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 [공연]

글 입력 2017.05.2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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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운 바이올린 리사이틀
“Towards Con Brio & Lyricism”


양고운 리사이틀 포스터.jpg
  

공연일시 / 장소 : 2017년 5월 9일(화) 오후8시 /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
                    
프로그램
Beethoven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 1, Op.12, no.1 in D Major
Schubert Rondo Brillante in b minor D. 895
Stravinsky Duo Concertante
Wieniawski Fantasie brillante on themes from Gounod’s Faust Op. 20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흔히들 클래식은 어렵다고 한다.
특별한 형식과 규칙, 음악에 대한 상식이나 역사를 몰라서도 그렇겠지만 어렵다고 느끼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낯선’ 음악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들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항상 듣게 되는 상업적 음악과는 달리 들으려 노력해야 하고 배경지식을 알아야 더 ‘들리는’ 음악이다. 양고운의 바이올린 리사이틀 < Towards Con Brio & Lyricism >이 그랬다.


첫 곡으로 연주된 Beethoven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1 in D Major, Op.12, no.1의 경우 바이올린을 위한 연주곡임에도 불구하고 피아노의 비중이 큰 곡이다. 그래서 협연할 피아니스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었는데 유럽과 아시아에서 솔리스트와 실내악 연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니노 구레비치가 함께 하여 훌륭한 연주를 보여주었다.

 
Beethoven의 소나타 외에 연주된 슈베르트, 스트라빈스키, 비에니아프스키의 곡 모두 전공을 하는 사람이라면 시쳇말로 ‘콩쿠르’용 연주곡이라고 할만큼 기교가 뛰어난 연주자여야만이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곡이라 한다. 덕분에 나처럼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이 듣기에는 낯선 음악이 대부분이었으리라. 연주회에 가기 전 연주곡에 대해 미리 알아보거나 들어보고 간다면 다른 연주자와의 차이를 파악하거나 비교해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었으리라.


베토벤이 명성을 떨치기 시작할 무렵, 그가 피아니스트 뿐 아니라 작곡가로서 자리 잡을 수 있게된 데에 큰 도움을 준 하이든에게 헌정한 곡이라든가, 해머로 내리쳐 연주되는 피아노의 현과 뜯거나 활을 이용해 연주하는 바이올린 현이 보여주는 소리의 대조에 큰 흥미를 느껴 사무엘 뒤스킨을 위해 작곡하게 된 곡이 바로 스트라빈스키의 2중주 협주곡이라는 뒷이야기는 연주를 듣기 전 나의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연주가 끝날 때쯤, 대선과 겹친 날짜 때문에 자신의 연주회가 이렇게도 중요한 날이 될 줄 몰랐다며 수줍은 인사를 했다. 아울러 새 대통령이 국민들의 화합을 이끌어내며 서로 위로가 되도록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자신의 앙코르 곡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슈베르트의 ‘보리수’를 연주해주었다.
아마도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바람대로 많은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나는 지금껏 들은 보리수 중 가장 아름답고 편안한 연주를 듣게 되었다.


현재 경희대 기악과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터라 제자들과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많았을 것이다. 연주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그녀의 기교나 놀라운 연주 솜씨에 대해 공감을 못하는 것이 몹시 아쉬웠지만 클래식에 대해 친숙한 곡만 찾아 듣던 내게 새로운 음악에 대한 관심의 계기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더 좋은 음악을 들으려면 수고가 필요하다.
아울러 듣는 연습도.


[고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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