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 사랑의 색깔은 연두 [만화]

사랑은 풋사과 보습학원에서 만나
글 입력 2024.06.2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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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환상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에게 느끼는 동경. 그리고 가장 보편적인 환상은 아마도 사랑에서 시작될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오는 절절한 사랑과 시작의 설렘은 항상 아름답게 그려지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화려하고, 멋있는 어른의 연애에는 관심이 없다.

 

활활 타오르는 정열적인 사랑보다 마음을 간지럽히는 산들바람 같은 풋사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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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은 1999년대를 배경으로 한 학원, 로맨스 웹툰이다. 어린 시절 알고 지내던 재수 없는 놈 ‘김철’과 재회한 주인공 ‘황미애’는 자꾸만 엮이는 그놈과의 경험 속에서 사춘기 중학생의 풋풋한 첫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누군가는 이 작품이 전형적인 학원 로맨스물의 행보를 밟고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미 열혈 독자가 된 나는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을 보며 당당히 외친다. “클래식 이즈 더 베스트!”


에피소드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감정선의 묘사만큼, 많은 분량과 깔끔한 그림체, 풋풋한 스토리로 큰 호평을 받는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 이 만화의 가장 큰 효과는 다름 아닌 ‘기억 조작’. 그 시절을 살아본 적 없는 나에게는 크나큰 낭만과 환상을, 그 시절을 살아본 3040 독자들에게는 향수와 함께 의도치 않은 기억 미화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진한 로맨스 투성이인 콘텐츠 판에서 이토록 풋풋하고 느릿느릿한 청소년의 사랑을 그려내는 만화는 희귀하다. 2020년을 기준으로 보기 드문 레트로 학원물에 로맨스를 녹여냈다는 점과 삐삐 등을 통한 현실 고증으로 인해 큰 사랑을 얻고 있다.


세기말 풋사과 학원은 모두가 겪어본 적 있는 학창 시절을 그려내는 만큼, 전혀 겪어보지 못한 환상 같은 어른의 연애보다도 더 설레고 두근거린다. 또, 멋있고 화려한 것만이 아닌 어딘가 인간적이면서도 귀여운 중학생들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알 수 없는 공감과 응원까지 불러일으킨다.

 

어떻게 보면 이 만화는 가장 환상 같지 않은 환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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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만화 속 주인공인 철이와 미애가 부럽다. 학창 시절이 가기 전에 저런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을 해보고 싶었는데. 왜 내가 한 사랑들은 바보 같고 어리기만 한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리고 우스워도 그때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이 그립기도 하다. 완전하지는 않아도, 둘은 분명히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다.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은 네이버에서 매주 금요일에 연재되고 있다. 이번 주 금요일, 초록빛의 살랑거리는 풋풋한 사랑을 만나보길 바란다.

 

 

[박아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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