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순간순간을 더 행복하게 기억하는 방법 - 도서 '남는 건 사진뿐일지도 몰라'

글 입력 2024.06.2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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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건 사진뿐일지도 몰라]는 여행지에서의 행복한 순간을 사진에 담는 서영길 사진작가의 첫 책으로, 그가 특별히 엄선한 국내 여행지 71곳을 소개한다. 이 책은 서영길 사진작가의 수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 사진들로부터 왜 제목에서 남는 건 사진이라고 표현했는지 증명한다. 그래서 단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찾아가도 전혀 아쉽지 않은 일명 '인생사진' 스폿이 가득하다.

 

근래에는 국내보다는 국외로 여행을 더 자주 다녔다. 이제 한국에는 볼 게 없으리라는 편견에 애초부터 여행지를 해외로 설정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나 갈 곳이 방대하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작가가 추천하는 다양한 여행지 중 어디를 가볼지 리스트를 세워보려고 한다.

 

이 책은 단순히 읽기보다 활용할 때 그 본연의 목적을 달성한다. 일단 책을 펼치자마자 지역별, 계절별, 월별, 테마별로 추천하는 스폿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곳을 정하고 페이지를 넘기면, 여행지당 기본 2장 분량의 알짜배기 정보와 촬영 팁이 적혀 있다. 추가로 함께 가보면 좋을 곳이 하나씩 곁들여져 있어 여행 코스를 짜기에도 편리하다.

 

따라서 [남는 건 사진뿐일지도 몰라]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가까운 지역에 괜찮은 곳을, 곧 다가올 여름에 떠나면 좋은 곳을, 내가 원하는 테마가 있는 곳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읽었던 것 같다. 무려 71곳의 국내 여행지가 실려 있다 보니 지금뿐만 아니라 나중에도 두고두고 활용하면 더욱 유익할 듯하다. 혹은 가끔 무작위로 한 페이지를 펼쳐서 그곳으로 떠나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각종 SNS에도 여행지를 추천하는 콘텐츠는 많다. 하지만 이 책이 특별한 건 작가가 수년간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직접 건진 양질의 사진이 한가득 들어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같은 장소라 해도 그 매력을 배가시키는 사진 덕분에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한층 더 부풀어 올랐던 것 같다.

 

그래서 작가가 추천한 여행지 중에서도 한눈에 혹한 사진을 선사한 곳들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이 글이 또 다른 여행자의 발길을 이끌 표지판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시작해보겠다.

 

 


1. 수원 월화원


 

본가와 가장 가까이 위치한 '월화원'. 이곳은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촬영지로, 중국 광동 지역의 특색을 살린 전통 정원이 펼쳐져 있다고 한다. 단 15~20분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아담한 크기라서 특히 산책하기 좋다는 말에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요즘은 짧은 여행도 충분한 휴식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함께 가면 좋을 곳으로는 '스타필드 수원 별마당 도서관'을 꼽았는데, 여기는 내게도 익숙한 장소라 보다 반가웠다. 물론 도서관이긴 하나 책을 읽기에는 사람이 많아서 집중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하지만 이색적인 인테리어 아래 사진을 찍기에는 적합한 장소라서 월화원에서 산책한 후 천천히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2. 단양 이끼터널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두 눈을 사로잡은 '단양 이끼터널'은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꼭 한 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여기는 차가 없으면 가기 힘들고, 괜찮은 사진을 건지기에도 난도가 있는 장소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더욱 도전 욕구를 자극해서 차차 운전도 능숙해지고, 사진 실력도 어느 정도 갖추면 놀러갈 예정이다.

 

평소에 이끼를 봤을 때는 미처 아름답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 작가의 사진을 보면 환상적이기 그지없다. 그의 손길로 인해 판타지 영화처럼 신비한 분위기가 감도는 터널에는 "연인끼리 손을 맞잡고 지나가면 영원한 사랑이 이뤄진다."라는 전설도 내려온다. 이처럼 숨겨진 이야기를 사전에 알고 가는 것도 여행에 있어 또 하나의 재미로 자리할 듯하다.

 

 

 

3. 경기 남한산성 서문전망대


 

우리나라에서 열한 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남한산성', 그리고 여기서 둘레길을 따라 올라가면 나오는 곳이 '서문전망대'다. 이곳은 서울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 일출과 일몰 또한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남한산성이 눈길을 끈 이유는 사진도 사진이지만, 다섯 가지의 등산 코스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나 역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남한산성에서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면 상상 이상으로 뿌듯할 것 같다.

 

 

 

4. 제주 산양큰엉곶


 

책에 소개된 71곳 중 가장 떠나고 싶은 곳은 '제주 산양큰엉곶'이다. 이름조차 독특한 이곳은 "화산 활동으로 분출된 용암들이 불규칙하게 쪼개어 만들어진 지형 위에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된 숲"을 의미하는 곶 중 하나다. 원래는 버려진 땅이었으나 자연을 잘 보존한 덕분에 관광지로 발달했다고 한다.

 

산양큰엉곶은 두 가지 탐방 루트가 있다. 달구지길로 가면 중간중간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있어서 심심할 틈이 없고, 큰엉곶 숲길로 가면 시간은 걸릴지라도 숲속을 거닐며 힐링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곶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끼기 위해 모든 루트를 밟을 듯하다. 게다가 5월 말에서 7월 중순까지는 반딧불이 축제가 개최된다고 하는데, 올해는 늦었으니 내년쯤 떠나서 어여쁜 빛을 내는 반딧불이와 함께 인증 사진을 남기고 싶다.

  

*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공들여서 찍은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단지 내가 어디를 갔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누구와 함께하는지 등 '인증'을 하는 데만 의의를 두었다. 그런데 작가가 찍은 사진을 보니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스쳐 지나갔다.

 

만약 그랬다면 여행지에서의 기억이 한층 더 근사해지는 마법을 경험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앞으로는 순간순간을 더 행복하게 기억하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사진과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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