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우리 시대 바로크

연주자가 직접 해설한 클래식 공연
글 입력 2016.02.2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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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바로크 2.jpg
 

지난 18일 목요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우리 시대 바로크'는 오늘날 무대에서 살아 숨쉬는
말그대로 ‘우리 시대’의 바로크 음악이 무엇인지 보여준 무대였다.


레퍼토리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을 제외하고 쉽게 듣지 못했던 바로크시대 음악으로 주로 채워졌다.
바흐의 비올라 다 감바 소나타 3번이 연주되고 이어서 다소 낯선 두 명의 프랑스 바로크 작곡가의 곡을 들을 수 있었는데, 바로 바리에르의 ‘첼로를 위한 소나타 G장조’, 마랭 마래의 ‘스페인 라 폴리아’였다.
안토니오 비발디 두 대의 첼로, 현과 통주저음을 위한 첼로 이중 협주곡으로 공연을 마무리 하였다.





연주자가 직접 해설한 클래식 공연

이 날 공연에서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단연 연주자의 해설을 들 수 있다.
바로크음악에 대해 생소한 관객들이 많았을텐데 첼리스트 이정란의 설명으로 기본적인 배경지식과
연주자의 연주의도까지 상세히 알 수 있어서 공연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매우 도움이 되었다.

첼리스트 이정란의 설명을 통해, 바로크시대 음악을 최대한 재현하기 위해 거트현을 장착하여 연주하였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바로크 시대 당시에는 현악기에 동물의 내장을 꼬아 만든 거트현을 썼는데, 거트현은 현 자체가 예민해 조금만 연습해도 음이 내려가 끊임없이 조율에 신경써야한다. 
왼손으로 현을 짚을 때도 줄이 걸리기도 해서 쇠줄로 연습할 때보다 연습하기가 까다롭다.
이날 공연에서 보여준 이정란의 첼로연주는 바로크시대 특유의 담백하고 깊이있는 음색으로 채워졌고
그가 노력한 시간들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원래 비올라 다 감바를 위한 곡도 첼로만의 음색으로 소화하여 아름다운 멜로디를 감상할 수 있었다.





합주의 즐거움

이정란의 바로크 첼로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공연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같이 협연했던
연주자들의 매력도 굉장히 인상적이였다. 
하프시코드 대중화에 앞장서는 김희정의 하프시코드 연주는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하프시코드는 바로크 음악의 상징 그 자체인 악기인데 라이브로 생생하게 들었다는 사실 자체도
나에게 너무나 감동적이였고, 바로크 음악에서 흔히 쓰이는 선율을 잘 재현하여 첼로와 잘 어울렸다.
처음에는 부드러운 첼로의 음색과 합주하는 모습이 잘 상상이 가지 않았지만
실제 공연을 감상해보니 첼로의 부드러운 음색을 하프시코드의 정갈한 리듬감으로서 더욱 돋보이게 하였고
묘하게 어울렸던 것 같다.

첼리스트 고봉인과의 협연도 바로크 음악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했던 무대였다.
첼로 2대의 합주도 흔하게 볼 수 없던 무대였는데
하프시코드 반주가 없더라도 2대가 마치 서로 대화하듯 선율을 주고 받으며 완성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오랜기간 프랑스에서 수학한 이정란만의 해석력덕분에 깊이있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겨레 신문 인터뷰 중 이정란은 바로크시대에 많이 쓰였던 현악기인 '비올라 다 감바'에 대해
마음을 정화하고 도를 닦는 듯 수행해야 하는 악기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배가 볼록하고 현이 많아 다루는 것 자체가 어렵고, 레퍼토리가 거의 개발되지 않아 
현대에서는 잘 연주되지 않는 악기라고 한다.
비단, 비올라 다 감바라는 악기뿐만 아니라, 바로크 음악 자체가 도를 닦듯 연구해야 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자료도 많이 남아있지 않고 자유롭고 캐주얼한 현대에 비해 엄숙한 분위기가 대부분이고
하프시코드나 거트현을 장착한 첼로 등의 악기들로 바로크시대 특유의 음색은 제대로 재현할 수 있지만 
연주하기는 생각처럼 쉽지않다.

애초에 완벽하게 해석할 수 없다면 원곡에 충실하되 오늘날 살아가는 음악가들의 개성을 가미하여 
바로크 음악을 재현하고 대중들에게 바로크 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린다면, '우리 시대 바로크' 공연이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박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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