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동치미

글 입력 2016.05.26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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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먹먹했던 연극  "동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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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평단으로부터
 "10년만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작품"
이라는 평을 받으며 
지난 2년여 동안 전국적으로 
약 12만여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연극 '동치미'

제목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가지고
 예그린씨어터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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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식의 시간을 살아가고 자식은 
자신의 시간을 살아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의  한없는 사랑을 받기만 하고
부모를 떠나보내는 자식의 후회 가득한 마음을 
수많은 책, 드라마, 남의 사연 등 
여러 간접적 경로로 알고있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닥치고 나서야 알게되는 것이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연극 동치미는 
이런 우리들의 모습을 
미화하지않고 진솔하게 담고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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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모든분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그 배역으로 거듭나는 무대는 
관객의 흡입력과 함께 완성이 됩니다.
이날 공연은 가히 오랜만에 
배우도 관객도 제몫 이상을 해내었다는 
생각이 드는 공연이었습니다.

결혼하여 자식을 낳고 아내와 자식을 위해 
우직하게 살아가는 아버지,

그는 은퇴를 하고도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하나뿐인 집까지 담보로 잡히고 
자식의 사업실패로 임대아파트로 옮기면서도 
자식을 위로합니다.

큰딸의 결혼을 앞두고 
사돈댁과의 경제적인 괴리를 실감하며 
그저 시부모께 잘하면 된다며 미안함을 전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는 철든 딸마저 
감정이 복받쳐 오릅니다.

자신들을 위해서 택시비조차 선뜻 쓰지 못하면서도 
연극에 빠진 철없는 막내가 혹시나 굶고다닐까봐 
끼니를 챙기고 모르게 용돈을 쥐어줍니다. 

'제가 성공해서 잘해드릴께요..' 
'시집가서도 잘하고 자주 찾아뵐께요..' 
'연극준비하느라 바빠요, 
아빠엄니가 사진기가 뭘 필요해요! '
그렇게 자식들은 다음 또 다음으로 미루기 바쁘고
 부모는 그 모습마저도 안쓰럽게 보듬습니다. 
마치 꿩처럼...

이번 연극을 통해 알게된 
'꿩먹고 알먹고'의 유래..
원래 꿩이라는 새는 아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화전을 일군다고 
자주 산속에다 불을 질렀는데요, 
그러면 산속의 짐승들은 지 새끼가 있거나 ,
지가 낳은 알이 있거나 다 도망을 치고 날아갔지만 
꿩만은 그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근 저수지에 가서 온몸에 물을 적셔다가
 왔다 갔다를 계속해서 
지가 낳은 알을 적셔주고 열기도 식혀내면서 
끝끝내 지켜주었고 
미처 알에서 깨어나지 못한 새끼알을 꼬옥 품고
 그 뜨거운 불속을 버티어 내었다합니다. 
그러니 불이 다 꺼진 다음 산에 올라가보면 
새카맣게 그을린 어미 꿩 밑에는 
반드시 새끼알이 있었다고 하여 
'꿩먹고 알먹는다'는 이야기가 생긴거라합니다.

꿩은 어리석고 바보같은 새일까요...

어머니의 생신날,
 살기 바쁜 자식들에게 어머니의 생신은 
그저 의무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마다의 속내를 드러내며 
서로 상처와 후회를 남기게   
되는데요, 모두가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였습니다.

자식들은 죄송하다는 말과, 또 다음이라는 말을 남기고 
자신의 가족에게로 향하고 다시 좁은 집에 남는 건 
서로 세월을 이겨낸 두사람.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다정한 한마디 
건내지 못해 오히려 역정을 내고,
 손수건 선물하나 건내며 진심을 전하는것조차 
무안해하는 남편을 끝없이 이해하고 
가족을 위해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신 어머니,

어느날,
아버지는 어머니를 벤치에 앉히시고
'동치미'하고 웃으라며
카메라에 그동안의 미안함을 담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자기자신은 늘 뒷전이였던
  어머니가 쓰러지시고
그렇게 돌아가셨습니다.

무대의 어머니는 어느새 
저마다의 어머니가 되고,
무대를 바라보고있는 관객들은 
준비없이 아내를 보내야하는 남편이 되고,
죄송함에 울부짖는 자식들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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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한참동안 가슴 먹먹한 
객석의 흐느낌이 극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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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공연은 Art insight가 미디어 파트너로 후원하는 공연입니다.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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