 4 in A-flat major
  
Die Winterreise, D. 911
 


1부는 '로맨틱 피아니스트'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연주였다.
<겨울 나그네>라는 제목에 걸맞게 꾸며진 무대 위에서,
그는 피아노로 하우스 콘서트의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공연장 입장과 동시에 눈에 띄던 피아노 양옆의 겨울 나무 모형은
아마 모든 관객의 미소를 자아내지 않았을까.)
과하게 격정적이지 않고 과장없는 섬세함으로 슈베르트의 음악세계로 초대받은 관객들은
천천히 조재혁이 꾸며내는 건반의 노래에 빠져들었다.



2부는 한국의 카르멘, 메조소프라노 백재은의 <겨울나그네> 전곡연주였다.
슈베르트의 가곡 <겨울나그네> 24곡을 한 연주회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기에,
게다가 메조소프라노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기회 또한 흔치 않기에
가장 기대를 한 부분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재치 넘치는 겨울 나무 모형들과 함께
백재은의 깊은 목소리가 홀에 울려퍼졌다.
시작과 동시에 무대 위로 쏟아지는 파란색 조명이 너무 과한 느낌이 있었지만,
독일어 원어로 듣는 동시에 무대 뒤쪽으로 보이는 한국어 가사 번역본이
공연을 완전히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아쉬운 점이 한 가지 더 있다면,
한국어 가사 PPT의 맞춤법이 거슬릴 때가 몇 번 있었고 그 때마다 조금씩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콘서트홀이 아닌 챔버홀인만큼 관객들의 이해를 도우며
조금이나마 더 가까운 분위기와 하우스 콘서트의 느낌을 주려 했던 것으로 보이나
이와 같은 작은 부분이 생각보다 공연 감상에 방해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레퍼토리는 슈베르트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환상곡, 그리고 가곡.
슈베르트의 팬이라면 너무나도 친숙할, 팬이 아니더라도 낯설지 않은 노래들이
금요일 밤을 가득하게 만들고 있었다.
1부는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기에 인터미션동안 그 여운을 만끽할 수 있었고,
2부에서는 조재혁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지 않아 아쉬웠지만
전곡연주를 하면서도 힘든 기색 하나 없었던 백재은의 연주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24개의 가곡의 경우, 중간에 쉬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몇몇 관객들이 보였다.
이로 인해 공연의 분위기를 약간 흐려졌으나
흔치 않은 기회를 충분하게 즐길 수 있던 기회였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 연주회였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나서는 두 연주자의 팬이 되었다는 관객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만큼 흥미롭고 즐거웠던 연주회 덕분에
한파로 얼었던 마음까지도 모두 녹일 수 있었던 금요일이 아니었을까.


겨울나그네 2.jpg
 

[전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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