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정리하지 못한 사랑과의 재회, 라 뮤지카(La Mus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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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 뒤라스는 1914년 인도차이나에서 태어나 1996년 사망할 때까지 소설, 에세이, 시나리오, 희곡 등 다방면으로 활동한 프랑스 작가다.
뒤라스가 생전 남긴 작품은 마흔 여권에 달하는데 국내에는 '연인', '모데라토 칸타빌레' 등 소설 여러 편과 에세이, '히로시마 내 사랑' 시나리오가 번역 출간되었다. 하지만 뒤라스가 쓴 세 편의 희곡은 아직 한국어 번역본을 찾을 수 없다. 뒤라스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아쉬울 뿐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번 11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 닷새간 서초 씨어터 송에서 뒤라스의 희곡 <라 뮤지카>를 공연한다는 소식에 단번에 문화 초대를 신청했다. 뒤라스가 타계한 지 23년. 오랜만에 본 '마르그리트 뒤라스'라는 이름이 참 반가웠다.
<시놉시스>
헤어진 남녀가 이혼 판결을 받은 후 역설적이게도 신혼 시절 살았던 작은 시골 마을의 호텔 로비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함께하는 동안 결코 공유할 수 없었던 서로의 고통, 오해, 진실을 알게 되며 정리되지 않은 사랑의 감정과 욕망, 갈등이 펼쳐진다.
"시작일까... 끝일까?"
두 남녀와 사랑, 욕망이란 주제가 나온다니 시놉시스에서부터 진한 뒤라스의 향기가 풍긴다. 그녀의 작품은 대게 두 명의 등장인물들이 서로 독백 같은 대화를 통해 인간 고독의 심연과 욕망의 감정을 수면으로 끌어올린다. 이 인물들의 대화 한 문장 한 문장이 시처럼 아름답고 강렬해서 읽고 나면 가슴에 긴 여운이 남는다.
<라 뮤지카>의 작품소개는 이런 뒤라스의 개성을 잘 설명한다.
<작품소개>
<라 뮤지카>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떠한 외형적 사건이 없이 오롯이 두 남녀의 대화로만 이루어진 작품으로 연극적 언어와 신체적 언어로만 인물의 내면 심리를 파헤치는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모데라토 칸타빌레', '히로시마 내 사랑' 등 전작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뒤라스는 항상 절제되고 고요한 태도로 사랑을 통해 인물 내면의 욕망이 파도치는 모습을 그려내려 한다.
그 진지한 시도가 한 인간/여성의 짙은 안개 낀 속마음을 밝히는 가스등처럼 반짝거리기 때문에 뒤라스의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힘을 잃지 않는다.
그녀의 작품 속 사랑은 행복하거나 감정에 도취하지 않는다. 인물들은 겨울철 추위를 견디려는 두 고양이처럼 서로 기대고 눈밭에 난 자기 발자국을 되밟듯이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느낀다.
과거의 추억이 서려 있는 시골마을에서 재회한 두 남녀. 한 때 열렬히 사랑했으나 지금은 법적 남남이 된 등장인물은 과연 서로에게 무엇을 느낄까? 눈에 익은 호텔 풍경 속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원할까? 정리되지 않은 사랑과 과거를 두 남녀는 어떻게 마주할까.
복잡미묘한 심리적 갈등과 욕망을 오직 대화만으로 풀어내는 뒤라스의 작품이 신예 연출가 변혜훈과 만나 또 어떤 고요하고 아름다운 무대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라 뮤지카
La Musica
일시 : 2019년 11월 27(수) - 12월 1일(일)
평일 8시
토 4시, 7시
일 4시
러닝타임 : 약 70분
만 13세 이상 관람가
장소 : 씨어터 송
(서울 서초구 법원로3길 22)
제작 : 변혜훈
출연 : 김기범 정혜선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티켓 : 30,000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생애 첫 지원 연극 분야 선정 작품
[김나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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