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평생 청춘을 이루는 [사람]

글 입력 2023.04.0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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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소개하는 글을 멋있게 쓰고 싶은데, 잔뜩 힘을 주려 하니 마땅한 문장이 떠오르질 않는다. 그렇지만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것들에 대해 가능한 한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보려고 한다.

 

 


이 글을 볼 누군가에게, 짧은 편지 


 

올해가 석 달이나 지난 지금, 무엇을 얻었고 잃었는지에 대한 손익 계산이 철저하지 않은 사람이면 더 낭만적이련만, 분석하고 끊임없이 톺아보는 걸 좋아하는 나는 여전히 새로운 달이 시작하기도 전에 걱정스러운 눈길로 걸어온 뒤를 흘깃 돌아보게 된다. 곁눈질한 결과가 좋든 나쁘든 받아들이리라 심호흡을 크게 하고 마주했을 때,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많이 보인다는 점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

 

2022년에는, 이루고 싶던 목표 중 반은 이뤘고 반은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그 목표들은 나에게 정말 확실한 행복이라는 개념을 가져와 주었다. 줄곧 나는 정말 행복하고 싶었고, 자유로워지고 싶었고, 나에 대해 알고 싶었고, 재충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실 반을 이루고 반을 못 이뤘다고 했지만 따지고 보면 다 이룬 거나 다름없겠다.

 

특히 진짜 행복이란 게 뭔지 알 수 없어서 인생에서 일 년 쯤은 충분히 행복해 보고 싶었고 그걸 향해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눈앞의 행복은 충분히 갖게 된 것 같다. 사실은 매 순간 느끼고 있었는데, 내가 그냥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도.


이루고 나니 행복은 그저 수단인 것 같다. 내가 이루고 싶은 또 다른 많은 것들을 하려면 그게 필요했던 거지. 인생에서 행복함과 자유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그저 갇혀 있는 거거든. 또한 무언가 선택하면서 흔들리기 싫어 나 자신을 많이 알고 싶었는데 그것도 성공한 거 같다. 그렇게 나에 대해서 정말 많은 걸 알게 되었고, 하지만 아직 더 알아가야 할 것도 모르는 것도 많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자양분이 되어주어 확신을 갖고 비로소 뭔가를 해낼 수 있겠다 싶다.

 

바뀌어 나가는 나를 본다는 것은 기특하기도 하나 곤욕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발전해 나가는 매 순간 미흡했던 과거가 발목을 잡으려 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을 걸 알아서 아파지기도 한다. 예전엔 그런 과거가 안쓰러워서 보듬어주고 싶어 자주 발목 잡혀주었다. 중심이 잘 잡힌 원처럼 발을 중앙에 고정하곤 발자국을 찍으며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생겨도 벗어나 선을 그릴 수 없었다, 나는 완벽한 원이 되었으므로.


그러나 지금 뒤를 돌아보던 나는 본능적으로 느낀다. 앞으로 뒤를 돌아보는 일은 절대 없을 거란 걸. 또한 이런 자기 연민에 시달리는 건 지금이 정말 마지막일 거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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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어서 여전히 오만하고, 모든 것을 아는 것 같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다. 때로 행복하다가도 금세 좌절하고, 잘 나아가다가도 옆을 봐버리는 바람에 또 방황한다. 생각이 많아 실천이 두렵고 사랑하려 하지만 여전히 퍽 어렵게 느낀다.

 

하지만 당신이 지금 나의 어떤 모습을 보고 있든, 그 모습은 내가 끊임없이 투쟁하여 만든 내 최고의 모습일 테고, 나는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져 있고, 내일도 반드시 더 나아져 있을 예정이므로, 당신이 앞으로 보게 될 내 모습은 지금보다 더 좋아질 거라는 걸 장담할 수 있다. 그러니 구차한 모습들은 이 글에 다 놓아두고 즐거이, 그리고 당당히 다가올 미래를 맞이하기를!

 

이것과는 별개로, 나는 또다시 일의 결과와 성과라는 명목으로 나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만, 굳이 나 자신을 증명하지 않아도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걸 기억하기를 바란다. 책을 읽어도 문장은 잊히고 아무리 기억하려 발버둥 쳐봐도 지워지는 추억들이 있다는 게 못내 슬프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들은 지워지지 않고 내 안에 살아있다는 것을. 내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미처 기억을 못 해도 절대 나를 떠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그렇게 나를 이루고 있는 거, 그걸 느끼는 것, 때로 직감하는 것, 전부 감각하는 것.

 

항상 최고가 되려 하지만 실은 최고가 되지 않아도 날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안겨 있다는 것. 그들은 내가 그들의 품을 떠난다 해도 날 탓하지 않으며 나 또한 그러리라는 걸. 사실 나를 제일 다그치고 원망하는 사람은, 인정하긴 싫지만 바로 나였다는 거. 그래서 이제라도 바로잡고자 하는 건 무너져 있던 나에 대한 신뢰감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이제는 내 심장을 뛰게 하는 것들을 향해 조용하고도 확실한 걸음을 내딛고 싶다.

 

남은 계획들을 세우고 인생을 꾸려나가는 것이 이제는 전부 내 몫이라 두렵긴 하지만 난 또 잘 해낼 수 있다는 걸 아니까 피하지 않고 사회 속에 날 내던져보기로 한다. 언젠가 또 찢기면, 휴식하면 되고, 안기면 되고, 안아주면 되니까. 나는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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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것은 내 모습이자, 다짐이다. 당신에게 보여주려 엄선한 마음 조각들이기도 하다.


당신은 자신을 어떤 것으로 설명하려 하는지가 궁금하다. 일? 친구? 패션? 취미?

 

내 생각에 우리는 모자이크로 만든 작품과도 같아서 모든 것이 중첩되어 그것들이 나를 단 하나의 형태로 보여주게 되는 거 같다. 당신이라는 큰 챕터 안에, 올해라는 카테고리를 이룰 모자이크를 무엇으로 채워가고 있을지가 궁금하다. 이런 생각을 하기에 4월이라면 조금 늦었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벚꽃이 흐드러지는 새로운 계절이 다가오니까.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도 충분하다고 믿는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누군가에게, 앞으로의 2023이 그다지 나쁘지 않은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되게 노력하길 바란다다. 앞으로의 우리에겐 평생이 봄처럼 청춘을 이루는 날들만 남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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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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