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동주] - 그 시대 청춘 [시각예술]

글 입력 2016.02.1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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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영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계획이 있으신 분은 영화를 보고 난 뒤 읽어주세요.
 
 
힘겹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춘들은 말입니다. 대학을 입학하자마자 취업을 고민합니다. 취업에 필요한 소위 스펙 쌓기를 위해 외국어는 기본이고, 각종 대외활동을 해야 합니다. 생활비나 등록금을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틈틈이 합니다. 푸르른 봄과 같이 인생에서 가장 빛날 것만 같았던 청춘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마냥 푸르른 시절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여기 일제강점기에서 청춘을 보냈던 두 인물이 있습니다. 윤동주와 송몽규. 암울할 것만 같은 그 시대 청춘의 모습을 어떨까요? 영화 [동주]를 통해 그 시대 청춘의 모습을 엿보고자 합니다.
 
 
감성과 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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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는 감성적이고 송몽규는 이념적 인물입니다. 물론 두 인물은 모두 조국이 독립되길 누구보다 원합니다. 하지만 조국 독립에 대한 방법론에서 이견을 보입니다. 동주는 문학을 통해 사람들의 보편적 감성을 기치로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몽규는 명확한 이념 아래 사람들을 모아 독립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둘은 모습이 많이 달랐습니다. 동주는 끊임없이 자신의 감정 혹은 인간이 가지는 보편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시를 썼습니다. 동주에게 있어 시를 쓰는 행위는 암울한 그 시대를 살아가는 힘이었고, 자신을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었습니다. 몽규는 독립을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합니다. 동주는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는 시만 쓸 때, 몽규는 이를 사람들에게 널리 보여줄 잡지를 직접 발간합니다. 끊임없이 독립운동에 참여하고, 일본에 신문물을 배움에 있어서도 그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다만 송몽규가 생각하는 이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주의, 자유주의만은 아닙니다. 그에게 있어 이념은 ‘조국 광복’ 그 자체일 뿐입니다. 영활 속 몽규는 이념을 위해 자국민을 죽이는 지도자의 모습을 매섭게 비판하기도 합니다.
 
 
흔들림과 우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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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한다는 것을 어려운 일입니다.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랬을 겁니다. 최남선, 이광수와 같은 엘리트층이 그렇게 친일파가 되어버린 것은 그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 시대를 살았던 청춘들은 오죽이나 힘들었을까요? 아직 자신의 정체성도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고, 신념도 제대로 들어서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말이죠. 윤동주는 끊임없이 흔들립니다. 그러나 윤동주의 흔들림은 자신의 신념을 지기키기 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기 위해 그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흔들림을 시를 통해 고백했습니다. 송몽규는 우직하게 자신의 신념을 지킵니다. 영화 내내 송몽규의 신념은 단 한 치의 흔들림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의 모든 행동은 조국의 독립을 위한 것입니다. 공부를 하는 것도, 친구를 사귀는 것도 말입니다.(물론 몽규에게 있어 동주는 영화 속 다른 친구와는 매우 다른 모습입니다.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사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신념을 지키기 위한 그들의 모습은 그렇게도 달랐습니다.
 
 
부끄러움과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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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는 항상 부끄러웠습니다. 항상 무엇이든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몽규와 자신을 비교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언제나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무엇이든 앞장서서 행동하는 몽규의 모습에서 자신은 한 없이 작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동주는 부끄러워 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완성시켜 나갔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만들고 그에 따라 행동했습니다. 내내 소극적으로 행동하던 윤동주는 영화 끝에 비로소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일본 형사가 날조된 조서에 서명을 강요하자 불응하는 행위입니다. 대조적으로 몽규는 영화 속 내내 자신감에 차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청춘들이 모두 그렇듯 우리는 성공보다는 실패의 경험을 더 많이 갖습니다. 몽규도 그랬습니다. 항상 자신감 넘쳤지만 결국 몽규는 성공적으로 마친 독립운동이 하나도 없었고 모두 미완에 그쳤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 몽규는 부끄러움을 느꼈고, 부끄러운 감정에 일본 형사에 굴복하는 모습으로 서명을 합니다.
 
“결과가 없고 과정에 충실했던 송몽규라는 인간과 과정이 도드라지지 않았지만 매 순간 시라는 기록으로 켜켜이 쌓은 결과물을 내놓은 윤동주. 어떻게 보면 이 둘의 관계는 같이 태어나고 같이 죽은, 피아가 구분되지 않는 존재인 것 같다.”
영화 [동주]를 만든 이준익 감독의 씨네 21 인터뷰 한 대목입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시인이라 우리와 멀게만 느껴지는 인물로 느끼셨나요? 영화 [동주]를 보신다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다고 느끼실 겁니다. 암울한 그 시대 우리와 같은 청춘들을 모습을 엿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덧붙여 배우 강하늘이 낭독한 영상 시집도 첨부합니다. 교과서 속 정답을 고르기 위한 것이 아닌 시 자체를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사진 및 영상 
네이버 영화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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