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화가가 사랑한 바다

글 입력 2023.07.15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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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바다_표지(평면).jpg

 

 

정우철 도슨트를 처음 만난 건 예술의전당 베르나르 뷔페전에서 였다.

 

당시 베르나르 뷔페에 대해 잘 몰랐던 터라 조금은 기괴하고 어두운 그의 그림을 보며 나의 취향과는 맞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정우철 도슨트를 통해 베르나르 뷔페라는 사람이자 화가를 만났고, 취향과 맞지 않을 거라던 예상과는 달리 사랑에 빠져버렸다.


당시 전시와 해설이 너무 좋아 3번이나 관람했었는데, 그 사이 정우철 도슨트의 전시 해설이 입소문을 타 처음에는 10명 내외로 해설을 들었던 첫 번째 관람과 달리 전시 막바지에 방문한 세 번째 관람에서는 그의 해설을 듣기 위한 사람들로 전시장이 가득 찼었다. 그만큼 그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뛰어났고, 관중들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었다.


최근 정우철 도슨트가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책에서는 어떤 스토리텔링을 보여줄지 기대감에 팬심이 발동하여 "어머, 이건 읽어야 해"라는 마음으로 책을 잡아 들었다.

 

그가 출간한 책은 <화가가 사랑한 바다>로 18인의 위대한 화가들이 그린 101가지 바다를 소개한 책이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이 그려진 표지만 보아도 이 무더운 여름에 너무도 잘 어울릴 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화가가 사랑한 바다>는 기대만큼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푸른 빛의 바다가 그려진 명작들을 소개해 준다. 시원한 바다의 색감의 생동감 넘치는 에드워드 호퍼의 바다와 청량한 푸른색에 바다에 밝은 요트를 그려 색의 리듬감을 보여주는 라울 뒤피의 바다, 푸르른 바다와 해변을 달리는 말을 그려 자유로움을 보여주는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바다. 같은 바다를 표현하더라도 화가에 따라 달라지는 파란빛의 바다를 감상하고 있자면, 어느새 나를 감싸는 후덥지근한 공기마저 청량하게 바뀌는 기분이 든다.


그렇지만 책은 마냥 푸른 바다만 소개하지는 않는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그려낸 빛을 가득 머금은 바다, 고독과 절망을 표현한 뭉크의 바다, 점과 선, 그리고 면으로 그려낸 몬드리안의 추상적인 바다 등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는 바다를 소개하는 동시에 구상과 추상을 아우르는 바다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번 책에서도 정우철 도슨트만의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 101점의 작품을 보여주는 만큼 책은 글보다 그림의 비중이 크다. 그리 길지 않은 글 속에서도 정우철 도슨트만의 흡입력있는 스트리텔링으로 바다 그림의 사연을 소개하며 화가의 삶, 화풍, 미술사조, 작품 등을 독자에게 흡입력있게 전달한다. 


18인의 작가의 사연이 담긴 바다를 하나하나 감상하다 보니 어느덧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었다. 책을 모두 읽은 지금, 아무도 모르는 바닷가로 휴가를 다녀온 기분이다. 위험하지만 잔잔하고, 푸르르고, 빛을 받아 반짝이는 그런 바다를 만나고 온 듯하다.

 

앞으로 매년 여름이면,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읽는 것이 루틴이 될 것만 같다.

 

 

[김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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