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피아니스트 김나정의 집중과 열정의 두 시간

글 입력 2014.07.31 23:49

F. Schubert
Klavier Sonata in a minor, D. 845
Moderato
Andante, poco mosso
Scherzo: Allegro vivace
Rondo: Allegro vivace

A. Schonberg
Sechs kleine Klavierstucke Op. 19
Ⅰ. Leicht, zart
Ⅱ. Langsam
Ⅲ. Sehr langsam
Ⅳ. Rasch, aber leicht
Ⅴ. Etwas rasch
Ⅵ. Sehr langsam

Intermission

F. Liszt
Sonata in b minor
Lento assai- allegro energico- Andante sostenuto- Allegro energico

7월 27일 일요일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김나정의 독주회.
연주 시작 전 조심스럽게 건반을 바라보고 옷 매무새를 다듬는 그녀를 보며

나 또한 긴장되었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A단조 시작은 잔잔하고 단조로웠지만
1악장 Moderato의 주제부분이 반복되며 조금씩 변형되는 유기적 양상에 따라
힘있게, 또 부드럽게 연주되는 것이 정말 듣기 좋았다.
2악장, 3악장 후반부로 갈수록 다채롭게 진행되는 선율이 긴장을 놓지 않게 해주었고
심혈을 기울여서 건반을 두드리는 그녀의 모습또한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두 번째로, 쇤베르크의 '6개의 작은 피아노 소품'이 진행되었다.

쇤베르크는 고전파나 낭만파 즉 음악사의 전반부분이 아닌

후반 현대음악의 대표적 작곡가이다.
대부분 '클래식'이라고 하면 가늘고 아름다운 선율을 기대하며

먼 옛날 중세시대 사람들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현대 음악 쪽으로는 연상하기가 쉽지 않은데
쇤베르크를 언급하면 아! 하고 음악 특징을 잡아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그의 음악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이 곡에서는 6악장 각각이 짧은 마디수로 전개되면서 방향을 예측할 수 없었고

현대음악의 특성인 약간의 괴기함 또한 담고 있어서
오히려 더 집중하면서 볼 수 있었다.

김나정 씨는 앞선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40분에 가까운 연주를 한 상태라

체력적으로 힘들었을텐데
쇤베르크의 마지막 6악장이 끝날 때 까지 건반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것 같았다.
슈베르트와 쇤베르크의 두 곡을 감상한 후 큰 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인터미션 후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
다소 느린 곡이지만 중반부에서 강렬하게 진행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더 극대화되고
느림과 빠름을 매끄럽게 이어가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피아니스트들이 어떤 생각으로 연주에 임할지 매번 들을 때마다 궁금해진다.
균형있게 나열되어 있는 지극히 단순한 모양새의 흑건, 백건과 인간의 손가락이 닿아

예측할 수 없는 선율을 내보낸다는 것에 언제나 매력을 느낀다.

피아니스트 김나정씨의 연주는 정말 멋있었다.
직접 연주를 듣기 전에 각 곡을 들어보았는데 실제로 자리에 앉아 듣는 것과는

정말 천지차이가 있다.
라디오를 통해서든, CD를 통해서든 클래식은 심금을 울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지만
그것을 연주하는 사람의 모습, 그 노고와 함께 감상한다면 감동은 배가 된다.

더 자세한 사항은 아트인사이트 홈페이지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artinsight.co.kr

[김진경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