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물랭루즈의 작은 거인, 그가 바라본 세상 , 툴루즈 로트렉展

글 입력 2020.01.06 00:0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I don't belong to any school.

I work in my corner.

I admire Degas.


나는 어느 유파에도 속하지 않는다.

나는 내 멋대로 그림을 그릴 뿐이다.

하지만 나는 에드가 드가를 존경한다.


* Henri de Toulouse-Lautrec

 

 

포스터2.jpg

 


2020년 1월 14일부터 5월까지 후기 인상주의 화가이자 현대 그래픽아트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전시가 열린다. 신년의 첫 미술 전시로서 잘 알지 못했던 툴루즈 로트렉 작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툴루즈 로트렉이라는 인물은 필자가 미술사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았지만 여러 전시나 미술 관련 서적을 읽으면 몇 번 등장하여 그에 대해 미약하게나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워낙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거나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예술가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그 외의 예술가들을 잘 알지 못하거나 관심도가 좀 적었었다.


하지만 여러 전시장을 다니면서 공부하고 배우고 알아가다 보니 점차 예술 세계의 폭이 더 넓어지고 있었는데 그중에 최근 책에서 보았던 툴루즈 로트렉의 첫 단독 전이 열린다는 소식에 궁금함이 생기게 되었다.


 

La Revue Blanche.jpg


Ambassadeurs. Aristide Bruant Dans Son Cabaret.jpg

 

 

그는 "현대 포스터의 아버지"로 불리며 19세기 후반에 예술의 거리, 몽마르트와 밤 문화의 상징인 물랭루즈 등을 무대로 파리의 보헤미안의 라이프 스타일을 그린 화가이다. 그는 몽마르트의 작은 거인으로도 불리는데 사실 그가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는 프랑스의 명문 귀족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나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지만 어느 날 계단에서 넘어진 후 성장이 멈추게 되었다 (근친결혼으로 인한 성장 장애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성인이 되었을 때 그의 키는 154CM라고 하는데 현재 키 작은 여성의 키와 그렇게 다를 바 없다.


요즘에도 작은 키를 가진 남성들은 사회적인 미적 틀 때문에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심하게 가지고 있다. 현재도 그런데 150년 전쯤에는 어땠을까? 사회적으로 약자, 소외층, 장애, 등등 많은 꼬리표들이 따라붙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많았을 것이다.


게다가 로트렉은 명문 귀족가의 자손, 장남으로 태어났기에 가문의 기대나 가지고 있던 자부심은 자신이 가진 장애와 비교되면서 그의 인생은 열등감과 불행으로 가득 차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자신의 운명에 대한 감정을 예술로 표출해내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다리를 다치고 난 후 침대에서만 지냈을 때 지루함을 극복하고자 연필을 이용해서 드로잉을 시작하게 되는데 드로잉이 자신이 생각이 나 기록하고 싶은 장면 등 즉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걸 바로 만들어낼 수 있어서 즐겨 그리기 시작한다.


그로 인해 빠른 드로잉 실력을 가지게 되는데 이 드로잉 실력 때문이었을까, 그는 37년 짧은 생애 동안 약 5,000여 점의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중에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150여 점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실로 작은 거인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가.


 

At the Moulin Rouge, The Dance.jpg

 

At the Moulin Rouge.jpg

 

 

혹시 벨 에포크 시대라고 아는가? 이는 한국말로 좋은 시대라는 뜻으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의 기간으로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프랑스 파리는 평화와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었는데 예술과 문화가 번창하고 화려했던 시기로 거리는 우아한 모습을 한 신사 숙녀들이 넘쳐났고 프랑스 대표 문화의 꽃을 피운 시기이다. 이번 전시는 이 시대에 예술가들이 사랑하던 장소, 바로 물랭루즈속으로 우리를 초대하여 간접적으로나마 당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벨 에포크 시대 전까지만 해도 당시 그림들은 예술이었다. 하지만 사진이 등장하고 그림은 당시 모습을 그대로 담는 것에서 벗어나 작가의 생각과 가치, 기법이나 스타일 등 모든 개성을 담아내 것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었다.


 

Moulin Rouge, La Goulue.jpg

 

 

그중 로트렉의 물랑루즈 그림들은 물랑루즈에 언제든지 출입하는 조건으로 물랑루즈 홍보 포스터를 그려주기로 약속한 물랑루즈 사장과의 딜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특히 이 물랑루즈를 좋아하였다. 그는 이 자유로운 분위기를 좋아했으며 그 속에서 지위, 성별, 장애를 막론하고 전형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인간 로트렉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장애를 가진 특이하고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그냥 물랑루즈의 한 사람이 되는 느낌, 그것을 즐기며 그곳에서 있는 모든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그림으로 담아낸다. 그로 인해 그가 사랑했던 공간, 물랑루즈 속에서 다양한 그림과 포스터들이 탄생하게 되는데 이 사건으로 후대에 로트렉은 현대 그래픽 디자인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아니면 특이한 사람들을 보면 혐오하거나, 동정하거나 하는 평범하지 않은 행동을 취한다. 나라는 인간은 그저 나일뿐인데 겉모습, 직업, 부 등 내면인 아닌 외적인 것으로 판단되어 정의가 된다면 그 또한 억울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 그곳에서만큼은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있었던 로트렉.


그렇기 때문에 그는 물랑루즈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곳에 있는 자신과 같은, 비슷한 사람들을 보면서 그 내면에 담긴 상처를 보고 동질감을 느끼며 그들의 모습을 자신의 빠른 드로잉으로 담아내 그 순간을 적나라하게 표현함으로써 자신 또한 특별히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모두의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임을 말하고 싶어 하던 게 아닐까.


 

Salon de la rue des Moulins.jpg

 

Marcelle Lender Dancing The Bolero in Chilperic.jpg


 

로트렉의 삶은 굉장히 짧다. 그는 37살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는데 이 짧은 기간 동안 그는 자신이 가진 아픔이나 슬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출하면서 더욱 열정적으로 즐겁게 살았다.


이 전시는 그의 열정적이었던 짧은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직접 전시장의 작품을 보면서 그의 삶을 느껴보고 그가 바라본 세상이 무엇인지 알고싶어졌다.


포스터1.jpg

 





툴루즈 로트렉展
- Henri de Toulouse-Lautrec -


일자 : 2020.01.14 ~ 2020.05.0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1,2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어린이 : 10,000원

주최
현대씨스퀘어
 
주관: 메이드인뷰, 한솔BBK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박은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9.20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