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너의 영화! 되어줄게 마지막 [문화 전반]

글 입력 2024.07.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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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랑해 마지않는 아이돌이 있다.
 
버추얼 아이돌인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이’. 출근길에 정규 앨범과 커버곡을 듣고, 점심 먹으면서 편집된 영상을 보고, 퇴근해서는 라방(라이브 방송)을 시청하거나 X(구 트위터)의 파도에서 팬들이 정성스레 올린 게시물을 구경한다. 그래서인지 나의 아이돌의 스케줄이 늘어난 만큼 본인까지 분주해졌다.
 
독자들과 이 즐거움을 나누고 싶었기에 기고를 결심했고, 근래에 충만한 행복을 안겨주는 ‘플레이브(PLAVE)’에게 헌정하는 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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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구 트위터) PLAVE(플레이브) OFFICIAL

 

 

 

AI야? 사람이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람이 맞다.

 

애니메이션 그 이면에 본체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본인도 ‘입덕’하기 전에 그런 축이었기 때문에 이들에게 가진 반감을 이해한다. 그러나 이 정도에서 외면하기에는 플레이브만의 매력이 다채롭기 때문에 마음을 열고 해명 아닌 해명을 들어주면 좋겠다.

 

플레이브는 MBC 사내벤처에서 출발해 독립 법인을 세운 버추얼 IP 스타트업 ‘블래스트(VLAST)’가 제작한 남자 아이돌이다. 모션캡쳐와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사람이 장비를 착용하고 활동한다. 무대 영상이나 라이브 방송을 보면서 여전히 느끼는 흥미로운 지점이기도 하다.

 

이미 연습생 시절과 비교하더라도 인물들의 이목구비, 머리카락, 옷의 흐름 등 그래픽이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개발자들의 지난한 노력 덕에 더욱 발전하고 있는데 이를 찾아내는 것도 재미요소다.

 

외형을 마주했을 때 이질감이 덜 들게끔 전략적인 세계관을 구축한 것도 특징이다. 짧게 설명을 덧붙이자면, 가상세계 카엘룸(Caelum)에 살고 있던 멤버들이 지구의 개발자로부터 능력을 부여받아 아스테룸(Asterum)이라는 신비한 중간계로 오게 되었다. 그곳에서 발생한 균열을 통해 테라(Terra: 지구)와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 이들이 가진 설정이다.

 

그렇게 플레이브는 ‘Play(플레이)’와 ‘Rêve(꿈, 환상)’를 결합해 만든 합성어로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특성을 잘 살린 이름이 탄생했다. 팬들이 그룹 활동에 이입할 수 있도록 굳이 자세한 내막까지 공개하지는 않지만, 리더인 예준을 필두로 노아, 밤비, 은호, 하민이 모여 현재의 5인 체제가 완성되었다고 전한다.

 

 

 

아이돌의 본질은 그대로


 

1998년 1집 타이틀곡 〈세상엔 없는 사랑〉으로 데뷔한 국내 1호 사이버 가수 아담, 세계관 설정의 붐을 일으킨 엑소가 있었고, 작사·작곡·프로듀싱으로 인정받는 방탄소년단, 잘 브랜딩 된 캐릭터를 활용하는 뉴진스까지.

 

사실 플레이브는 본래 K-POP 아이돌이 각자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향했던 궁극적인 지향점 그리고 서사와 결이 같다.

 

데뷔 이전에 여러 작곡가들로부터 곡을 받았지만 세 명의 프로듀서(예준, 노아, 은호)를 보유한 팀이기에 만족할 만한 곡이 없었고, 고민 끝에 대표에게 직접 건의하여 데뷔곡인 ‘기다릴게’가 탄생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발매된 미니 앨범, 싱글 앨범, 디지털 싱글 모두 자체 제작이다. 더욱이 밤비의 설득 끝에 하민과 안무까지 구성하며 버추얼 아이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동작과 효과를 보여준다.

 

*

 

본업(노래, 춤, 작곡 및 프로듀싱 등)은 기본이고 항상 팬의 소중함을 상기하는 아이돌, 그들이 기죽지 않도록 언제 어디서나 응원하는 팬, 피드백을 최대한 수용하려는 소속사 이렇게 셋의 시너지는 솔직히 무엇보다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다. 

 

플레이브의 팬덤명인 ‘플리(PLLI)’는 그간 축적된 팬 활동 경험으로 가장 기본적인 음원 스트리밍부터 팬아트를 비롯한 2차 창작물, 그 이상의 팬심을 보여준다. 

 

가령 ‘Welcome PLLI’는 플리 개인이 제작한 플레이브 가이드 & 아카이빙 사이트로써 그룹의 기본적인 정보, 플레이브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 모음, 스트리밍 방법, ‘플레이브 유행어 사전’과 더불어 덕질하면서 알면 용이한 단어들까지 A to Z를 알려준다.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일단 설명할 준비부터 되어있는 플리는 이렇듯 주체적으로 움직인다. 혹여 뒤늦게 팬이 되었다고 좌절할 필요 없이 차근차근 따라 즐기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일상이 플레이브로 가득 차고 진정 플리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애틋한 ‘아스테룸’이라는 간극


 

플레이브는 작년 8월에 발표한 첫 번째 미니 앨범 《ASTERUM : The Shape of Things to Come》으로 초동(발매 후 첫 일주일간 판매량) 20만 장을 넘겼다. 타이틀곡인 〈여섯 번째 여름〉은 2023년 데뷔한 신인그룹의 노래 중 멜론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곡으로 기록됐으며, 12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앨범 《Merry PLLIstmas(메리 플리스마스)》’는 공개 6시간 만에 멜론 톱100 7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에 발매된 미니 2집 《ASTERUM : 134-1》의 초동 판매량으로 56만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성적을 이뤘다. 그뿐만 아니라 MBC ‘쇼! 챔피언’과 MBC ‘쇼! 음악중심’에서는 당시 쟁쟁한 그룹들을 제치고 1위가 되었다.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개최한 첫 단독 콘서트까지 양일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지금은 더마 브랜드인 ‘메디힐(MEDIHEAL)’의 공식 뮤즈로 선정되어 버추얼 아이돌의 한계를 벗어나서 새로운 공식을 써나가는 중이다. 이외에도 수시로 진행되는 인기투표라던지, 광고 서포트 역시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플레이브가 이룬 성과를 굳이 나열한 것은 객관적인 지표로 이들의 인기를 입증하기 위함이다.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닌 K-POP의 일면을 담당하고 있고 앞으로의 전망이 기대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플리 탄생 1주년을 기념하며 팬들로부터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플레이브에 입덕한 계기로 앨범 노래, 무대 영상, 커버곡, 라이브 중 오류 영상이 거론되었다. 버추얼 아이돌로서 특징적이면서도 여느 아이돌과 다름없는 결과이기도 하다.

 

팬이 가수를 좋아하는 이유는 뻔하지 않은가.

 

플레이브가 아스테룸을 넘어서 우리에게 직접 닿기란 불가능할 테지만 그래서인지 금방 또 보고 싶고 늘 새롭고 재밌다.

 

애정하는 마음을 담아 말이 길었지만 테라(지구)를 정복하는 그날까지 플리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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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구 트위터) PLAVE(플레이브) OFFICIAL

 

 

[지소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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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고드름
    • 아이돌과 팬들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면서 '버추얼아이돌'이라는 문화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이 감동적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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