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 소녀의 꿈을 향한 여정 - 장금이의 꿈 [만화]

글 입력 2024.06.2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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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드라마 ‘대장금’ 리뷰 영상을 본 이후로부터 알고리즘이 대장금 관련 콘텐츠로 가득해졌다. ‘대장금’을 본방송으로 봤던 기억은 없지만, 어렴풋이 재방송으로 잠깐 봤던 기억은 난다.


그렇게 대장금 관련 쇼츠에 빠져들어 계속 넘겨보다가 한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다. 그 애니메이션은 바로 대장금을 원작으로 한 ‘장금이의 꿈’이다. 아마 내 또래는 장금이가 드라마 속 인물보다 애니메이션 속 인물로 더 익숙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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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이의 꿈’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방영한 한국 애니메이션으로, 방영 당시 큰 인기를 얻으면서 2기까지 제작되었다. 꽤 큰 흥행으로 인해 플래시 게임으로도 제작되었는데, 당시에 직접 게임을 즐겼던 기억이 난다.


원작이 ‘대장금'이지만, 확실히 타겟층이 아동이기에 장금이의 의녀 시절까지 다루지 않고 인물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만을 담고 있다.


또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 그런지 확실히 원작인 ‘대장금’보다는 밝은 분위기로 전개된다. 사극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어두웠던 분위기나 복잡한 관계는 찾아볼 수 없다. ‘대장금’ 속 인물이나 스토리의 가장 기본적인 틀만 가져왔기에 드라마를 봤던 사람이라면 색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극 연출이나 액션신을 소홀히 표현한 것은 아니다. 아동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적절하게 연출하였고, 민정호와 자객들의 액션신도 긴장이 느껴질 만큼 수준 높게 표현되었다.


지금은 많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높아진 기술력에 따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이 자연스럽지만, 장금이의 꿈은 아직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성장하고 있을 시점이었다. 그럼에도 사극, 액션신 연출은 물론 작화와 스토리 역시 완성도가 높았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렇기에 ‘장금이의 꿈’이 이루어낸 순수 국산 애니메이션으로서 큰 흥행은 앞으로의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더하여 일본, 대만 등에도 수출되어 우리나라의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어린이들에게도 한국의 역사와 음식을 알렸다는 점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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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 ‘장금이의 꿈’은 작화, 연출, 스토리 모두 완성도가 높았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은 스토리이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도 물론 재미있게 봤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가끔 찾아보곤 한다. 그렇게 다시 보면서 스토리의 완성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인물들의 내면을 자세하게 묘사하여 성인이 봐도 유치하지 않다.


또한, 해당 에피소드에서 그 음식을 만들게 된 이유나 장금이의 라이벌인 금영이와의 대결, 승급 시험을 치르거나 위기에서 벗어나는 과정의 이야기가 개연성이 높다. 그래서 중간에 등장하는 비밀스러운 인물을 제외하고는 스토리의 전개만 보면 의문이 드는 점 없이 술술 넘어간다. 이는 아마 앞서 언급한 자세한 내면 묘사도 큰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아동용 애니메이션답게 교훈 전달 역시 빠지지 않는데, 주인공들이 수라간 생활을 하면서 겪는 시련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 잘 스며들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더하여 장금이의 수라간 생활만을 다루고 있는 만큼 아주 다양한 음식이 나오는데, 그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나 음식의 비주얼을 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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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간의 다양한 관계성을 볼 수 있는데, 주로 우정, 사랑, 라이벌, 스승과 제자의 관계이다. 그런데 그 관계들이 단순히 한 사람과 한 사람만의 관계를 그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라이벌의 관계를 살펴보면 장금이와 금영이를 떠올릴 수 있는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한상궁과 최상궁, 연생이와 영로, 민정호와 만화에서만 등장하는 오리지널 캐릭터인 장수로 역시 라이벌 관계로 엮으면서 갈등 구조가 다양하여 스토리가 더욱 풍부해진다.


더불어 무엇보다 내가 가장 주목하고 이 만화를 좋아하는 부분은 애니메이션 제목에도 나와 있는 ‘꿈’이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다. ‘장금이의 꿈’의 스토리의 핵심은 장금이가 ‘꿈’을 이루기 위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이다.


장금이는 요리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해지길 바란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요리한다. 그 과정에서 금영이와의 대결, 음모에도 휘말리는 등 많은 시련을 겪지만, 주변 인물들의 도움과 본인의 힘으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극복해 나간다.


더불어 장금이를 완벽한 주인공으로 묘사하지 않는 점도 흥미롭다. 밝고 긍정적이며 요리에 재능이 있는 캐릭터로 설정하긴 했지만, 나중에 크게 자만하면서 요리를 소홀히 하는가 하면 꼼수를 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 자만심이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했다.


앞서 언급했듯 ‘장금이의 꿈’은 인물들의 내면을 자세하게 묘사했는데, 이처럼 장금이가 자만했던 자신을 반성하면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도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자세하게 표현된다. 이러한 점이 캐릭터를 더 입체적으로 만들고 주인공의 성장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스토리에 더 몰입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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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이의 진실한 ‘꿈’을 이루는 과정을 쭉 지켜보면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꿈을 꾸던 시절이 떠오르게 한다. 여기서 ‘꿈’은 직업으로 말할 수 있는 꿈이 아닌 어떤 이유에 의해서 진정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꿈을 의미한다. 어린 시절의 꿈을 곰곰이 떠올려 보자. 현실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황당한 것일지라도 장금이처럼 직업으로 표현할 수 없는 꿈을 꿔 본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장금이가 ‘꿈’을 향해 달려가며 요리 실력은 물론 내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괜히 용기를 얻기도 했다. 더하여 ‘장금이의 꿈’에서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어른인 한상궁의 말들을 통해서 위로를 얻었다.


장금이가 ‘꿈’에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노력도 분명 있었지만, 한상궁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장금이의 꿈과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한상궁이라는 좋은 어른이 있었기에 장금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한상궁의 모습은 어린아이들의 꿈을 위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앞서 언급했듯 ‘장금이의 꿈’은 한국 고유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잘 담아내면서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탄탄한 스토리를 갖추었고, 다양한 교훈을 인물들의 성장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전달한다. 작화와 연출 역시 훌륭한 편이다. 그렇기에 국산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작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한 소녀의 ‘꿈’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점도 ‘장금이의 꿈’의 큰 매력이다. 그리고 아동용 애니메이션이지만 어른들도 한 번 보길 추천한다. 만화 속 따뜻한 분위기와 인물들의 성장 과정을 보면서 생각지도 못한 감동을 느끼는 동시에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상궁이 장금이에게 전한 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네가 꿈을 잊어버리지 않는 한 분명히 너의 꿈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단다.”

 


한상궁의 이 말을 실현할 수 있는, 좀 더 자유롭게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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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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