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여전히 금쪽 같은 나에게 [영화]

글 입력 2024.06.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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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일주일만에 200만을 돌파한 인사이드아웃2(2024, 켈시 맨)를 봤다.

 

전학간 학교에서 적응하느라 힘들어했던 전편의 라일리는 어느덧 사춘기의 나이에 들어섰다. 라일리의 감정에 사고처럼 불안이, 부럽이, 당황이, 따분이가 들이닥치면서 진짜 자신을 숨기고 자신도 모를 감정들을 가득 채운다.

 

라일리를 지키던 기쁨이, 슬픔이, 까칠이, 버럭이, 소심이는 가둬지고 그녀의 찰나들을 모은 신념 저장소와 자아가 흔들린다. 제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불안이는 계속해서 라일리를 채찍질하고 원래의 신념과 어긋나는 선택을 하게끔 만든다. 라일리 본인도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어서 답답하고 이상해하며 쓰라린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이미 사춘기를 지난 본인의 관람경험에 미루어 보아 인사이드아웃2는 흥행할 수 밖에 없는 방식으로 관객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 개봉 전부터 인사이드아웃1의 애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1시간 반의 러닝타임 동안 라일리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만든다. 이 여운을 가진 채 전국의 라일리들은 n차 관람, 각종 팝업스토어, 굿즈를 사러 간다.

 

픽사의 진심을 담은 인사이드 아웃의 흥행전략 4가지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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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개봉 전/후 라일리들의 마음에 불 지피다. -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 픽사돔에서 인사이드아웃2의 캐릭터 모형으로 포토존을 만들었고 인사이드아웃2 프리뷰영상과 인사이드아웃1, 픽사 애니메이션들을 상영하면서 픽사러버들과 인사이드아웃1 애청자들을 다시금 모았다. 개봉 후에도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더현대에서 인사이드아웃팝업을 3차례 진행하며 영화 속 주요 장면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 감정 제어판을 눈 앞에서 본다면 모두 슬픔이, 기쁨이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밖에도 스파오, 던킨, 서울우유, 닥터지, 삼성 비스포크 등과 콜라보를 진행하며 취향저격 굿즈를 살 수 있도록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01. 어른, 아이 모두 사로잡다. - 동심을 불러오기보다는 과거와 현재의 마음을 되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인사이드아웃(inside out)은 내면을 바깥으로 꺼내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라일리의 서사는 아이들에게 아직 가보지 않은 세계를 보여주고 어른들에게 거쳐온 시간에 대한 위로를 건넨다. 사춘기의 아이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부모님이 아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다. 결국 모두의 과거와 미래, 현재에 대한 보고로서 인사이드아웃을 바라보게 된다.

 

불안이가 벌벌 떨면서 제어판 소용돌이를 만들었던 장면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극도의 불안감을 시각화한 명장면이다. 자신이 벌인 감당할 수 없는 숨 막히는 감정을 눈으로 보는 행위는 힘들면서도 한 편으로 치유가 된다. 감정의 원인을 직관적으로 확인하면서 오는 안도감과 편안함은 바깥의 감정을 안으로 숨겼던 사람들을 보듬어준다.

 

02. 울다가 웃다가 울다가 웃다가 -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라일리가 성장하면서 숨기고 싶은 비밀들을 우연히 만난다. 그림체부터 아예 다른 2D 캐릭터, 게임캐릭터 등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전환된다. 파우치와 어릴적 좋아했던 영웅 2d캐릭터는 바보 같이 비장하고 에너지가 넘쳐서 긴박한 순간에도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성장해서 돌아보니 창피한 것들을 모은 ‘비밀금고’, 갑자기 브로콜리피자를 생각하는 ‘의식의 흐름’, 온갖 아이디어를 펼치는 ‘브레인스톰’ 등 상상력만으로 이끌어가는 공간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이 공간들은 기존의 감정들이 제자리로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03. 여전히 금쪽 같은 나를 위로하다. - 인사이드 아웃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게 하며 그 사이에서 위로를 건넨다.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나의 사춘기 시절을 생각해보면, 너 사춘기야? 라는 말도 싫어서 짜증을 부렸다. 그땐 세상에서 나만 화가 많고 기분이 오락가락한 줄 알았는데 그 시절 모두가 질풍노도를 겪었다. 라일리처럼 친구들과 사소한 문제로 서운해하면서 싸우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불안이, 부럽이, 당황이, 따분이가 아직도 요동치고 있다. 사춘기를 한참 지난 지금 불안이는 나의 일부가 되었다. 시험에 떨어지면? 이 기회를 놓치면? 내가 가는 길이 맞는가? 등등 모든 행보는 불안의 연속이고 기쁨이가 들어갈 틈은 여전히 좁다. 영화를 통해 그 틈 사이로 자신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이제는 불안, 부럽, 따분, 당황스러운 감정까지 더해진 "자아" 꽃이 계속해서 자라날 것을 기대할 것이다.


영화가 끝난 후, 나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면서 라일리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라일리가 20대, 30대가 되면서 겪는 또다른 감정의 소용돌이, 그리고 중년이 되었을 때의 감정까지 한 편 한 편 영화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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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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