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안전 이별

글 입력 2023.07.0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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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안전 이별.jpg

 
 
평소 관심 없던 연애관련 책(이별이 주제이긴 하지만) 을 고른 이유는 단순히 알랭 드 보통이 기획하고 그가 설립한 인생학교가 펴낸 책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인생학교가 펴낸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사람이라는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고, 앞으로 겪을 '이별'에 대해 어떠한 관점으로 다가갈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그 이별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어떠한 질문을 던졌을지에 대한 호기심도 생겼다.

 

 

 

"인간은 제정신이 아니고 늘 어딘가 고장이 나 있으며, 고통에 신음하고, 쉬이 눈이 멀어 유혹에 현혹되는 존재다. 다른 동물에 비해 그저 손톱만큼 진화했을까 싶은 영장류에 불과하다. 비하하려는 게 아니다. 인간은 말 그대로 다소 미친 구석이 있다."

 

 

 
책은 완전히 현실적이진 않지만, 또 완전히 감정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좋았다. 인간에 대해 냉소적인 서술로 시작하는 책은 처음부터 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초반부터 냉소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내용은 사람을 흠칫하게 만들면서도, 이별에 대한 감정적인 이야기만을 풀어놓은 책은 아니겠거니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 두 사람의 관계가 인간의 변화 가능성을 회의하는 지경에까지 다다랐다면, 나 자신에게도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한다.
- 나의 고독은 의지의 산물이다.
- 부디 염세주의와 자기연민, 우울함에 빠져 스스로를 갉아먹지 말자. 감정의 파고를 헤쳐 나가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인간 본성이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책은 이별을 준비하는 24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 24가지 질문의 답은 '나'에게 집중하도록 유도하여 자기 자신을 탐구하게 하며, 자기감정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선명히 드러나며, 스스로 관계에 대해 돌아보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그리고 이는 결국 책에서 말하는 이별의 핵심인 '나를 잃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이어진다.
 
- 제대로 된 어른이란 나를 생각해서 건네는 조언에 발끈하지 않는 사람이다. 제대로 된 어른은 쓴소리도 달게 받아들여 더 나은 삶을 위한 기회로 삼는다.
- 내게 딱 맞는 사람이란 아무런 결점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지닌 문제를 해결하고자 성심껏 노력하는 사람이다.

책은 '제대로 된 어른', '나에게 딱 맞는 사람' 등에 대해 정의함로써 이별과 별개로 평소 생각치 못했던 인간과 관계에 대해 고찰하게 만드는데, 이 또한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된다.
 
현재 나를 둘러싼 관계들은 어떤지 돌아보고, 그 관계 속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더 나아가 그 관계 속 내 마음을 돌아보게 만든다. 책 속 질문들에 대답하며 나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기에 이별이라는 제목에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고민은 잠시 내려두고 책의 첫 장을 열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별을 겪은 사람들에겐 아직 아물지 않은 감정을 다독여 줌과 동시에 이별로부터 나를 지킬 방법을 알려줄 것이며, 이별과 거리가 있는 사람들에겐 인간이란 존재와 사람간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김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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