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제 시간을 사가세요. 제 시간으로 여러분들의 부족한 시간을 채워드립니다', '연극 '시간을 파는 상점'에 대한 리뷰.
글 입력 2016.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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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제 시간을 사가세요. 제 시간으로 여러분들의 부족한 시간을 채워드립니다', '연극 '시간을 파는 상점'에 대한 리뷰.비가 주룩주룩 내렸던 대학로의 저녁, 여우별 씨어터에 들어간 소극장은 많은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그 많은 사람들이 보러온 공연은 연극 '시간을 파는 상점'이었다. 이 연극은 김선영 작가님의 베스트셀러 소설 '시간을 파는 상점'을 원작으로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그 원작 소설이 유명하기 때문에 나 역시 청소년 기에 읽었던 책이었다. 단순히 그 책 자체에 대한 것은 모르고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묘한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읽었었다. '시간'이라는 가치를 판다는 것은 상당히 신선한 소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시간'을 다루는 것이 '고등학생'이라는 점이 그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을 것이다.그래서 사실 이 연극을 보기 전에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연극이라는 점에서 혹시나 유치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그리고 그 생각은 틀렸다고 생각했다.* 스포일러는 없습니다.(최대한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서 스토리적인 부분을 많이 다루지는 않는 리뷰가 되려고 합니다.)1. 관객들도 연극의 일부다.처음 연극이 시작하기 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관객들과의 소통의 시간이 있었다. 그러한 시간을 가지는 것은 대학로 소극장만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치있는 말들과 관객들과의 소통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관객들의 마음의 문을 열어 두는 그 과정이 상당히 재밌었다. 물론 소극장 연극이 영화나 뮤지컬과 다른 이유 중의 하나가 관객들과의 소통이 전재되어 있다는 것일 것이다. 모든 관객들이 한 반의 학생이 되기도 하고, 한 명의 관객이 반장이 되기도 하고, 사물이 서랍장이 되기도 하고, 주인공이 관객석에 앉아 수업을 듣기도 하고, 일련의 모든 요소들이 연극 자체의 생동감을 더욱 부여한다.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극 안으로 끌어들인다.2. 배우는 총 4명 뿐이다.그 연극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 인물들을 소화하는 것은 4명의 배우들 뿐이다. 그러한 상황조차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것은 배우들의 재치이다. 1인 2역을 하는 배우가 '나는 그 아이랑 절대 만날 수 없어', '나랑 그 아이는 만날 인연이 아닌가보지.'라는 식의 말들로 그 상황 자체가 유머 코드가 된다. 그래서 그 상황이 연극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재밌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또한 그 여러 인물들을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연기는 능청스럽고도 자신감이 있다. 연극이라는 장르를 잘 활용해낸 배우들의 연기가 눈에 띈다.3. '시간'이라는 가치소재인 시간이라는 가치를 쉽게 설명하면서도 결코 가볍지는 않게 설명한다. 시간은 이 연극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가장 큰 줄기라고 할 수 있는데, 화재 사건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가진 주인공 온조가 시간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지에 대해서 온조가 맡은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이번 연극은 상당히 톡톡 튀고 위트가 가득담긴 연극이었다. 한시간 가량 되는 연극 시간 내내 웃음이 나왔고, 소극장 공연만의 매력을 잔뜩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대학로가 연극의 메카라고 하는 것처럼 청년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난 문화 초대로 보았던 연극들의 장르가 달라서였는지 확실히 이 연극은 젋은 에너지가 넘쳐 흐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무대 연출 역시 자연스러웠고, 배우들의 연기로 커버하는 부분 역시 유머코드가 되었다. 이 연극은 유머코드는 물론이고 소설책 원작이라는 점에서 스토리적인 부분 역시 만족스러웠던 연극이다.[고혜원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