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로봇은 정말 인간의 아류일 뿐? [만화]

‘플루토’ 후기
글 입력 2024.06.26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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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게 왜 아톰이란 건지, 아톰하고 플루토의 차이가 뭔지 알기는 커녕 아톰이라는 만화를 한 권도 본 적 없는 상태로 관람했습니다.

 

1회를 보고 난 후, 오타쿠 친구한테 아톰의 한 에피소드를 각색한 것이라는 간략한 설명을 들었을 뿐이었죠.


하지만 오히려 백지 상태로 본 게 주요했습니다. 가벼운 권선징악 액션 만화로 생각했던 과거의 자신을 반성하게 만들 정도로 너무나 철학적인 이야기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로봇이 사람처럼 먹고 자고 표현하다보니, 정말로 인간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됐다면, 이는 로봇과 인간 모두에게 축복일까요, 불행일까요. 만약 그 감정이 증오라면, 그로 인해 로봇이 로봇법을 무시하고 살인을 저지른다면, 그 로봇은 인간과 실패작 중 어느 쪽에 가까울까요. 아니, 어쩌면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일까요?

 

로봇이 인간만큼 발달한 세상, 과연 로봇을 인간‘처럼’이 아닌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느냐에 대한 끊임없는 원초적이고도 치밀한 질문은 생각의 굴레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은 근본적으로 소년 만화 형식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탈선 없이 선과 악의 충돌을 충실히 펼쳐낸다는 점 또한 놀랍습니다.

 

사실 작품을 전부 본 후에도 말하고자 하는 바를 완벽히 해석하지 못하겠습니다. 질문들의 방대한 양과 깊숙한 깊이 때문에 말입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이 질문들에 대한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작중에서도 로봇을 평등하게 대하는 인물과 깔보는 인물 두 부류가 계속해서 등장하니까요.

 

어떤 면에서는 흑인 노예들이 짐승으로만 여겨지다가 같은 인간으로 인정받게 된 역사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위해돼서는 안되고 인간의 말을 따라야만 하는 운명으로 태어난 로봇의 케이스는 조금 다를 지 모릅니다. 이들에게 자유는 인간에게 만들어질 때부터 존재하지 않는 셈이니까. 물론, 앞서 말한대로 로봇이 그 모든 시스템을 벗어난다면 다른 얘기일지도요.

 

‘플루토’는 세계관이나 거의 모든 인물들을 중립적인 태도로 그려냅니다. 답을 정해놓지 않았지만, 회피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똑똑히 목격하라는 신호를 주는 듯 하죠.

 

로봇과 인간을 넘어 인간 스스로가 가져야 할 이념과 윤리, 가능성, 질문들을 느끼게 하는 애니메이션, ‘플루토’입니다.

 

 

[유민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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