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WAKE UP, 햄릿

글 입력 2016.07.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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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KE UP, 햄릿


햄릿 포스터.jpg
 


시놉시스

매일밤 악몽에 괴로워 하던 햄릿은 그것이 단순한 꿈이 아니라 실제 아버지의 혼령이란 것을 깨닫고 아버지의 복수를 결심한다.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햄릿은 연극을 통해 숙부의 본심을 읽으려고 하고, 그 광기는 커져서 또 다른 살인을 불러온다. 광기는 햄릿 자신에게만 오는 것이 그치지 않고 모두에게 퍼져, 비극의 그림자는 더욱 깊어진다. 복수의 끈을 끊으려고 하나, 칼날은 결국 햄릿 자신에게 더 날카롭게 꽂힌다. 독이 발린 칼끝은 햄릿의 상처를 파고 들어가, 그 누구의 복수도 해결하지 못한 채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햄릿>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작품 중 하나이다. 그만큼 대중적이고,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오래된, 특히 고전을 무대에 올릴 때마다 제작자들이 고민하는 것은 재해석의 방식일 것이다. 너무 뻔하지 않게, 틀을 지키면서도 극단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다양하게 해석되면서 햄릿은 원작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재현되어 왔다. 에서는 특히 현대적 해석에 많은 고민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캐주얼한 의상를 제일 눈에 띄는 요소로 꼽을 수 있다. 하와이안풍 남방, 가죽자켓 등 인물들은 정복보다는 현대적이고도 캐주얼한 의상을 입는다. 재미있는 설정이긴 하나, 퍼포먼스에 있어서 의상이란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요소이기도 한데, 햄릿이 입은 가죽자켓에서 그의 성격을 유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불어 남성들이 캐주얼하게 옷을 입는 반면 여자들의 의상은 그리 현대적으로 해석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의문스럽다.

 한편 대관식을 클럽 파티로 묘사하는 등 원작의 사건 역시 새롭게 해석되는 모습이 돋보인다. 그러나 대관식은 임금이 즉위한 뒤 처음으로 왕위에 올랐음을 공표하는 자리이며, 대관식을 바라보는 햄릿의 감정은 갈등의 시발점을 드러내는 것인데 그 배경을 클럽에 둔 점이 다소 아쉽다.

 인물에 대한 해석 역시 신선하나 아쉽다. <햄릿>에서 가장 두드러져야 하는 것은 햄릿의 고민이다. 이는 단순히 아버지가 죽고, 아버지를 죽인 숙부와 어머니가 결혼을 하는 등 주어진 운명에 대해 괴로워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유령의 말에 대한 의심, 어머니에 대한 애증, 삼촌에 대한  배신감 등 햄릿의 괴로움은 수많은 고민들이 결집된 것이라는 점이 그리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그 고민의 무게에 대한 염두가 더 필요해 보인다.

 선왕은 왜 허름한 모습으로 나타날까. 원작에서 선왕은 생전의 모습 그대로 근엄함을 지니고 있었다면 의 선왕은 허름한 복장에 수염도 깎지 않았다. 더불어 중간중간 극에 등장하여 코믹한 말을 내뱉기도 한다. 무덤가에서 랩을 하는 모습 등 원작의 느낌을 유지하고 싶은 관객의 입장에서 원작과 전혀 다른 캐릭터 설정은 다소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대배경이나 인물 뿐만 아니라 일부 대사 역시 원전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해석되었다. 가령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의 경우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일까?'라는 물음의 형식으로 바뀌었다. 본래의 대사가 햄릿이 지닌 고민과 괴로움에 대한 토로의 이미지가 강했다면, 후자의 경우 죽는 것도, 사는 것도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뉘앙스를 풍겨 그리 적합해보이지 않는다. 지나치게 고어적이고 문학적인 표현이 현대에서 보기에는 다소 어색할 수 있기에 이러한 변화를 꾀한 것일 수도 있겠으나 또 다른 상황에서는 다분히 고어적인 어투를 사용했기에 설정이 다소 애매하지 않은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시작과 끝에 배치된 펜싱 장면, 배우들의 연기, 무대공간 구성 등 제작자의 세심한 구성력이 인상적이다. 특히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백색의 공간은 이후 벌어질 피의 사투를 연상시킨다. 살짝 관객석 방향으로 기울어진 무대 덕에 현장감과 몰입도 역시 증대된다.

 원작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일부 부분 덕에 원작의 매력을 느끼고 싶어하는 관객들은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겠으나,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은 분명 후속 콘텐츠로서 신선함과 또 다른 해석의 여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연정보

일시 : 2016.06.22~07.03 월-금 8시/ 토 3시, 7시/ 일 4시
주최/제작 : 파동잡담
장소 : 문화공간 엘림홀
입장권 : 30,000 원
문의/예매 : 010-6838-8803


[조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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