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사람]

글 입력 2023.08.05 02:4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2112903885_d5S1PfFo_5BED8FACEBA7B7EBB380ED99985D5BResized5DKakaoTalk_20230805_160236208.jpg

 

 

어릴 적 나의 꿈은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었다.

 

직업이 꿈을 말하는 단어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굳게 믿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이 뭐예요?"라고 묻는 질문에 나 역시도 '직업'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꿈을 직업으로 말했을 때 사람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기도 했고,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라고 답하고 난 뒤따라 올 수많은 물음표를 감당하면서까지 허우적거리고 싶지 않았다.

 

어른이 된 지금 나의 꿈은 무엇일까. 부푼 기대를 안고 나온 세상은 그리 환상적이지만은 않고, 그 속에서 나도 더 이상 토끼 굴로 들어간 엘리스처럼 거침없이 세계를 누비고 다닐 수만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가 그린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어른이 되면 세상을 자유롭게 누비며 내가 하고 싶고 잘 하는 일을 발판으로 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 있다고 믿었고, 세상을 위해서 나의 행복을 기꺼이 헌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과연 대의명분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한다.

 

나의 행복을 포기하면서 대의적인 무언가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일까? 한 사람으로서 인간적인 행복을 갖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세상을 변화하기에 앞서 나 자신, 한 사람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도, 세상을 바꾸는 꿈을 꾼다.

 

어느 한 작가가 하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요즘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대부분이 재테크, 주식 관련 책들 뿐이라는 것이다. 이게 우리의 현실이며, 청년들의 관심은 개인의 행복과 안위에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태어나 행복을 추구하는 게 당연하게 느껴지면서도, 그 말이 상당히 아프게 느껴진 건 왜 때문일까.

 

"무기력한 어른이 되지 말자," 현재도 항상 되뇌고 있다. 이전에 없던 획기적인 변화를 끌어와서 세상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말이 아니다. 훗날에 다음 세대가 봤을 때 지금의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 시대가 무기력했다고 기억되고 싶지 않다.

 

이상과 현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다 보면 오리무중이다. 세상은 역설적이게도 자유를 위해 얽매임이 필요하고,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때로는 현실과 타협해야 한다.

 

토끼 굴로 들어가기 전 엘리스처럼 꿈만 꿀 수는 없다. 꿈을 꾸고, 내가 꾸고 있는 꿈의 이면을 보고, 또다시 꿈을 꾸고, 노력하고 실현하는 그런 무한 굴레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아무 고민 없이 꿈만 꿀 수 있던 엘리스가 부러우면서도 꿈을 향해 걷고 있는 지금이 찬란하게 눈부시다.

 

 

[박진솔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9.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